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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기관 리포트> 건설기계 공급과잉 북한에서 활로 찾자
기사입력 2015-09-07 17:27:43.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최근 정부가 영업용 덤프트럭ㆍ콘크리트믹서트럭의 수급조절 2년 연장과 콘크리트펌프트럭의 제한적 수급조절(매년 영업용 등록 대수의 2% 내외만 신규 등록 허용)을 결정했다. 그 이면에는 2000년대 후반 건설경기 호황기 때 급증한 건설기계의 공급 과잉에 따른 영세 건설기계 대여사업자의 생계 위협 등 후유증을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자리한다.

 특히 대한건설정책연구원에 의뢰한 중기(2015∼2019년) 건설기계 수요 추정 결과, 등록 대수 3000대가 넘는 굴삭기, 기중기, 덤프트럭, 콘크리트믹서트럭, 콘크리트펌프트럭 등 5개 주요 기종의 초과공급 현상은 갈수록 심화되면서 중소 건설기계 대여사업자의 어려움을 가중시킬 것으로 분석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해법 중 하나로 검토된 총량제(등록기계 총량을 규제)는 직업선택의 자유, 기업의 경제적 자유, 비례의 원칙 등에 위배될 가능성이 크고 노후 건설기계의 연한을 도입하는 차령제도 사적 재산권 침해 우려가 커 법적으로 부적합한 것으로 분석됐다.

 건설기계 임대시장의 공급 과잉ㆍ과당경쟁 등 후유증을 극복하고 건설기계사업을 안정화하기 위해 정부가 선택한 대안은 해외 수출 다각화다. 그러나 국내 건설업체의 해외현장에 국내 유휴 건설기계를 투입하는 방안은 상당수 국가의 건설장비 사용 제한 및 간섭 정책, 그리고 현지 렌탈과 대비한 가격경쟁력 미흡 등의 한계 탓에 여의치 않다. 해외건설협회가 해외건설현장의 긴급 물품을 적시에 공급하기 위해 운영 중인 해외건설공사용 기자재ㆍ장비ㆍ근로자 생활필수품 등에 대한 ‘기자재 무환반출제’만 해도 실적이 거의 없을 정도다.

 이에 따라 부품교체 등 AS상 한계 탓에 일본에 상대적으로 밀리고 있는 베트남 등 동남아 등지의 수출을 확대할 건설기계 사후 서비스 강화 및 공적개발원조(ODA) 자금 지원 등의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 특히 목함 지뢰 사건 후 불거진 팽팽한 남북 긴장이 최근 급격한 화해 모드로 전환하면서 대북 건설기계 수출도 대안으로 검토해볼 만하다는 제언이다.

 유휴 건설기계를 북한에 무상 지원하거나 현지 합작 건설프로젝트 등에 투입하되, 건설기계훈련센터를 별도로 설립해 조종사 양성까지 병행하는 접근책 등을 통해 국내 건설기계 공급과잉 후유증을 완충하는 동시에 경협비용 절감 등 부수적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국내 건설기계시장 현황은

 건설기계 사업자는 대여업, 정비업, 매매업, 폐기업 등 4종류로 나뉜다. 작년 기준 총 사업자는 1만5591곳. 이 가운데 82.8%인 1만2913곳이 건설기계 대여업체다. 대여업체는 2005년 1만1025곳에서 작년까지 10년간 1900개 가까이 늘었다. 그러나 1인의 개인(법인)이 4대 이하 기계를 운영하는 개별 대여업체가 71%인 9177곳일 정도로 대부분 영세한 소규모 업체들이다.

 등록 건설기계는 2003년 30만600대에서 매년 평균 3.3%씩 늘어 작년 43만대까지 불어났고 절반이 넘는 22만9114대(53.3%)가 영업용이다. 영업용만 놓고 보면 굴삭기(9만2364대)가 가장 많고 덤프트럭(4만7051대), 지게차(2만7481대), 콘크리트믹서트럭(2만451대) 순이다.

 건설기계 임대 단가는 기본적으로 표준품셈에 의해 산정돼야 하지만 일반관리비ㆍ이윤 등의 누락 주장 등 논란의 여지는 있다. 이를 차치한 임대 단가는 작년에 거의 동결 수준이고 최근 3년간으로 확장해도 롤러, 기중기 등 몇개 업종을 빼면 임대료는 거의 정체 상황이다. 가동률도 2010∼2011년을 정점으로 급속히 하락하는 모습이다.

 전망도 어둡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이 국토부 의뢰로 분석한 주요 7개 기종의 수급전망 분석 결과, 수급조절이 연장된 덤프트럭과 콘크리트믹서트럭은 초과공급 상황이 지속되고 제한적 수급조절 대상인 콘크리트펌프트럭과 굴삭기도 초과공급이 갈수록 심각해질 것으로 관측됐다. 국토부가 굴삭기의 경우 내년 7월 중에 국제통상 마찰 가능성 등을 검증해 수급조절 여부를 1년 앞서 검토하겠다고 나선 것도 같은 이유다.

 대북경협 통한 과잉기계 해법 강구해야

 그러나 수급조절과 같은 인위적 규제만으로 건설기계 시장의 중장기적 안정성을 확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유휴 건설기계를 해소할 보다 체계적인 계획을 마련, 실행함으로써 이를 보완해야 한다. 그 일환으로 반드시 검토해야 할 대안이 바로 대북 경협이다.

 최근 건설기계의 성능 향상에 따라 중국, 동남아, 중앙아 등 제3시장의 중고 건설기계 선호도와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반면 우리 중고 건설기계는 성능과 신뢰도 면에서는 일본에 열위이고, 가격 경쟁력에서는 중국에 밀리면서 고전하고 있다. 최근 베트남을 시작으로 중고 건설기계 수입 때 성능ㆍ품질에 대한 감정평가를 요구하는 등 갈수록 수출 문이 좁아질 분위기다. 유휴 건설기계의 수출마저 차질을 빚으면 국내 영세 기계임대 사업자의 사정은 더욱 악화되고 노후장비 적체 문제도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통일 이전 남북 협력사업 중 하나로 국내 유휴 건설기계를 북한에 지원할 대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향후 통일비용 절감 효과는 물론 건설기계산업 및 건설기계 임대업계의 중장기적 경영 안정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전제조건은 남북 고위급 접촉을 계기로 조성된 남북간 화해 무드가 지속돼 5ㆍ24조치 해제 등 전향적 정책이 이어지고 교류가 활발해야 하는 점이다.

 한국 건설업 대비 5%가 채 안 되는 북한의 건설업 사정과 건설기계가 병용되는 광공업 분야의 생산 규모를 감안한 북한의 건설기계 시장 규모는 한국의 10% 정도로 추정된다. 심각한 노후화로 인해 실제 건설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건설기계는 더욱 적고 건설기계를 조종할 인력 역시 부족한 점을 감안할 때 대북교류의 새로운 방안으로 성공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건설기계 대북 지원 방안은

 유휴 건설기계에 대한 대북 지원은 ‘남북 교류협력에 관한 법률’상 교역과 협력사업이 있으며, 재원조달 방안으로는 ‘남북협력기금법’상 남북협력기금 및 건설기업의 출연금이 있다. 단기적으로는 ‘남북교류협력법’상 교역이 적합하며, 대북지원 방식은 증여가 가능하다. 남북교류협력 추진협의회의 심의ㆍ의결, 통일부장관의 승인 절차를 거쳐 유휴 건설기계를 북한에 증여할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남북교류협력법상 협력사업이 가능하다. 협력사업은 남ㆍ북한의 주민(법인ㆍ단체 포함)이 공동으로 하는 문화, 관광, 보건의료, 체육, 학술, 경제 등에 관한 모든 활동이며, 남ㆍ북 건설기계협력사업은 남북이 공동으로 건설기계를 활용하는 사업으로 볼 수 있다. 세부적으로는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 주도 아래 건설업계가 동참해 ‘남북건설기계훈련센터(가칭)’를 합작 방식으로 설립하고 북한에 유휴 건설기계와 현대화된 건설기계 활용법을 교육하는 방법이 적합하다.

 이는 향후 개성공업지구 확대와 북한 내 신규 경제특구ㆍ산업단지 개발 등의 건설수요 발생 때 저임금의 북한 건설기능인력과 국내 건설기계를 투입해 상호 윈윈하는 대안이 될 수 있다. 관건은 재원 조달 방안이다. 유휴 건설기계의 대북 지원 관련 교역 및 협력사업 때 정부가 보조금 등을 지급하거나 남북 상호교류 및 협력을 뒷받침하는 남북협력기금을 지원하는 방법이 가능하다. 작년 기준 약 5.5%에 머문 남북협력기금 집행률과 미래 통일비용 절감 및 남북교류 활성화란 효과를 고려할 때 검토해볼 만한 대안이다.

 그러나 남북 간 교역 및 협력사업 방식의 유휴 건설기계 대북 지원은 5ㆍ24조치가 해제되지 않는 한 불가능하다. 미국의 대북 경제제재도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교역을 통한 유휴 건설기계 무상지원 및 협력사업으로서의 남북건설기계훈련센터를 설립하는 경우 건설관련 협ㆍ단체가 출연한 민간법인이 주도하되, 정부가 남북협력기금을 지원하는 것이 타당하다.

 한국국제협력단 중심의 ODA자금 활용방안도 검토할 만하다. 대한민국 헌법 제3조의 영토조항 해석상 북한은 대한민국의 영토인 만큼, 현재는 한국국제협력단의 대북 ODA 자금 지원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한국국제협력단의 대북 ODA 자금 지원 방안은 5ㆍ24조치와 궤를 같이 해 사업추진 방향에 대한 전향적 검토 내지 정책적 운용의 묘를 살릴 필요가 있다.

제공=대한건설정책연구원 박선구 책임연구원

정리=김국진 기자 jin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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