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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기관 리포트>건설분야 ‘청년 고용절벽’ 막을 대안은
기사입력 2015-06-02 06:00:30.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청년기술자 채용 때 입찰ㆍ시평가점 등 검토

중대형 공사 초급기술자 배치 의무화도

 정부가 정년 연장(60세) 의무화에 따른 ‘청년 고용절벽’ 우려를 완충할 대안 마련에 발벗고 나섰다. 내년 300인 이상 사업장을 시작으로 2017년 모든 사업장의 정년이 60세로 늘어나면 향후 2∼3년간 청년 실업난이 심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 일환으로 관계부처 담당 국장급으로 구성된 ‘청년고용절벽해소 TF’를 출범시켰고 각 부처별 대안을 집대성한 ‘청년 고용절벽 종합대책’을 7월 중에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청년실업 문제는 건설도 예외가 아니다.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최근 한국건설기술연구원(박환표 연구위원)에 의뢰, 완성한 ‘건설분야 청년층 일자리 창출대책(안)’에 대해 각계 의견을 듣는 자리를 가졌다. 눈에 띄는 대안은 청년기술자 신규 고용률을 핵심지표로 만든 후 이에 따라 입찰 가점과 시공능력평가 가점(신인도)을 주는 방법과 일정 규모 이상 건설현장의 청년기술자 배치를 의무화하는 방안이다.

 과거 청년실업난이 불거질 때마다 되풀이돼 나왔지만 유명무실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학교교육 내실화, 기능인력 양성, 해외전문인력 육성, 취업정보 및 지원강화 등의 기존 방안들도 실효성 있게 재편한다는 계획이다. 현장맞춤형 인재 양성을 위한 건설 관련 교육기관들간의 협의체를 출범시켜 일관성을 확보하고 청년층 고용을 간접적으로 유발할 수 있는 은퇴기술자의 ‘시설물 안전지킴이’ 활용책 등이 대표적이다. 국토부는 6월 말까지 추가로 보완한 후 이를 범정부 종합대책에 포함시켜 이르면 하반기부터 바로 시행한다는 구상이다.

 건설분야 청년실업은 만성적 문제

 통계청이 발표한 4월 고용동향 자료상 청년(15∼29세) 실업률은 10.2%로 전체 실업률(3.9%)의 2.6배가 넘는다. 그마저 전월(8.2%)보다 2%포인트나 늘어나면서 통계 집계가 시작된 1999년 이후 4월 수치로는 최고치를 기록했다. 15∼29세의 청년실업자는 10년 전인 2005년 4월만 해도 39만6000명이었지만 지난 4월 44만5000명으로 10년 새 5만명 가까이 불어났다.

 건설 쪽도 실업난이 심각하긴 마찬가지다. 건설업계의 먹거리인 건설수주액 자체가 작년 107조원으로 2007년(128조원)에 비해 21조원 가량 줄어들었을 뿐 아니라 반등할 시장 잠재력 자체가 한계에 봉착했다는 회의론도 만만치 않은 탓이다.

 건설분야 취업자 수(작년 179만6000여명)는 지난 10년간 연평균 0.9%씩 감소해 왔다. 특히 전체 기술자 중 20대 청년층 비율은 2002년 26.1%에서 작년 3.4%로 급감했다. 이로 인해 건설인력 중 40대 이상 비율은 80.6%(2012년 기준)로 분석됐다.

 건설기술자부터 살펴보면 한국건설기술인협회가 집계한 작년 기준 건설기술자(70만3838명) 중 실업자는 19만9684명으로 28.4%를 차지한다. 청년층인 4년제 토목학과와 건축학과 졸업생의 작년 평균 취업률도 각각 57%와 64.5%에 머물렀다. 이는 2006년(각 66%, 70%)에 비해 9%포인트와 5.5%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이로 인해 고령화는 심화되고 있다. 한국건설기술인협회 집계상 전체 기술인력 중 초급기술자 비율은 2006년 62.2%에 달했지만 2013년 51.5%로 10.7%포인트 떨어졌다.

 젊은이들의 기피현상이 두드러진 건설기능공 쪽은 더욱 심각하다. 건설근로자공제회의 집계치를 보면 40대 이상 기능인력 취업자 수 비중은 2001년 62.5%에서 2012년 81.7%까지 치솟았다. 청년을 포함한 국내 기술자와 기능공을 흡수할 것으로 기대됐던 해외건설의 경우 2013년 말 해외현장 근무자(22만6258명) 중 국내 인력은 11.2%(2만5441명)에 머물렀다.

 현장과 괴리된 교육ㆍ청년 진입 막는 입찰제 한계

 건설산업의 고용상황이 악화된 원인으로는 산업계의 수요를 충족하지 못한 이론 위주의 학교교육이 꼽힌다. 작년 기준으로 대졸 신입사원의 재교육에 소요되는 기간은 19.5개월, 비용은 1인당 6088만원으로 집계됐다. 당장 먹고살기도 빠듯한 건설기업으로선 경력직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건설연이 경력직을 선호하는 이유를 설문조사한 결과에서도 높은 생산성(46%), 기존 사업 경쟁력 강화(27%), 신규사업 발굴(13%), 교육ㆍ훈련비용 절감(12%) 순으로 조사됐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은 이런 건설산업의 인력 미스매칭 현상이 다른 산업에 비해 두드러지며, 2011년 기준으로 3만400명이 과잉 공급된 실정이라고 분석했다.

 인력 수요가 그나마 급증하고 있는 해외건설 쪽도 다르지 않다. 일감은 넘치지만 업체 요구에 부합할 인력은 부족한 현실이다. 관련 교육프로그램이 시장을 따라가지 못하는 탓이다. 기능인력 쪽은 더욱 심각하다. 타 산업에 비해 임금(전체 근로자 대비 70.2%)도 낮고 근로일수(72.7%, 연 182일)도 적어 처우와 안정성이 모두 떨어지는 데 따른 젊은이들의 기피현상 때문이다. 건설워크넷 등 기존 취업정보망의 효율성도 떨어진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신규인력 채용을 저해하는 입찰제도다. 현행 사업수행능력(PQ) 평가기준은 참여 기술자의 등급, 경력, 실적이 중요한 요소다. 기업들로선 일감을 따기 위해 경력이 풍부한 기술자를 고용할 수밖에 없으니, 청년층이 진입할 여지가 거의 없다.

 교육ㆍ취업ㆍ제도 동시 개혁해야 청년층 유인

 정부는 입ㆍ낙찰제부터 수술할 생각이다. 직전 연도의 평균 고용인원 대비 최근 6개월간 청년기술자(만 34세 이하 관련협회 경력확인서상 최초 입사등록자) 신규 고용인원 비중인 '청년기술자 신규 고용률' 지표를 토대로 건설기술용역업자 PQ 기준상 최대 0.3점의 가점(2% 이상 0.1점, 3% 이상 0.2점, 4% 이상 0.3점)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건설공사 입찰 때도 동일한 가점을 부여한다. 기획재정부의 계약예규인 입찰참가자격 심사요령의 신인도 평가와 조달청의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 기준의 신인도 평가에 청년기술자 신규 고용률 우수기업에 대해 최대 1점(2% 이상 0.3점, 3% 이상 0.7점, 4% 이상 1점)의 가점을 주는 방안을 제시했다. 건설업자의 시공능력 평가 방법도 개정해 신인도 평가액에 청년기술자 신규 고용실적 우대 항목을 신설한다는 복안이다.

 주택 분야에서는 주택관리업자 선정을 위한 적격심사제 표준평가표를 개정해 청년기술자 신규 고용률이 높은 주택관리업자에 최대 0.3점의 가점(2% 이상 0.1점, 3% 이상 0.2점, 4% 이상 0.3점)을 주는 방안도 고심 중이다.

   나아가 총 공사비 500억원 이상 건설공사에 대해 청년 기술자들이 많은 초급기술자를 의무적으로 배치토록 건설기술진흥법 시행규칙을 개정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이다. 500억원 이상 공공공사 계약 건수는 연간 362건(0.49%)이며, 상대적으로 인력 운용폭이 넓은 중대형 공사현장에서 초급기술자를 소화해줘야 청년층 일자리에 숨통을 터 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교육ㆍ취업지원제도 수술한다. 학교교육 내실화 방안으로는 국내 최초의 해외건설ㆍ플랜트분야 마이스터고인 서울도시과학고를 시작으로 마이스터고를 확대, 발전시킬 대안을 마련한다. 대학의 해외건설학과 신설까지 유도함으로써 해외건설에 특화된 커리큘럼 체계를 완성한다는 복안이다. 건설 관련 교육기관간 협력을 촉진할 교육협의체도 올해 하반기 출범시켜 건설사업관리, BIM 등 첨단기술을 맞춤형으로 교육할 계획이다.

 기능인력 부족난은 현재 국회 법사위에 계류 중인 ‘건설기능인 양성 및 지원법’ 제정안을 관철함으로써 타개한다는 의지다. 새 법에 포함된 기능인력 등급제(초ㆍ중ㆍ고ㆍ특급)와 기능인력 복지를 증진하기 위한 다각적 지원책을 차질없이 시행하고 추가로 발생하는 문제들을 보완해 건설근로자들이 스스로의 경력을 관리하면서 자아실현의 꿈을 키울 여건을 만들겠다는 의지다.

 건설인력을 위한 일자리 정보도 작년 11월 개설한 ‘건설 워크넷’을 확대 개편해 건설산업종합정보망(KISCON)과 연계해 내실화한다. 해외건설협회, 기술인협회 등으로 분산된 해외 일자리 정보도 통합, 제공한다.

   은퇴 기술자를 위한 특화된 일자리도 창출함으로써 신규 채용 여지를 넓힌다는 복안이다. 그 일환으로 은퇴 전문기술 인력을 활용한 ‘시설물 안전지킴이 제도’를 도입한다. 한국시설안전공단의 시범사업(7월 10명 5개조 예정)을 통해 효과를 검증한 후 이를 지방국토청, 지자체 등으로 확대 시행함으로써 전문기술자로 구성된 실버 점검요원들을 활용해 안전관리 공백을 메운다는 방침이다.

김국진기자 jin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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