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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스페셜] 새벽 2시간씩 시간과의 사투… ‘교량 위 교량’ 安全 세우다
기사입력 2019-05-15 06:40:09.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한화건설 ‘밀양~울산 고속도로 9공구’ 현장…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든 토목기술의 힘

총 8개 교량ㆍ4개 터널 건설

밑으로 경부고속철도 지나는

‘보은철교’ 최대 난공사 꼽혀

 

KTX운행에 고압선 위험까지

작업 가능시간 새벽 2시간뿐

한치 오차없는 철저한 사전준비

삼현피에프 런칭거더 방식 적용

안전사고 단 1건도 없이 마무리

 

 

최근 다소 위축되긴 했지만, 토목인의 자부심은 여전히 상당하다. 산을 깎고 뚫어 도로와 철도를 놓고, 교량과 댐을 만드는 일은 얼마나 힘든 작업인지 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모른다. 그들의 열정과 노력이 없었다면 ‘반나절 생활권’이라는 단어는 세상에 나오지도 않았을 것이다. 가족과 떨어져 장기간 오지에서 묵묵히 소임을 다하는 토목인이야말로, 불가능을 가능하게 하는 건설인이라고 할 수 있다.

한화건설이 시공 중인 밀양∼울산 고속도로 제9공구도 이 같은 토목인들이 모인 현장이다. 밀양∼울산은 전국 간선도로망 계획(7x9)의 동서1축과 2축의 간격 보완으로 진행되는 함양∼울산(함양∼창녕ㆍ창녕∼밀양) 중 마지막 구간이다. 경남 밀양시 산외면에서 울산 울주군 청량면까지 총 연장 45.17㎞의 왕복 4차로 도로로, 2014년 3월 함양∼울산 3개 구간 중 가장 먼저 착공했다. 지난해 말 기준 공정률은 60.0%이며, 2020년 12월 완공 예정이다.

밀양∼울산이 완공되면 주행시간이 현재 49분에서 27분으로 단축돼 영호남을 연결하는 물류 및 관광산업의 동맥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서 발생하는 물류비용 절감 효과는 연간 1601억원으로 추산된다.

총사업비 1619억원이 투입되는 밀양∼울산 제9공구(5.75㎞)는 전체 10개 공구 가운데 가장 어려운 공구로 꼽힌다. 200m 이상 장대교량 5개를 포함해 총 8개의 교량이 들어서고, 4개의 터널이 뚫린다. 제9공구 전체의 60%가 교량과 터널로 조성되는 것이다.

이 가운데 울주휴게소와 연결되는 보은철교(450m)는 난공사 중 난공사였다. 보은철교 밑에는 경부고속철도가 통과하고 그 아래에는 군도 25호선이 지난다. 3개의 도로가 입체적으로 교차하는 셈이다. 더구나 교차구간이 협곡에 있어 지상에서 보은철교까지 높이가 35m에 달했다.

무엇보다 경부고속철도가 가장 큰 장애물이었다. 고속도로 위에 고속철도 교량을 앉히는 것은 큰 문제가 안 되지만, 그 반대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고속철의 운행도 그렇지만, 고속철도의 상부에는 2만5000V의 고압선이 설치되어 있다. 시공 중 낙하물이 떨어져 고압선을 건드리면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규홍 현장소장은 “현장설명회 때 난구간인 것은 알았지만, 지난해 여름 막상 닥쳐보니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래도 철도시설공단, 철도공사, 발주처, 협력사 등과 긴밀한 조율 끝에 거더 설치를 완료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한화건설이 시공 중인 밀양∼울산 고속도로 9공구에서 최고의 난공사로 꼽히는 보은철교 밑으로 경부고속철(KTX)이 지나고 있다. 안윤수기자 ays77@

교차구간에 거더를 설치하는 데 한화건설에 주어진 시공시간은 하루 단 2시간에 불과했다. KTX 운행이 종료된 새벽 1시 반부터 5시까지만 시공이 가능한데, 이마저도 고압선 단전과 재연결 시간을 빼면 2시간밖에 남지 않았다. 거더 1개를 설치하기에도 빠듯한 시간이었다.

그만큼 사전준비를 철저히 했다. 기상조건을 꼼꼼히 체크하고, 미리 설치 구조물에 거더를 올려 단전 신호가 떨어지길 기다렸다. 교량의 거더는 일반적으로 크레인으로 들어 올려 설치하지만, 이 시간도 아끼기 위해 런칭거더 방식을 적용했다. 런칭거더는 레일이 깔린 철제 트러스 위에 거더를 올린 뒤 레일을 이용해 거더를 밀어 설치하는 방식이다. 토목인의 정성에 하늘도 감동했을까. 한화건설은 주어진 시간 내 거더 1개를 설치할 수 있었다.

교차구간에 설치되는 거더는 총 32개. 이론적으로는 꼬박 한 달 정도면 충분하지만, 돌발상황이 많은 현장의 특성상 두 달 정도가 걸렸다. 아무리 준비를 해도 갑자기 비가 내리면 안전상 철수해야 했다. 또 연휴기간ㆍ대수송기간 등 철도운행이 몰릴 시기이거나 철로 점검이 실시되면 공사는 중단됐다.

이 소장은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했다. 부슬비에도 공사를 중단했다. 낙하물이 고속철로 위로 떨어지지 않도록 이중삼중으로 방호벽을 치고 고속철로 위에도 방호장비를 깔아놓은 뒤 시공했다. 두 달 동안 단 1건의 안전사고도 없다는 점에 자부심을 느낀다”면서 “거더 설치를 담당한 협력사 삼현피에프에도 박수를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안전을 우선시하는 이 소장의 현장관리는 발주처로부터도 인정받았다. 밀양∼울산 제9공구는 2016년 한국도로공사의 우수 현장으로 선정됐다. 당시 도공에서 시행하는 전체 78개 현장 중 7개 현장이 우수현장으로 뽑혔는데, 이에 해당된 것이다. 최우수 현장은 없었기 때문에 그 가치는 더욱 빛났다.

23년차 토목인인 이 소장은 “지금껏 토목현장을 누비면서 중대사고를 단 한 번도 겪지 않은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이곳 밀양∼울산 제9공구도 안전하게 공사를 완료하는 게 목표”라고 다시 한 번 안전을 강조했다.

 

정회훈기자 hoony@ 사진=안윤수 기자 ays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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