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홈 뉴스
[마음의 창] 홈쇼핑
기사입력 2019-02-22 08:45:03.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엊그제 주문한 그릇세트가 배달되어 왔다. 올해 설부터 시아버지의 제사와 차례를 우리 집에서 지내게 되었다. 아들과 세 식구가 단출하게 살다가 형제들과 조카들이 모여 함께 식사를 하려니 그릇이 모자랐다. 그릇을 새로 장만해야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었다.

며칠전 무심코 리모컨으로 TV화면을 이리저리 돌려보다가 홈쇼핑 채널에서 내가 사려고 했던 그릇을 팔고 있었다. 제품설명을 하는 쇼호스트는 밥그릇과 국그릇, 큰 접시와 작은 접시가 고루 들어 있어 이것 한 세트면 어지간한 상차림은 할 수 있다고 열심히 설명을 한다. 이번 방송에서만 새로 추가된 냉면그릇과 수저세트는 다시는 줄 수 없는 구성이라고 강조를 한다. 방송이 끝남과 동시에 추가구성의 혜택은 사라지고 곧 매진이 예상된다는 말에 마음이 급해졌다. 나는 어느새 신용카드를 찾아들고 전화기 버튼을 눌렀다. 주문을 마치고 화면을 봤다. 정말 매진이 된 것인지, 정해진 방송시간이 끝났는지 다른 제품을 팔고 있었다. 홈쇼핑채널은 지상파방송 사이사이에 끼어 있어 채널을 돌릴 때 자연히 그곳을 거쳐가게 만들어 놓았다.

홈쇼핑에서는 파는 물건들도 다양하다. 먹을 것, 입을 것은 기본이고 미용기구, 화장품, 장신구, 가전제품, 아이들 전집류 등 여러 가지가 있다. 내게 그다지 필요하지 않은 물건들도 TV 화면을 보고 있으면 사야 될 것만 같다. 모델들이 입고 선보이는 옷을 보면 내 신체사이즈는 잊고 나도 그들처럼 멋있을 거라는 생각에 옷을 사고, 화장품을 사고, 건강기능식품을 먹기만 하면 건강하게 살 수 있을 것 같아 주머니를 열게 된다. 더러는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달라 다음에는 사지 말아야지 하다가도 쇼호스트들의 말솜씨에 또 넘어가고 만다.

요즘 나는 가끔 우리가 돈을 버는 것이 새로운 상품들을 구매하기 위해서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한다. 전에는 존재하지도 않던 새로운 물건이 나오고 그 물건은 어느새 우리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생활필수품으로 자리 잡는다. 냉장고가 그렇고 세탁기, 김치냉장고, 자동차, 휴대전화 등 다양하다. 이제는 이런 것들이 없다면 생활자체가 엉망이 될 것 같다. 지금도 누군가는 우리 삶이 더 편리해질 어떤 것들을 연구하고 개발할 것이다. 세상에 없던 물건이 새로 나오게 되면 그 물건을 팔기 위해 그것에 대한 효용을 홍보하고 은연 중에 세뇌당한 우리는 자연스럽게 그 물건들 구매하게 된다. 아마도 홈쇼핑이 물건의 홍보에는 아주 제격인지도 모르겠다.

나이들수록 쓰지 않고 쌓아 둔 물건들을 정리하고 홀가분하게 살아야 한다는데 버튼만 누르면 현관 앞까지 배달되는 편리함 때문에 집안에 물건들이 줄어들기는커녕 자꾸 늘어만간다.

권혜선(수필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건설경제i' 앱을 다운받으시면
     - 종이신문을 스마트폰과 PC로 보시고 실시간 입찰정보도 보실 수 있습니다.
     - 명품 컨텐츠가 '내손안에' 건설경제i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 구글
팝업뉴스 닫기
로딩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