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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기관 리포트> 고령화 시대, 노후아파트 재정비 대책
기사입력 2012-10-16 14:56:12.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지분총량제 1가구→ 2개 이상으로 쪼개 임대… 소형주택 공급 확대

‘비용’ 줄이고 ‘마을’ 살리는 ‘뉴타운 3.0’

경제형 재정비 - 추가부담금 대출 장기상환 방식 도입

세일 앤드 리스백 - 재건축 주택 거주 조건으로 소유권 매각



 우리 사회는 앞으로 인구의 고령화만큼이나 아파트의 노후화가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10년 안에 30년 이상 된 주택의 절반 가까이가 아파트가 될 것이고 그 규모도 약 200만호를 넘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2010년 기준으로 30년 이상 된 노후 주택은 약 135만호이며 이 중 아파트의 비중은 9.1%에 불과하다. 아직 노후주택의 대부분(116만호, 86%)이 단독주택인 셈이다. 그렇지만 1990년대 초 건설된 대규모 신도시 아파트들이 30년이 경과하는 2022년 이후가 되면 전체 아파트 재고의 1/3이 어떠한 형태로든 노후도 개선을 위한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 된다. 지금까지는 주로 노후 단독주택이 아파트로 대체되는 것이 문제였다면 앞으로는 고밀의 노후 아파트를 과연 어떻게 정비할 것인지가 이슈가 될 것이다.

 <표1> 주택 유형별 준공연수별 현황

 고령화 사회가 될수록 주택의 수명을 연장하고 기능을 보완하는 재정비 수요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인간의 수명이 연장된 만큼 주택에서 거주해야 하는 총기간이 더 늘어났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60세 이상의 되면 주택 개보수에 대한 투자가 사실상 종료되던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앞으로는 노후에 안전하고 쾌적한 주거요건을 갖추기 위해 주택을 개보수 하는데 지금보다 더 적극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전후 세대에 비해 베이비 부머 세대 이후부터는 아파트를 보유하거나 아파트에 거주하는 비율이 높다. 따라서 향후 고령가구들의 주택 성능개선과 노후 아파트의 문제는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바로 ‘자금(돈)’이다. 지금까지 아파트를 포함한 대부분의 주택 개보수는 재정비 사업을 통한 개발이익으로 충당해 왔다. 부동산 가격이 상승기에 있었고 개발이익에 규모의 경제까지 더해져 비용부담이 가능했다. 그러나 부동산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지면서 이와 같은 방법은 더 이상 가능하지 않게 되었다. 특히 고밀 아파트는 이미 용적률이 높아 추가 상승여력이 없어 추가부담금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현재 서울시내 재정비 사업지구의 가구당 평균 추가 부담금은 약 1.3억∼2억원 정도로 조사되고 있다. 이는 은퇴 생활자의 8∼10년 정도의 최소 생활 자금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그런데 이 비용을 모두 공사 기간(3년)내 납부해야 한다. 이런 이유 때문에 사업 자체를 반대하는 경우도 많다. 은퇴 전후의 시점에 있는 고령가구 중 상당 금액의 추가 부담금과 공사 기간 동안의 이주 부담 등을 감내할 소유자가 많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국가적 차원에서도 노후 아파트의 성능개선과 재정비의 필요성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기후변화와 에너지 문제에 대한 해답이 노후 아파트 재정비와 매우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 탄소 배출량의 40%가 기존 건축물에서 방출되고 있다. 따라서 이산화탄소 배출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신축 주택보다 중고 주택의 성능 개선이 더 절실하다. 그러기에 주택재고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아파트의 에너지 성능개선은 큰 국가적 과제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최근 대두되고 있는 ‘마을 만들기’나 리모델링은 한계가 있다. 벽식 구조의 아파트에 리모델링으로 구현할 수 있는 성능 개선에는 한계가 있을 뿐만 아니라 한계를 극복한다고 하더라도 경제성이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노후 아파트의 성능향상을 위한 새로운 재정비 사업 모델 뉴타운 3.0 제안

 그 동안 고도성장과 부동산 경기 활황을 배경으로 노후 불량 소형 주택을 중대형 위주의 고급 아파트로 교체하던 방식을 뉴타운 1.0으로 명명할 수 있을 것이다. 뉴타운 1.0은 말 그대로 공급자 및 토지 소유자 중심의 일방적인 개발방식이다. 세입자에 대한 대책도 전무하다시피 했다. 그러나 그 후 주택 재정비 방식은 사회 환경 변화에 따라 수차례 진화해 왔다. 개발이익을 광역 기반시설에 재투자하거나 임대 주택 및 소형 주택 건설의무를 부여하면서 세입자에 대한 정책적 고려를 넓혀갔다. 최근에는 공공관리자제도, 마을 만들기 등으로 개발과정의 투명성 제고 및 커뮤니티 보존에 대한 다양한 보완책이 추가되고 있다. 이런 시도들을 뉴타운 2.0 정도로 명명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가 쇠퇴하고 에너지 문제가 심각해지는 고령 사회에 늘어나는 노후 아파트 재정비에 대한 고민은 아직 본격화되고 있지 못하다. 뉴타운 3.0은 바로 마을 만들기나 리모델링 등으로는 수선이 어려운 노후 아파트를 대상으로 한 재정비 방식의 하나이다. 노후 아파트 재정비 역시 지역 주민들과의 커뮤니티 보존이나 에너지 효율 증진 등이 중요한 가치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노후 아파트의 가장 현실적인 문제는 경제적인 문제이다. 이 모든 것이 ‘비용’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부동산 경기 쇠퇴기를 맞아 지불능력이 떨어지는 고령가구들에게 어떻게 이와 같은 비용을 부담케 할 것인가는 매우 중요한 문제가 될 것이다.

 <그림1> 뉴타운 방식의 종류와 진화

 △지분총량제…지불 능력에 맞춘 ‘경제형 재정비’ 방식

 지분총량제 방식은 아파트 소유자들이 주택경기에 크게 의존하지 않고 용적률 상승이나 공공 지원 없이도 추가 부담금을 줄일 수 있는 자력 개발 방식(self financing)의 하나이다. 보유 아파트의 규모를 축소하고 남은 지분을 공사비용으로 충당하는 방식으로 가구원수 감소로 인한 소형주택 수요 증가에도 부응할 수 있는 방안이다. 남은 지분을 활용하는 방식에는 모두 매각하여 현금화 하는 방식 혹은 임대주택으로 건설하여 거기서 발생하는 임대수익으로 공사비 등을 상환하는 방식이 있을 수 있다. 이 방식은 주택 규모 확대의 필요성이 낮고 추가 부담금 조달에 어려움이 있는 고령(은퇴세대)세대에게 특히 유익할 것으로 예상된다. 얼마 전 정부는 관련 법령을 개정하여 1조합원 1주택 청산 원칙을 변경, 60㎡ 이하의 주택에 한해 재건축 사업 이후 조합원이 거주하는 주택을 포함하여 2주택까지 보유할 수 있도록 하였다(그림2 참조). 하지만 지분총량제 방식은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 하에서 건립 주택수의 제한을 두지 않는 방식이다. 즉 재정비 사업의 관리처분 원칙이 주택의 호수에서 지분(면적)으로 변경되는 것이다. 현재의 규모보다 더 작은 주택을 선택하고 나머지 지분으로 생긴 주택은 직접 임대를 주거나 민간 임대사업자에게 위탁할 수도 있어야 할 것이다. 이는 소형주택 공급을 자연스럽게 확대시키는 동시에 전문적인 임대주택 관리업체를 육성할 수 있는 기회도 될 수도 있다.

 <그림2> 지분 총량제 방식의 내용과 효과 예시

 △재정비를 위한 장기저리의 융자상품 개발…추가 부담금의 장기 분할 납부와 이자 지원

 현행 재정비 사업의 추가 부담금은 공사 착수와 동시에 계약금을 내고 완공(약 2년 반~3년)전까지 잔액전부를 분할 납부하도록 되어 있다. 이 기간 중에는 추가 부담금뿐 아니라 공사기간동안 거주해야 하는 주택의 임차료(즉 이주비)도 필요하다. 수도권의 경우 이 모두를 합하면 약 3년 동안 조달해야 하는 자금 규모가 평균 3억원이 넘는다. 그나마 집에 이미 담보가 설정되어 있으면 이주비 대출 자체가 어렵다. 결국 재정비 사업이 착수되면 조합원들마저 주택을 처분할 수밖에 없는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재정착률을 높이려고 한들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므로 추가 부담금의 총량을 줄이는 것과 동시에 이자 부담을 분산하고 장기간 분납할 수 있는 ‘경제형 재정비’ 방식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금융기관이 공사 기간 내 공사 금액에 대해 대출을 실행한 후 대출금 상환은 입주 후 장기 분납 형태로 회수하는 방식이 도입되어야 한다. 이 경우 조합원들은 공사 기간 중에는 추가 부담금과 이주비에 대한 이자만 납부하고 공사 원금은 입주 후에 주택 구입 모기지와 같은 형태로 장기 분납하면 된다. 특정 계층에 대해서는 정부가 장기저리의 주택개보수 자금을 융자하는 프로그램을 지원할 수도 있다. 부담금의 대출 한도는 금융기관들이 조합원들의 소득과 신용 상태를 감안하여 판단하게 되므로 조합원들은 자기 소득 수준과 지불 능력에 맞는 신축 주택의 규모를 선택하게 될 것이다. 앞서 제안한 지분총량제와 연계할 수도 있다. 남은 지분으로 건설한 주택을 민간 임대사업자와 계약을 통해 일괄 위탁하고 발생하는 임대 수익으로 추가 부담금을 장기 분할 납부하게 하는 것이다. 이 방식이 도입될 경우 소득 수준이나 지불 수준을 넘어서 재건축이나 재개발 대상 주택에 투자하던 수요는 크게 감소할 것이다. 아울러 참여 조합원들은 공사 기간에 집중되는 이자 부담을 줄일 수 있고 추가 부담금을 천천히 분납하게 되므로 사업 착수시 주택 처분에 대한 압박도 크게 줄어들 것이다.

 <그림3> 재정비 사업 부담금의 경감방안(예시)

 △재정비 사업이후 점유 형태의 유연화…조합원도 임대로 거주 가능

 부동산 자산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는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주택 연금이나 역모기지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재건축 대상 아파트를 가진 소유자는 주택연금 가입에도 제한이 있다. 그러므로 재정비 대상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는 고령자들에 대한 유동화 지원이나 주택개량 자금 지원이 필요하다. 아울러 재정비 사업 이후 신축 주택의 점유형태에 대한 변경수요도 감안해야 한다. 이미 재건축 사업장에서 조합원들의 현금청산비율은 증가하고 있다. 신축 주택에 거주하고 싶지만 경제적인 이유로 현금 청산을 선택하는 것이다. 최근 주택을 직접 소유하기보다는 임대로 거주하려는 수요가 더 많아지고 있는데 이는 재정비 사업 조합원들에게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그래서 일정한 근로 소득이 없는 고령의 조합원들에 한해 재건축 후 신축 주택에 거주하는 조건으로 주택의 소유권을 매각(Sales and Lease Back의 일종으로 변형된 주택연금)하는 방식을 제안할 수 있다. 물론 이 경우에 고령의 조합원들이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사업기간을 단축시킨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종합하여 볼 때 저성장 고령화시대를 맞아 늘어가는 노후 아파트의 성능개선과 노후도 개선을 위한 사업은 좀 더 다양한 접근이 요구된다. 민간 사업자의 역할 역시 시공에서 파이낸싱과 주택임대관리까지 확대되어야 할 것이다.

 김현아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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