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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기획] 工期 압박, 대안 마련은
기사입력 2019-05-13 05:00:17.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이상기후+주52시간제…공사일수 줄어들지만

工期연장ㆍ공사비 증액 청구절차 장벽 ‘숨이 턱’


 

“폭염을 재난으로 보아 근본적이고 체계적인 종합대책을 수립하라!”(문재인 대통령)

지난해 기록적 폭염이 지속되자, 정부는 폭염을 재난안전관리기본법령상 ‘자연재난’에 포함시켜 체계적으로 대응하기로 지침을 바꿨다.

기획재정부도 ‘폭염 피해예방을 위한 공공계약 업무처리 지침’을 각 부처에 내려보냈다. 지침에 따르면 발주처는 폭염으로 중단된 공사기간만큼 계약기간을 연장해주고, 계약금액을 증액해 추가비용을 보전해야 한다. 폭염 때문에 준공이 늦어져도 지체상금을 부과해선 안된다.

기재부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사전에 계약한 계약기간 내에 공사를 끝내기 위해 무리하게 작업하다가 인명 피해가 발생하는 사태를 막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지난 3월에는 미세먼지로 비슷한 조치가 내려졌다. 전국을 집어삼킨 미세먼지에 대응할 비상저감 조치가 6일간 연속으로 발령되자, 미세먼지를 ‘사회재난’에 포함시킨 것. 기재부는 ‘미세먼지 저감 등을 위한 공공계약 업무처리 지침’도 발표했다. 미세먼지 탓에 공공공사가 중단되면 계약기간 연장과 계약금액 조정을 허용하는 게 골자다.

폭염 등 이상기후를 재난으로 규정하고 공기와 공사비 조정, 지체상금 미부과 등의 조치가 시행되고 있다. 건설사들도 기상 상황에 맞춰 현장 근로자들에 탄력근무제를 적용하거나 공사를 중단하고 있다.

문제는 폭염과 미세먼지 외에도 작업시간을 갉아먹을 악재가 산재해 있다는 점이다. 주52시간 근무제가 대표적이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작년 7월 주52시간제 시행으로 건설근로자 1명당 작업가능 일수가 연간 104일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반대로 1주당 작업물량ㆍ생산성이 같다고 가정한 노무량은 131% 불어났다. 작업시간이 짧아지고 업무량이 동일하면 노동 강도는 더 세져야 한다는 의미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이상기후와 주52시간제가 결합하면서 절대적인 공사일수가 줄고 있다”고 지적했다.

폭염 등에 따른 공기 연장과 공사비 증액이 지침처럼 수월하지 않은 것도 한계로 꼽힌다. 정부 지침대로 기상 재난 시 건설공사의 일부 또는 전부를 중지한 후 이에 대한 공기 연장과 공사비 증액을 발주처에 청구하고 인정받기까지 과정이 너무 까다로운 탓이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폭염 등 자연재해 때마다 공기와 공사비 증액을 청구하는 방식보다는 변화된 이상기후를 충분히 반영해 보다 합리적 공기와 공사비를 선제적으로 책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른 업체 관계자도 “빠듯한 공기 아래 폭염 등 기상여건을 고려하다보면 현장 작업자들의 안전에 대한 고려가 소홀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공공 건설공사 표준 공사기간 산정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무리한 공기산정으로 인한 공기 부족과 안전사고, 부실시공, 설계변경이 나날이 늘어나는 게 공공건설 현장의 현주소다. 고속철도 사업은 착공 후 5년 기준으로 38개 사업 중 36개(94.7%)가, 도시철도사업은 착공 후 6년 기준으로 12개 중 9개(75.0%)가 공기지연 상태였다.

연구 책임자인 신은영 연구위원은 “과학적ㆍ합리적 기준이 아니라 경험칙 등에 의거해 공기를 짧게 설정하는 관행이 이어지고 있다”며 “기후변화 및 근로시간 단축 등 최근 달라진 환경을 반영해 실제 소요기간을 객관적으로 감안한 공기 산정제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태형기자 kth@

〈건설을 보는 눈 경제를 읽는 힘 건설경제-무단전재 및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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