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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OOM]위험천만한 우리 동네 건축물…면허 대여ㆍ무자격 시공 설자리 없다
기사입력 2018-07-02 06:40:16.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한 업체가 1년 동안 720건 착공 신고 ‘믿기 힘든 현실’…브로커ㆍ탈세ㆍ부실공사 ‘악의 고리’ 범죄수익 몰수ㆍ추징

안전 위협ㆍ탈세 일삼는 불법 사례와 문제점

 



건설업 면허(등록) 불법대여 시장은 갈수록 기업화되고 있다.

집장사로 불리는 건축 브로커가 건설업자와 인부들을 모아서 집을 짓는다. 건설회사 면허는 돈 주고 산다. 브로커는 부동산 중개업자, 건축사사무소, 전문 집장사 등 다양하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따르면 총책 A씨(47)는 지난 2013년부터 페이퍼컴퍼니(서류상 회사)인 종합건설회사를 개당 1억∼1억5000만원씩 주고, 이른바 ‘바지사장’ 명의로 새로운 종합건설회사 22개를 설립했다. 그리고 이 회사들 명의의 종합건설면허를 무자격 건축업자들에게 건당 250만∼700만원의 받고 빌려줬다. 건축사사무소 대표 B씨(57) 등 13명은 건물 설계를 위해 설계사무소를 찾아온 무자격 건축업자들을 알선 브로커와 연결해주고 건당 50만∼100만원을 챙겼다. 이런 방식으로 무자격 건축업자들이 서울ㆍ인천ㆍ경기 일대에 지은 원룸, 빌라, 주택 등이 최근 4년간 총 5831곳, 공사금액만 2조8500억원대에 달한다.

최근 3∼4년새 전국에서 이런 기업형 건설업 면허 대여 사건으로 수백여명이 입건돼 형사처벌을 받았다.

건설업계 내부의 자정노력이 불씨가 됐고, 경찰당국이 관심을 보이면서 이내 들불처럼 번졌다.

대한건설협회 경기도회는 지난 2012년부터 건설업 면허 불법대여 및 무자격 의심업체 42개사를 형사고발했다. 건축행정시스템 ‘세움터’를 통해 착공신고 현황을 조회하고, 산재ㆍ고용보험 신고내역 등을 대조해 의심업체를 뽑아내는 방식이다. 건협이 이 방식으로 2011년 전국 건축물 착공신고 현황을 조사한 결과, 전국에서 200건 이상 착공한 업체가 12곳이었다. I사는 1년간 무려 720여건을 착공한 것으로 신고해 관계자들의 혀를 내두르게 만들었다.

건협 경기도회 관계자는 “신설 건설사들이 단기간에 수십건씩 착공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분별로 30∼50여건씩 착공신고를 한 업체한 업체는 우선 점검대상”이라고 말했다.

◇ 소비자 피해 늘고, 건설현장에선 안전사고

무자격 집장사들이 지은 건축물로 인한 소비자들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부실공사로 인한 하자발생 등 건축물 피해가 전체 피해신고의 66% 이상을 차지하며, 이 가운데 무등록자가 시공한 공사의 하자 등이 74.3%로 대부분이었다. 건산법상 하자담보책임과 부실시공 처벌은 건설업자만 대상일뿐 집장사와 같은 비건설업자는 처벌대상에서 비껴간다.

소규모 건설현장의 근로자들도 위험에 방치돼 있다.

등록 건설업자가 시공하지 않는 소규모 건설현장은 타 건설현장에 비해 사고가 잦다. 5억원 미만 건설공사의 중대재해 비중은 전체의 39.9%로 재해관리가 취약한 편이다. 2014년에 건설현장 사망자 366명 중 146명이 소규모 건설현장에서 숨졌다. 재해율만 봐도 50억원 미만 공사 현장의 재해율이 평균(0.75%)의 2배 가량인 1.42%에 달한다.

나경연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무자격 건설업자는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위법적으로 건설시장에 무임승차하는 암적 존재”라고 비판했다.

◇ 탈세 규모 兆 단위…처벌 규정 강화해야

건축주 위장 직영을 통한 탈세행위도 만연해있다.

건축주가 짓겠다고 신고한 후 무등록업자를 통해 도급 시공하는 ‘위장 직영시공’을 통해 부가가치세, 소득세 등을 탈루하고 있다는 것이다.

661㎡ 이하 주거용 건축물의 직영 공사금액은 2015년 기준으로 약 10조원(3.3㎡당 300만원 기준) 규모로 추산된다. 시공자 제한 확대 법안을 발의했던 민홍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위장직영을 통한 탈세 규모만 1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불법 면허 대여 업체들은 워낙 숫자도 많고 대여료만 챙긴 뒤 폐업하고 잠적하기 때문에 꼬리를 잡기가 힘들다. 결국 예방이 최선이다.

개정 건산법이 건축주 직영 시공 범위를 주거ㆍ비주거용 모두 연면적 200㎡ 이하 건축물로 제한한 것이 대표적인 예방책이다.

처벌 규정은 더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면대업체들은 건당 500만원만 받아도 어림잡아 10억∼35억원을 챙긴다. 하지만 이들이 적발되더라도 벌금은 최대 5000만원이다. 그마나 3000만원에서 지난해 9월 2000만원 올린 것이다.

나 부연구위원은 “건설업 등록증을 대여한 건설업자는 법 위반에 따른 처벌 위험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큰 경제적 편익이 있다”고 말했다.

 

김태형기자 k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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