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홈 뉴스
<연구기관 리포트> 건설산업 환경변화와 위기에 직면한 중소건설업계
기사입력 2013-04-08 18:41:37.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건설산업이 장기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997년 외환위기 이래 건설산업 환경은 계속 악화되고 있다. 1990년대 이후 건설업 등록제도의 변화로 업체 수는 몇 배로 늘어났으나, 두 차례의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건설투자는 계속 줄어들었고, 기업 활동을 제한하는 규제는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악화되는 여건 속에서 건설업체들은 악전고투를 계속하고 있다. 특히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능력이 취약할 수밖에 없는 중소 건설업체들이 감내해야 하는 고초는 더욱 클 것이다.

 먼저 건설업체의 증가를 보면, 등록기준 완화로 2000년대 초에는 신규 등록 업체가 한 해 동안 4000개 이상 증가하여 업체 수는 짧은 기간 동안에 3배 이상 늘었다. 하지만 이와는 대조적으로 건설공사 물량은 오히려 감소했다. 2011년 건설시장의 실질 규모는 145조8000억원(2005년 가격기준)으로 외환위기 이전과 비교하여 3.0% 감소한 수준이다. 그 결과 외환위기 이후 연평균 GDP 증가율은 4.2%인데 반해, 건설투자 증가율은 0.2%에 불과하였다. 일본이 버블붕괴 이후 잃어버린 20년을 향해 가고 있지만, 우리의 건설업은 잃어버린 15년을 향해 간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건설투자가 장기간 침체국면에 빠지면서 전체 산업에서 차지하는 건설산업의 비중은 날로 줄어들고 있다. GDP에서 차지하는 건설업의 비중은 2011년 5.3%이었는데, 하락세가 상당히 가파르다. 즉, 1997년 건설업의 비중은 10.1%를 차지했으나, 계속 감소하여 현재는 거의 절반 수준으로 급락한 상태이다.

 △사업수행 실태 및 성과

 건설투자 규모는 줄어드는데 점점 많은 업체가 입찰에 참여하다 보니 수주확률은 갈수록 희박해지고 있다. 중소 건설업체들이 주력으로 삼는 적격심사 공사의 경우, 2010년에 평균 입찰경쟁률은 360:1을 기록했다. 특히 5억원에서 10억원 규모의 공사에서는 평균 경쟁률이 450:1을 넘었다. 적격심사 공사 중에서 경쟁률이 1000:1을 넘는 공사도 모두 269건이나 되었다. 어떤 중소 건설업체는 1년간 입찰에 600번 참가했으나 한 건도 수주하지 못했다고 하지만, 특별히 불운한 케이스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2010년 한 해 동안 적격심사 대상 공사의 수주가 1건에 불과한 업체가 91.3%로 압도적 비중을 차지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2건을 수주하는 것은 7.6%로서 보기 드문 행운에 속한다.

 그런데 입찰 경쟁률은 중간 규모의 공사일수록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고, 소규모 공사나 대규모 공사에서는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즉, 공사 규모와 입찰 경쟁률 사이에는  역 U자 모양의 패턴이 나타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아래 그림에서 보듯이 약 5억∼10억원 구간에서 입찰 경쟁률은 평균 450:1을 넘어 가장 치열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반면에 이 구간에서 멀어질수록 경쟁률은 뚜렷이 낮아져 1억원 이하 규모에서는 약 250:1 정도로 떨어졌고, 또한 100억원을 넘는 구간에서도 약 150:1로 낮아졌다.

 미국에서 대부분의 공공발주 공사는 입찰경쟁율이 대개 10:1을 넘지 않는다고 하며, 일본에서도 보통 30:1 미만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러한 사실을 감안하면, 우리나라 공공발주 공사의 입찰경쟁율은 상대적으로 매우 높은 수준임을 알 수 있다. 이처럼 과열된 입찰경쟁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일부에서는 수주확률을 높이기 위해 명의만 다른 업체를 새로 등록하기도 한다. 이러한 현상이 여러 기업으로 확산됨에 따라 소위 페이퍼컴퍼니 문제가 발생하게 되고, 입찰경쟁율이 더욱 높아지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지게 된다.

 이처럼 업체 수는 늘고, 건설투자는 줄고, 수주는 갈수록 어렵다 보니, 중소 건설업체의 사업규모는 점점 줄어들고, 재무 상태는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중소 건설업체의 평균 매출액은 지난 1997년 54억원에서 2010년 현재 31억원으로 42.4%나 감소하였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대기업의 평균 매출액은 같은 기간 3.3배 증가하여, 대기업과 중소업체간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 그 결과, 건설시장에서 중소 건설업체들이 차지하는 점유율은 계속 감소하는 추세에 있다. 또한 2007년부터 2010년 사이 중소 건설업체의 매출액 증가율은 12개 업종 중 꼴찌에서 3번째를 차지하였다. 여러 산업의 중소기업 중에서도 중소 건설업체들이 처한 상황이 상대적으로 심각함을 보여주고 있다.

 중소업체 중에서도 상황이 특히 어려운 것은 종업원 수가 50∼300명 사이에 있는 중기업들이다. 이들 구간에 속한 기업들의 매출액 증가율은 2008년 이후 계속 감소하고 있는데 2010년에는 8.4%까지 떨어졌다. 시공능력 순위를 기준으로는 100∼500위 구간의 기업이 고전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즉, 2005∼2010년 기간 동안의 기성액 변화를 분석해 보면, 101∼200위 업체들의 기성액 평균 증가율은 1.4%이고, 201∼500위는 2.1% 증가하는데 그쳐 대기업의 27.4%와 큰 차이를 보였다. 이처럼 중기업들이 상대적으로 고전하고 있는 것은 이들의 주력 사업분야인 공공 토목공사가 크게 위축되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중소 건설업체의 사업여건의 악화는 재무적 성과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2010년 건설업의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3.9%로서 12개 업종 중에서 최하위를 기록했다. 특히 2010년도에는 영업이익이 적자였던 건설업체의 비중이 무려 21.4%를 차지하여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 적자기업은 영세 기업으로 내려갈수록 늘어나 시공능력 4000위 그룹에서는 약 10%, 8000위 그룹에서는 무려 55%까지 올라가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건설산업 여건이 점점 어려워지면서 건설업을 떠나는 업체 수는 크게 늘고 있다. 2011년 건설업을 떠난 업체 수는 947개 업체로 전체의 8.2%에 달한다. 그런데 등록기준 미달 등으로 사실상 사업재개가 어려운 영업정지를 받은 업체까지 포함할 경우, 실질적인 퇴출기업은 훨씬 늘어난다. 영업정지된 1600개의 업체까지 포함할 경우, 건설업을 떠나는 업체는 연간 2500개를 넘어 전체 종합건설업체의 22.1%에 이르는 실정이다.

얼마전 통계청은 건설업체의 5년 생존율은 27.8%로서 전체 19개 산업에서 17위를 기록했다고 발표한 적이 있다. 건설업의 생존율이 음식점업보다 낮은 수준이었다. 건설산업에서 허리 역할을 해야 하는 중소 건설업체들이 갈수록 영세해지고 부실해지고 있어 건설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 이처럼 생존이 급급한 상황에서 경쟁력 제고는 한가한 이야기처럼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중소 건설업체들이 동시에 부실화되는 것은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중소 건설업체들은 업체 수의 98.9%를 차지하고 있으며, 중소 건설업체에서 일하는 근로자는 전체의 55.9%에 이르고, 건설업 전체 매출의 32.7%를 차지할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중소 건설업이 국민경제와 건설산업에 있어서의 역할을 고려할 때, 현재 당면한 문제들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중기 지원 프로그램

 이제까지 중소 건설업체 보호육성 대책은 주로 발주·입찰 관련 제도를 중심으로 물량배분 등의 직접규제 방식에 의존해온 경향이 있다. 그 결과 공공 건설시장은 갈수록 업역간, 지역간의 제로섬 게임에 몰두하는 양상을 보이면서 중소기업의 발전적 성장과는 괴리를 보였다.

 그러다 보니 중소 건설업체들은 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중소 기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각종 프로그램에는 소홀하였다. 우리나라에는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200가지가 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행중에 있다. 하지만 건설업체 중에는 중소기업청 등에서 실시하는 프로그램으로부터 지원을 받은 경우가 매우 희소한 실정이다. 중소 건설업체들은 지원제도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동의하면서도 지원제도 자체의 존재를 모르거나 제도의 활용을 거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건설업체를 위한 제도개발에는 소홀하여 전체 지원 프로그램 중에서 절반 이상은 건설업체들을 지원대상에서 배제하고 있다. 지원대상을 파악할 수 있는 중소기업 지원 프로그램 105개 중에서 건설업체가 지원할 수 있는 것은 50개에 불과하였다. 그리고 중소 건설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원 프로그램으로부터 실제 지원을 받은 기업은 1∼2% 수준에 불과하였다.

 한편 정부는 중소기업을 지원을 위해 막대한 예산지원을 하고 있다. 중소기업청을 제외한 각 정부 부처의 예산은 2011년에 약 3.7조원인데 그중에서 국토부 지원사업은 3개에 90억원에 불과하였다. 이것은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예산의 0.2%에 해당한다. 건설산업이 국민경제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감안하면 매우 인색한 수준이다. 경쟁력을 갖춘 중소 건설업체를 위기로부터 구하고, 나아가 대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지원제도의 방향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권오현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앞선생각 앞선신문 건설경제-무단전재 및 배포금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건설경제i' 앱을 다운받으시면
     - 종이신문을 스마트폰과 PC로 보시고 실시간 입찰정보도 보실 수 있습니다.
     - 명품 컨텐츠가 '내손안에' 건설경제i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 구글
팝업뉴스 닫기
로딩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