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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기술인 입법창구 첫 걸음…권리헌장 이행방안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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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태 한국건설기술인협회 회장, 불합리한 법·제도 개선에 총력
   

한국건설기술인협회 첫 직선제 수장인 김연태 회장이 임기의 반환점을 돌았다.

지난해 첫 직선제 회장이라는 막중한 책임감과 사명감으로 임기를 시작한 김 회장은 바닥에 떨어진 건설기술인의 위상과 권리 회복을 최우선과제로 내걸고, 숨가쁘게 달려왔다.

건설기술인의 국회 입성 등 굵직굵직한 과제를 추진하면서 현실의 높은 벽에 부딪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유례 없는 위기가 닥치기도 했지만 건설기술인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김 회장의 강한 의지를 꺾진 못했다.

크고 작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선언적 의미에 그쳤던 ‘건설기술인 권리헌장’의 이행을 위한 토대를 마련한 게 대표적인 성과다.

김 회장은 이제 막 후반전에 돌입한 임기 동안 건설기술인의 자긍심을 끌어올리는 데 올인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건설기술인협회 첫 직선제 회장으로서 앞선 절반의 임기를 돌아보자면.

취임 후 가장 먼저 모든 임직원들에게 낮은 자세로 회원을 섬기라는 당부를 했다. 협회의 주인은 회원이기 때문이다.

협회의 문턱을 낮추고, 친절을 기본으로 회원을 섬기는 자세를 통해 회원들이 가장 많이 찾는 콜센터 평균 응대율을 전국 118개 공공기관 평균(89%)보다 높은 95%까지 올렸고, 절차 개선과 업무 간소화를 통해 방문민원인의 대기시간을 평균 37분에서 13분으로 단축했다.

회원과의 소통·화합의 중요성을 감안해 각 분야별 기술인회와 위원회의 활동을 지원하고, 12개의 지역정책자문위원회를 신설하는 등 다양한 의견을 모아 협회 운영에 반영할 수 있도록 했다.

최근에는 협회 이용과 운영이 개선됐다는 얘길 많이 듣는다. 깊은 관심을 갖고 격려해주는 회원들의 합력(合力) 덕분이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예상치 못했던 코로나19로 인해 국내외 현장견학, 학술행사 및 각종 회의, 회원 연수 등 계획했던 사업들을 제대로 운영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 어려운 시간이 빨리 지나가길 바란다.

 

△취임 때 건설기술인이 처한 상황을 위기로 진단했다. 이어 코로나19 확산, 기후변화 등 건설기술인을 위협하는 새로운 위기들도 잇따라 발생했는데.

산업별 부침이 있지만 건설산업은 수주물량 감소, 건설투자 위축, 수익성 악화, 취업률 하락 등의 여러 난관에 봉착해있다. 특히, 올해 발생한 전대미문의 코로나19와 기후변화는 이 위기를 더욱 심화시켰다. 건설기술인의 전문가적 역량을 바탕으로 급변하는 지금의 고비를 극복해야 한다.

협회는 건설기술인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교육 프로그램을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도 건설기술인들이 시장에서 요구하는 높은 수준의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하겠다.

일자리 역시 중요한 문제다. 협회는 유수의 건설 관련 업체, 협단체 등과 MOU(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다양한 일자리 박람회에 참여하며 맞춤형 매칭에 나서고 있다.

중장년층을 위한 재취업 교육 등에도 힘을 쏟고 있고, 일부 은퇴 건설기술인을 협회에 직접 채용해 일자리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취임 일성으로 건설기술인의 위상 강화를 내걸었다. 그동안 위상 강화를 위해 기울인 노력과 성과는.

지난 9월 ‘건설기술인의 날’ 기념식에는 처음으로 국무총리가 참석해 행사의 품격은 물론 건설기술인의 자긍심이 한층 높아지는 계기를 만들었다.

건설기술인의 위상 제고를 위해서는 불합리한 법과 제도 개선이 기본이 돼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입법창구 마련이 절실하다.

협회는 설립 이래 처음으로 21대 총선에 건설전문가의 국회 진출을 목표로 노력을 기울였다. 건설기술인들의 오랜 염원이 담긴 첫 걸음이었다. 결과는 아쉬웠지만 도전 자체에 큰 의미가 있었고, 일련의 과정에서 얻는 것도 많았다. 지난 경험과 철저한 준비를 통해 건설기술인을 위한 입법창구의 교두보를 확보할 수 있도록 하겠다.

또한, 건설기술인의 재능기부 및 사회공헌 활동을 전개해 건설산업과 건설기술인 이미지 개선에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 발생한 강원 산불 피해와 올해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성금을 모아 고통을 나눴고, 다양한 캠페인에도 동참하고 있다.

협회가 운영 중인 분야별 전문가 인력풀(Pool)은 정부 및 공공기관에서 큰 활약을 하고 있다. 현재 총 130여 개 기관에서 1500여 명이 전문가로 위촉돼 각종 기술자문 및 심의, 재난 지원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건설기술인이 급격하게 늙어가고 있다. 청년기술인 이탈 방지 방안과 초급 기술인의 성장사다리를 놓을 방법은.

지난해 상반기 전체 건설기술인 중 40대 이상이 80%를 넘었다. 반면 20대는 2만2052명으로 2.6%, 30대는 13만2552명으로 17.0%에 불과하다. 문제는 10년차 미만 젊은 건설기술인들이 경력을 유지하지 않고 다른 산업으로 이탈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건설산업의 질적 성장을 위해 PM/CM, 컨설팅, 건설금융 등 고부가가치 분야와 AI, 빅데이터, 드론, 3D프린팅, 사물인터넷 등 스마트 건설기술 분야에 경쟁력을 갖춘 인재양성과 관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건설산업의 혁신적인 체질 개선을 위해서는 우수한 청년 건설기술인의 유입이 절실하지만 현재 건설기술인 인정범위가 전통적인 건설 및 시공 분야에 한정돼 있고, 건설 관련 학과의 범위 또한 제한적이어서 사회초년생의 건설산업 진입에 큰 장애 요소가 되고 있다.

특히, 국가기술자격 없이 건설 관련 학과(학사)를 갓 졸업한 사람이 초급을 받으려면 2년의 경력이 필요한데, 이 기준을 적용하면 대다수 청년이 요건을 갖추지 못하게 된다.

업체 입장에서도 기술등급이 없는 이들의 채용을 꺼릴 수밖에 없다. 협회는 이들이 진입할 수 있는 다각적인 방안을 강구 중이다.

 

△수직적인 구조 속에서 건설기술인들의 권리가 여전히 침해당하고 있다. 앞서 제정한 권리헌장을 서둘러 정착시켜야 하지 않을까.

지난 2018년 건설기술인이 존중받는 사회풍토를 조성하고, 건설공사를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건설기술진흥법 개정안이 본격 시행됐다.

건진법에는 건설기술인이 업무수행과 관련해 발주자 또는 사용인(고용주)으로부터 관계 법령에 위반되거나 관계 서류 내용과 맞지 않는 ‘부당한 요구’를 받은 경우 이를 거부할 수 있고, 발주자 또는 사용인은 건설기술인에게 불이익을 주지 못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협회는 이를 기반으로 ‘건설기술인 권리헌장’을 제정·공표했다. 건설기술인 권리헌장이 건설기술인의 권익을 위한 선언적 의미가 있었다면 이제는 법과 제도를 바탕으로 실질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협회는 권리헌장 이행방안을 지속적으로 건의해왔다. 그 결과 지난 9월 부당한 요구의 판단 기준과 처벌 대상을 명확화한 건진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개정안은 부당한 요구를 받은 건설기술인이 이를 신고할 수 있는 ‘부당행위신고센터’를 설치·운영할 수 있도록 해 실효성을 높였다.

법안이 통과돼 건설기술인이 입은 피해를 신고하고 지원할 수 있는 체계가 마련되면 그동안 수직적 갑을구조에서 비롯된 갈등과 부실공사에 따른 여러 악순환의 고리가 끊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나아가 건설기술인 스스로도 전문가적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발주자와 사용자의 부당한 요구에 당당하게 대응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건설기술인의 위상 제고를 위해선 법 개정과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 최우선과제는 무엇인가.

건설기술인은 비록 하는 일은 힘들었지만 자부심을 갖고 회사 작업복을 자랑스럽게 입고 다녔다. 하지만 최근에는 많은 건설기술인들이 당장 먹고 사는 문제를 걱정해야 하는 실정이다.

지금의 건설산업을 둘러싼 법과 제도는 설계가보다 턱없이 낮은 저가낙찰, 현실과 맞지 않는 공기 산정 등으로 무리한 돌관공사를 유도하고 있다. 부족한 공사비와 촉박한 공기는 부실공사와 각종 안전사고, 공사지연 등을 불가피하게 수반한다.

건설기술인들이 일한 만큼의 보상은커녕 행여 문제라도 생기면 건설기술인에게만 처벌 위주의 책임을 묻고 있다.

건설기술인의 생존을 위해서라도 적정공사비 및 합리적인 공기 산정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이와 함께 건설 관련 ‘업자’, ‘용역’ 등 비아냥 삼아 부르는 용어를 순화해 건설산업에 대한 이미지를 바로잡고, 건설사업자 또는 기술인의 위반 행위가 일정기간이 경과되면 소멸하는 제척(除斥)기간 도입, 부실벌점제도 및 양벌제 개선 등 건설기술인에게 불합리한 많은 법과 제도 개선에 역점을 두겠다.

 

△남은 임기 동안 각오는.

건설기술인은 5000년 역사 내내 초근목피(草根木皮)의 세월을 살던 우리나라를 세계 10대 경제 강국으로 이끌며 자랑스러웠고, 자긍심도 높았다.

취임할 때나 지금이나 건설기술인들이 비록 잘 먹고, 잘 입고 살지는 못하더라도 자긍심을 갖고 일할 수 있는 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된다면 그것이 가장 큰 보람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회원을 위해 해야 할 일이 참 많다. 협회의 힘만으로는 어려운 일도 있고, 단기간에 성과를 볼 수 없는 일들도 있지만 최선을 다할 것이다.

건설기술인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협회가 변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늘 소통하고, 고민하고, 귀 기울이겠다.

끈질긴 감염병과 긴 장마·홍수, 경제 악화 등 여러모로 어려운 2020년이었다. 힘든 환경 속에서도 올 한해 최선을 다하신 건설기술인 여러분께 격려의 박수를 보내며 내년은 우리 모두 희망을 품을 수 있는 한 해가 되길 기원한다.

 

 

◇He is

-경력

제13대 한국건설기술인협회 회장(2019.3~2022.3)

前 제10대 한국건설감리협회 회장

前 혜원까치종합건축 대표이사

前 신화엔지니어링 대표이사

前 삼부토건

 

-자격

건축시공기술사

건설사업관리전문가(CMP)

APEC엔지니어

 

-상훈

석탑산업훈장(2015)

산업포장(2006)

건설교통부장관 표창(2004)

 

박경남기자 k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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