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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산책] 클로드 드뷔시, 관현악곡 ‘바다’
기사입력 2019-05-02 07:00:15.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클로드 드뷔시의 관현악곡 ‘바다’(1905)는 표제음악이다. 곡을 쓰기 시작한 1903년 여름, 드뷔시는 첫 아내 릴리의 부모 집에 머물고 있었다. 바다와는 멀리 떨어진 곳이다. 그렇다면 드뷔시에게 바다의 인상을 느끼게 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가장 일반적인 설명은 당시 프랑스 예술애호가들에게 커다란 반향을 일으킨 카츠시카 호쿠사이의 일본판화 ‘가나가와 해변의 큰 파도’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것이다. 에도 시대 말기의 괴짜화가 호쿠사이는 1830년대 초반, 당시로는 천수를 넘긴 70대 나이(89세까지 장수했다)에 ‘후지산 36경’이라는 목판화집을 간행했다. 그중 가장 유명한 걸작이 ‘가나가와 해변의 큰 파도’다. 바다 한가운데 파도가 높이 몰아치고, 그 흰 포말은 마치 악마의 치켜든 손톱처럼 위협적이다. 사공들은 배에 몸을 바짝 붙이고 필사적으로 노를 젓지만 어마어마한 자연의 위력 앞에 그 목숨은 경각에 달린 듯 보인다. 저 멀리 후지산조차 파도의 일부인 양 보이기도 한다.

 호쿠사이의 판화가 ‘바다’의 원천이라는 설에 대해 근거가 부족하다는 주장도 있다. 전체 세 곡인데, 바다의 미묘한 변화를 그린 1곡 ‘바다의 새벽부터 낮까지’와 드뷔시 특유의 유동적 기법으로 가벼운 분위기를 펼친 2곡 ‘파도의 장난’은 아무리 봐도 판화의 내용과 다르기 때문이다. 물론 가장 유명한 3곡 ‘바람과 바다의 대화’에는 위압적인 바다의 폭풍우를 연상시키는 묘사가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호쿠사이의 판화가 한순간의 상황을 그린 반면 드뷔시의 곡에서는 시간의 흐름을 느끼게 된다. 판화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것이다.

 아무튼 유럽 지식인들은 서양 예술을 일본 문화와 연결시키는 걸 흥미롭게 생각했다. 또 그 이면에는 국가, 기업, 국민이 모두 나서 자신들의 전통을 세계에 알리려는 일본의 오랜 노력이 있다. 요즘 ‘한류’가 한국을 세계에 알리고 있다지만 아쉬운 점도 많다. 과연 한류는 한국적인가?



유형종(음악ㆍ무용칼럼니스트, 무지크바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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