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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지속가능한 교통 연결성, 선진적 인프라 유지관리부터
기사입력 2019-05-13 05:00:14.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한승헌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원장
   

혈액 순환이 이뤄지지 않으면 몸에 이상이 생긴다. 혈관이 하나만 막혀도 큰 문제가 발생하는데, 도로와 철도 또한 국토를 구성하는 혈관과 같다. 안전과 성능을 잘 관리해 국토의 혈액 순환, 즉 교통 연결성을 지속가능토록 하는 것이 바로 사람과 물자의 흐름을 원활히 해 국민 삶을 윤택하게 하고 국가 경제발전에 이바지하는 길이다.

안타깝게도 21세기 들어 국토의 혈액 순환에 이상이 생긴 사건들이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다. 그것도 세계 경제를 이끄는 선진국에서 일어난 일이라, 체면이 말이 아니다. 2007년 미국 미시시피강 교량이 붕괴했고, 2012년 일본 사사고 터널이, 가장 최근인 2018년에는 이탈리아 모란디 교량이 무너져 많은 사상자를 냈다. 사고의 공통 분모는 모두 30년 이상된 노후 인프라인 점이다. 노후 시설물의 유지관리 실패가 인적ㆍ물적 피해뿐 아니라 금액으로 환산하기 힘든 사회적 비용인 교통 연결성 장애를 초래한 것이다. 이는 지속가능한 교통 연결성을 위한 우리의 노력이 사람과 물자의 이동을 지탱하는 기반시설, 즉 인프라에 대한 심도 있는 고민으로 이어져야 함을 의미한다.

오는 22일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열릴 ‘2019년 세계교통장관회의(ITF Summit 2019)’ 주제가 바로 ‘지역통합을 위한 교통연결(Transport Connectivity for Regional Integration)’이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을 비롯해 전 세계 59개국 장관급 대표단과 기업, 언론, 학계 등 1300여명이 참가해 교통 연결성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에는 특히 우리나라가 의장국을 수임해 국제 교통정책 방향 설정에 주도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교통이 제공하는 연결성은 시장 경제의 지평을 넓히고 보다 많은 기회의 창을 열어 준다. 보다 강력한 지역사회의 구축과 영향력 확대도 가져 온다. 교통 연결성은 국가 경제를 강하게 하고 사회 번영을 돕는 발판이다. 이와 관련한 장애를 미리 인지하고 예방하려는 노력은 수없이 강조해도 모자람이 없다. 시설물 붕괴처럼 심각한 장애를 유발하는 요인은 드물기 때문이다. 사고 지점 주변의 모든 교통망이 마비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한 체계적ㆍ전략적 관리가 절실하다.

선진국은 계획, 이행, 점검, 환류의 네 단계 유지관리 틀에 따라 인프라를 관리한다. 특히 미국은 각 주의 재무현황에 도로 등 공공재의 자산가치를 반영토록 하는 회계기준과, 자산관리계획에 의한 공공재 투자에만 연방정부 예산을 지원하는 투자 기준을 운용해 의회와 정부, 연구기관이 인프라 노후화에 공동으로 대응하고 있다. 일본은 국가 차원의 인프라 장수명화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지자체별 행동계획까지 병행해 노후 인프라를 관리한다.

우리나라도 작년 지속가능한 기반시설 관리기본법을 제정하고, 올해 하위 법령 및 관리기준 마련, 기본계획 수립까지 차근차근 진행 중이다. 기반시설의 선제적 관리를 통한 생애주기 비용 최소화를 목표로 잡았다. 우리 연구원을 중심으로 성능개선 공통 기준을, 한국시설안전공단을 중심으로 최소유지관리 공통 기준도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SOC 투자예산이 갈수록 줄고, 그나마 남은 예산도 시설물의 양적 확충 위주로만 투자되는 점은 우려스럽다. 노후 인프라 유지관리 및 성능개선에 필요한 투자 데이터 관리의 미흡과 선제적 관리를 위한 분석용 데이터가 흩어져 있는 점도 서둘러 개선해야 한다. 20년 후에는 노후 교량이 46.8%, 노후 터널이 22.3%에 달하는, 바야흐로 노후 인프라 시대로 접어든다. 선진국의 인프라 투자 중 유지관리 비중이 30% 이상임을 고려하면 우리나라의 14.2%는 초라하다. 노후 인프라 붕괴는 심각한 교통연결 장애는 물론 국가 경제와 국민 삶의 붕괴로 이어지는 만큼, 보다 과감한, 전략적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

첫째, 통합적이고 선제적인 시설물 유지관리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개별법과 관리 주체별로 따로따로 관리되는 현 체계를, 기반시설기본법에 근거한 컨트롤타워 중심의 통합관리체계로 바꿔야 한다. 기본계획 및 관리계획에 의한 선제적 유지관리체계와 성능개선 공통 기준을 활용한 합리적 의사결정 체계도 필요하다. 둘째로 성능 중심의 인프라 투자가 필요하다. 시설물의 성능 데이터, 서비스 수준, 시나리오 분석 등을 활용해 시설물 유지관리 및 개량 투자의 과학적 의사결정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미국은 미래투자 규모 추정 때 현 투자규모 유지, 양호한 보수상태, 수요증가(0.5%와 2.2%) 등의 네가지 시나리오를 활용한다. 우리도 참고해야 한다.

셋째, 인프라 빅데이터를 구축, 활용해야 한다. IoT, 드론, 로봇, BIM과 같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을 활용해 체계적으로 데이터를 수집ㆍ관리하고, 이를 기반으로 국가 인프라 성능(서비스)지수를 마련ㆍ공유해 데이터 기반으로 인프라 성능 변화를 예측하고, 최적의 보수보강 시기와 공법, 그리고 비용까지 예측해야 한다.

교통 연결성의 핵심은 모든 이용자를 품는 기반시설이다. 반석 위에 지은 집이 천년을 지속하는 것처럼 튼튼한 인프라만이 지속가능한 교통 연결성을 약속한다. 아무쪼록 전 세계의 교통을 책임지는 장관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올해 세계교통장관회의에서 세계로 뻗어가는 우리 인프라 기술을 널리 알리고, 지속가능한 교통 연결성을 위한 인프라 유지관리의 중요성이 재조명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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