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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기관 리포트> 장기 불황의 늪에 빠진 주택시장 진단과 향후 과제
기사입력 2012-11-29 17:44:45.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국내 주택시장이 불황을 지속하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식 장기 불황이 시작되었다는 비관론마저 제기되고 있다. 이에 장기 불황의 늪에 빠지고 있는 국내 주택시장을 수요와 공급 측면에서 분석하고, 주택시장 정상화를 위해서 어떤 정책과제 및 기업의 대응전략이 필요한지 모색해 보았다.

 향후 신규 주택수요 점진적 감소 예상

 우선 국내 주택시장의 수요 측면을 살펴보자. 주택수요는 주택보급률이 100%를 초과하고, 주택 주 수요층인 35~54세 연령층의 인구 수가 감소하기 시작함에 따라 신규 주택수요의 총량적 감소, 주택수요의 다양화, 실수요 위주의 주택시장 재편 및 임대수요 증가, 노후주택의 유지관리 수요 증가 등과 같은 구조적 전환기의 특징을 나타내고 있다.

 첫째, 신규 주택수요가 감소하기 시작했다. 2011년 기준 약 43만호 수준으로 추정되는 주택수요는 2020년에 36만∼37만호, 2030년에는 약 30만호 수준으로 연평균 7000~8000호씩 점진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규 주택수요는 2030년대 중후반부터 베이비부머가 80세를 초과하면서 베이비부머의 주택보유율이 본격 하락함에 따라 더욱 감소폭이 확대될 전망이다.

 향후 신규 주택수요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원인은 기본적으로 주택보급률이 100%를 초과한 상황에서 가구 수의 증가 속도가 계속 둔화되기 때문이다. 신규 주택수요는 가구 수 증가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데, 가구 수 자체는 2030년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하나, 가구 수 증가분은 향후 점진적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즉 연간 가구 수 증가 규모는 2000년대 초반 30만 가구 수준을 유지했지만, 2004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해 2011년에는 약 25만호, 2020년에는 약 15만호 수준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가구 수 증가에 의한 신규 주택수요는 향후 점진적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반면, 멸실 및 소득증가에 의한 신규 주택교체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인데, 특히 수도권의 경우 멸실에 의한 신규 주택수요가 가장 두드러지게 증가할 전망이다.

 <그림> 주택수요 변화 요인별 향후 신규 주택수요 변화

 실수요 위주의 주택시장 재편과 임대수요 증가

 우리나라보다 앞서 1980년대 이후에 이미 주택시장의 전환기를 겪은 일본의 경우 ‘부동산 불패신화’의 붕괴로 주택을 포함한 부동산 자산에 대한 급격한 투자수요의 위축이 나타났다. 일본 주택 및 부동산 가격은 1980년대 버블 붕괴 이후 무려 50% 이상 급락하였다. 향후 우리나라도 주택보급률이 100%를 초과함에 따라 신규 주택수요가 감소함과 동시에 주택가격의 변동 폭이 과거에 비해 둔화되고, 주택과 부동산에 대한 투자수요가 서서히 사라지며, 주택시장은 실수요 위주로 재편될 전망이다. 또한, 주택가격의 상승에 대한 기대감 하락은 투자수요 위축을 포함한 주택매입 수요 감소, 임대수요 증가로 나타나게 되고, 이는 더 나아가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 상승, 전세감소ㆍ월세증가 등의 구조적 변화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그래프> 주거 점유 형태별 비중 추이

 우리나라의 임대시장에서 독특한 형태인 전세는 향후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과 고금리 환경 유지 하에서만 존재할 수 있는 임대차 형태이다. 그러나 최근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 감소, 저금리 지속 등의 영향으로 향후 안정적 수입을 위하여 임대인이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는 추세가 증가하고 있다. 향후에도 이러한 추세가 지속되어 2010년대 중반경에는 전체 가구 중에서 월세가구의 비중이 좀 더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2020년경에는 월세가구(사글세 포함)의 비중이 전체 가구 중에서 약 3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며, 전세가구의 비중은 20% 이하로 감소할 전망이다.

 주택수요의 다양화

 다음으로 주택수요가 점진적으로 감소할 뿐만 아니라 주택수요가 다양해지는 현상이 심화될 전망이다. 특히 1, 2인 가구 증가에 따른 소형주택 수요, 급증하고 있는 베이비부머 은퇴자들의 주택수요, 고소득층 대상 고급주택 수요 및 저소득계층 대상 저렴한 주거복지서비스 등의 주택수요가 증가할 전망이다. 2030년까지 가구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3인 이상 가구 수가 정체된 반면, 1, 2인 가구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이다. 2009년 기준으로 4인 가구 수가 가장 많으나 점진적으로 증가세가 둔화되어 2020년에는 400만∼450만 수준으로 정체가 예상된다. 2016년 이후 1인 가구가 3인 가구 수를 추월하고, 2020년 이후에는 1, 2인 가구가 주류를 형성할 전망이다. 따라서, 향후 가구 수 증가에 의해 추가로 발생하는 신규 주택수요는 중대형주택보다는 대부분 중소형주택 위주의 수요일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1, 2인 가구가 증가하는 것은 독신 및 무자녀 가구의 증가와 더불어 베이비부머 세대의 자녀 출가 및 사별로 인한 1, 2인 가구화도 중요한 원인이다. 따라서 향후 1, 2인 가구의 증가로 인한 신규 주택수요는 젊은 독신가구를 주 대상으로 한 도시형 생활주택과 같은 소규모 주택에 국한되지는 않을 전망이며, 베이비부머 은퇴자를 대상으로 한 주택 수요도 증가할 전망이다.

 베이비부머의 고령화는 향후 주택수요를 다양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인데, 지방은 2010년대 초반, 수도권은 2010년대 중후반 이후 베이비부머 은퇴가 급증하면서 이들을 대상으로 건강관리, 레저, 기타 복지 등을 지원할 수 있는 중소형의 특화된 주택형태도 점차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60세를 넘어서는 시점인 2018∼20년을 전후해 대형주택 수요 감소, 중소형주택 수요 증가 현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향후 소득 증가에 의한 교체수요 및 다주택수요도 증가할 전망인데, 현재 1000인당 주택 수, 1인당 주거면적 등 주택의 양적, 질적 수준은 선진국 대비 낮은 수준이어서 주거수준 개선을 위한 주택시장의 질적 성장이 가능한 상황이다. 소득이 증가함에 따라 선진국과 질적 주거수준의 격차를 줄일 수 있는 고급 아파트나 단독주택 등의 수요도 점진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한편, 향후 국가 전체적으로는 소득이 증가하나, 소득 양극화가 계속 진행되고 있어 고급주택 수요 증가와 더불어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주택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후주택 정비사업 수요의 급증

 1980년대 중반 이후 공급이 급증한 공동주택의 경과년수가 점차 20~25년을 초과함에 따라 공동주택의 노후화 문제가 보다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될 것이다. 특히 1990년대 주택 200만호 공급정책을 통해 공급된 아파트들이 노후화됨에 따라 향후 리모델링 수요가 급증할 전망이다. 과거에는 재건축 사업을 통해 노후 아파트 문제를 해소해 왔으나, 1980년대 중반 이후 준공된 아파트의 경우 용적률 150~200%를 초과하는 중고밀도 아파트가 많아 재건축을 통한 주거환경 개선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과거에는 아파트 재건축이 주요 정책적 이슈였던 반면, 향후에는 아파트 리모델링 사업과 뉴타운을 비롯한 도심내 노후 주택의 정비사업이 주요한 정책적 이슈가 될 전망이다. 특히 현행 주택법에 의해 리모델링이 가능한 15년 이상된 노후 아파트는 향후 10년간 급증할 전망이다. 준공 후 경과년수가 15년이 초과한 아파트는 전국적으로 2011년 기준 310만호에 이르렀고, 2016년에는 500만호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국적으로는 향후에 매년 30만호 내외가 경과년수 15년을 초과한 아파트에 매년 추가적으로 새롭게 편입될 전망이다.

 수도권 공급대기 물량 과다, 미착공택지 구조조정 향후 4~5년간 지속 예상

 이상에서 살펴본 국내 주택시장의 향후 수요변화와 관련된 특징을 요약하면 신규 주택수요가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수요의 내용 자체도 다양화되고 있다. 과거와 같이 천편일률적인 대규모 아파트 공급이 적합하던 시대는 지나가고 있는 것이다. 다음으로 국내 주택시장의 향후 주택공급 여건을 살펴보자. 결론적으로 얘기하자면 향후 주택공급 여건은 앞에서 살펴본 주택수요의 구조적 변화와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우선 수요에 비해 과다한 공급대기 물량이 존재한다. 이는 2000년대 중반 이후 수도권에 너무 과다한 신규 아파트 공급사업이 한꺼번에 추진된 결과이다. 수도권에 예정된 택지개발사업에서 공급 대기 물량을 살펴보면 2010∼2015년 동안 준공될 수도권 택지개발사업에서 계획된 연간 평균 주택공급물량이 2000∼2009년 준공된 사업의 연간 평균 주택공급물량의 4배가 넘는 수준으로 과다하다. 또한, 2차와 3차 뉴타운사업으로 서울 도심내 준공이 계획된 주택도 2012∼2015년 동안 연평균 5.3만호로 2006∼2010년 수도권 전체 연간 평균 아파트 입주물량의 2배에 가깝다. 물론 2008년 이후 공공택지가 제대로 분양되지 않았고, 최근 들어 택지개발사업과 뉴타운사업의 시기 및 공급 물량이 조정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공급될 주택 물량은 분명 줄어들 것이고, 시기도 연기될 것이다. 그러나 이미 다수 사업들의 실시계획이 이미 수립되고, 택지수용 및 보상 작업이 진행된 지역들도 상당 수여서 많은 사업들이 그대로 진행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비록 50% 가량 공급 물량이 축소된다고 가정하여도 과거 10년 동안의 공급물량에 비해 연평균 2배가 넘는 과잉공급이 일시적으로 가능한 상황이다.

 수도권의 주택경기는 주택수급 측면에서 2013년에 회복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 수도권의 아파트 인허가가 2010년과 2011년에 계속 감소세를 지속했고, 2012년에도 회복세를 전혀 보이지 않음에 따라 2011년 이후 시작된 아파트 입주물량 감소세가 2013년까지 지속되기 때문이다. 수도권의 아파트 입주물량은 2014년에도 크게 늘어나지 않을 전망인데, 도시형생활주택, 오피스텔 입주물량 증가와 대형 평형의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 적체를 감안할 때 중형 규모의 아파트 공급은 분명 부족한 상황이다. 다만, 대내외 경제여건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현재 10만호 이상으로 추정되는 소득 증가에 의한 교체수요가 급격히 위축될 것이라는 점에서 결국 2013년 대내외 경제의 불확실성이 제거되지 않을 경우 중형 규모의 아파트 공급 부족이 2013년 수도권 주택경기를 반전시키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만약 대내외 경제 여건이 개선됨에 따라 수도권 주택경기가 2013년 하반기 이후 회복국면에 진입한다고 해도 현재 미착공 택지물량을 감안할 때 미착공택지는 향후 최소 4, 5년간은 구조조정 과정을 거쳐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거주여건이 미흡하고 공급 집중이 심한 수도권 외곽의 일부 신도시 지역들이 가장 문제가 될 전망이다.

 주택시장 정상화 위한 정책과제

 이러한 과다한 미착공 주택사업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수요의 관점으로 돌아가 가능한 수요와 공급의 격차를 줄이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우선 차기정부에서 공급과잉의 문제점을 악화시킨 추가적인 택지공급이나 공공주택 공급 확대 등의 조치를 더 이상 취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새로운 이름으로 포장해 신규 택지를 개발, 공급하거나, 공공 분양주택을 과다하게 공급하는 실책을 펴지 않고, 기존의 택지와 민간업체를 최대한 활용하여 적극적인 주거복지정책을 펼쳐나가야 할 것이다. 또한 수요자의 다양한 니즈에 맞춰 주택공급 계획을 수정해 나가야 할 것이다. 주택 수요자의 직주근접(職住近接)을 위해서는 도심의 고밀도 재개발이 필요할 수도 있으나, 현재 외곽에 공급 대기 중인 과다한 미착공택지와 베이비부머 은퇴자 수의 증가, 그리고 청년층 인구 수의 감소 등을 고려할 때 도심지내에 고밀도 아파트 공급을 기반으로 한 정비사업은 어쩔 수 없이 궤도수정이 필요해 보인다. 수도권 외곽 택지개발지구의 교통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도심지내에는 주택수요의 다양화 흐름에 맞춰 가급적 다양한 형태의 주거공간을 확보하고, 녹색공간을 넓혀가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현재 외곽에 공급 중이거나 공급 대기 중인 신도시의 도심 근접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GTX, 외곽순환도로 등의 신규 건설과 기존 도심고속도로의 확장과 복층화 및 지하도로 신설 등을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아울러 정부에서는 주택 구매 여력이 있는 계층이 추가적으로 주택을 구매하여 공공부문을 대신해 임대주택을 공급하거나, 선진국과 같이 전원생활 등 다양한 목적을 위해 제2, 제3의 주택을 보유할 수 있도록 장려하는 정책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 다주택자 중과제도, 민간 임대사업자 지원제도 등에 대하여 보다 전향적인 정책판단이 필요하다.

 미착공택지로 인한 부정적 파급효과는 건설업체뿐 아니라 국내 금융권과 거시경제에도 당분간 커다란 위협요인으로 작용할 것이 분명하며, 만약 문제 해결이 장기화된다면 일본식 장기불황의 전철을 밟을 우려마저 있다. 결국 건설업계뿐만 아니라 정부와 각 경제주체의 지혜를 모은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건설업계 대응전략

 한편, 건설업체 입장에서는 과다한 미착공 택지보유 상태와 향후 일정기간 공급과잉 문제를 안고 있는 수도권 주택시장으로부터 현명하고 발빠른 출구전략이 필요할 것이다. 이를 위해 향후 주택시장의 흐름을 예의주시하는 가운데, 회복 초기단계에 발빠른 분양전략이 필요할 것이다. 왜냐하면 현재와 같은 공급대기 물량이 과다한 상황에서는 회복 초기단계가 지나자 말자 과다한 공급 집중현상이 발생해 시장이 조기에 침체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한 건설업체들은 주택 수요가 다양해지고 있음을 감안해 최대한 주택 수요자들의 요구에 맞춰 다양하고 차별화된 주택을 공급함으로써 유사한 주택이 쏟아지는 공급과잉 시장의 늪을 효과적으로 탈출할 수 있을 것이다.

 이홍일 한국건설사업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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