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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안전점검 오히려 약화 우려
기사입력 2019-03-27 06:40:20.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산업재해 발생 사업주 처벌 강화 '산안법 개정안'

 

내년부터 산업재해가 발생한 사업주에 대한 처벌이 크게 강화되지만 이런 조치 때문에 오히려 현장의 안전점검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도 소수의 안전관리자가 현장의 모든 안전업무를 전담하고 있는데 앞으로 부수 업무가 대폭 늘어나기 때문이다. 안전업계에서는 건설현장 안전관리자의 역할을 명확하게 지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15일 개정 산업안전보건법이 공포되면서 내년 1월16일부터 안전조치 위반으로 근로자를 사망하게 한 사업주는 7년 이하 징역이나 1억원 이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5년 사이에 사망사고가 다시 일어나면 가중 처벌된다.

산재 사업주에 대한 책임을 강화해 산업현장의 안전조치를 강화하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건설 안전업계에서는 산안법 강화로 안전관리자의 역할이 오히려 약화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지금도 법으로 정한 안전관리자 역할이 현실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는데 이런 현상이 더 심해진다는 것이다.

건설안전 컨설팅업체의 한 대표는 “안전관리자가 건설현장에서 사고 우려가 있는 지점을 찾아 관리감독자가 개선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산안법에서 정한 역할이지만, 현실에서는 감독자가 해야 할 일까지 하고 있다”면서 “관리감독자가 수행해야 할 업무까지 안전관리자가 병행하고 있는 관행이 이어지면서 매일같이 서류업무에 치어 현장에 나갈 시간조차 없다”고 지적했다.

산안법을 보면 안전관리자는 안전에 관한 기술적인 사항에 관해 사업주나 관리책임자를 보좌하고 관리감독자에게 조언ㆍ지도하는 업무를 수행한다고 돼 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안전과 관련된 실무적인 업무를 전담하면서 실제 안전관리자가 해야 할 일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건설 안전업계의 한 관계자는 “안전관리자는 일종의 가이드 역할을 해야 하지만 현실에서는 건설현장 직원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면서 “실제는 안전감독자가 해야 할 일을 안전관리자가 모두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이 된 데는 행정기관의 관행도 한몫을 했다는 지적이다. 행정관청에서 점검을 나오면 안전감독자가 아니라 안전관리자를 먼저 찾는 게 대부분이라고 안전업계는 설명한다. 현실적으로 안전관련 실행 권한이 없는 안전관리자에게 안전과 관련된 책임이 집중되면서 법에서 정한 안전관리자 본연의 업무에 대해서는 소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경력 15년차인 한 안전관리자는 “외부기관에서 점검을 나오면 안전관리자부터 찾는 관행이 계속되면서 안전관리자가 다른 일에 신경을 더 많이 쓰게 되는 경향이 있다”면서 “법을 강화하는 것도 좋지만, 우선 정부기관부터 점검 때 안전감독자의 역할과 책임을 명확하게 지도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해석기자 haese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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