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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완의 공공미술 산책]<45ㆍ끝> 데미안 허스트作 ‘골든 레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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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 파라다이스: 지상의 신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호텔 현관

 

 

   
  이수완 대표

인천공항 인근에 위치한 파라다이스시티 호텔 현관에 데미안 허스트(Damien Hirst)의 ‘골든 레전드(Golden Legend)’가 전시되어 있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날개 달린 신성한 말인 페가수스(Pegasus)를 황금빛으로 형상화한 조각이다.

높이 4.6m에, 1300kg의 무게를 자랑하는 조각상은 화려한 모습을 하고 있다. 유려한 미를 자랑하듯 금색의 날개를 달고 있고, 말의 몸통은 해부학적 장면이 적나라하다. 어딘가 모르게 상반되는 구조인데, 작가 특유의 조형어법인 현실과 신화, 환상과 실재, 추와 미 사이의 모순을 표현하기 위한 차용임을 알 수 있다. 삶과 죽음에 대한 질문을 끝없이 던져온 작가 작업의 연장선으로 해석해도 무리는 없다는 것이다.

‘골든 레전드’가 복합리조트 파라다이스시티 메인 로비에 설치되어 있다는 사실은, 여러 면에서 묘한 대비를 상기시킨다. 신화와 현실의 분간이 불가능한 모순적 감정은 물론 지상과 신의 세계 사이, 즉 두 세계의 구분 모호한 경계가 그것이다.

두 세계의 구분 모호한 경계는 파라다이스시티 호텔이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명징하게 만든다. ‘파라다이스시티’라는 말처럼, 이곳을 방문한 손님들은 지상 낙원에서 신화적 존재를 마주함으로써 그들의 판타지가 폭발하고, 현실을 기반으로 함에도 호텔의 낙원적 이미지는 배가된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현실과 판타지는 하나의 존재로부터 비롯된다.

파라다이스시티의 대표적 상징물로 손색없는 ‘골든 레전드’는 생물체를 기반으로 하지만, 기존 작품과는 다르다. 현존하는 생물의 죽음이 아닌, 신화적 생물을 들여왔다. 상상으로 환생할 신화적 존재이자 우주 공간의 실존 유무를 알 수 없는, 불완전한 존재이다. 이로부터 데미안 허스트의 세계관이 더욱 확장된다. 인간의 삶과 죽음 내부에 깃든 신화는 인간과 신화 사이의 구분 불가능한 문을 열며 인간과 신의 시간을 일치시킨다. 적어도 ‘골든 레전드’를 마주한 순간만큼은 그러하다.

한편 젊은 영국 예술가 ‘yBa’(young British artists) 작가 중 한 명인 데미안 허스트는, 포름알데히드 안에 동물의 사체를 넣어 죽음과 부패를 표현해왔다. 1995년 런던 테이트 갤러리가 최고의 영국 작가에게 수여하는 ‘터너상’을 수상하여 현대미술의 살아있는 거장이 되었다. 작품 한 점에 무려 2000억원이나 한다니, 그 몸값 또한 ‘거장’이다.  (도아트컴퍼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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