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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과 시선] 너와 내가 다르지 않다
기사입력 2019-05-15 07:00:09.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통도사의 불이문

 

 아름다운 것을 자주 접해야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듯이, 다양한 건축공간을 접해야 보다 나은 건축물을 만들 수 있다. 필자는 꾸준히 국내외의 전통건축과 현대건축을 답사하는 편인데, 이름난 사찰은 건축과 외부공간이 어우러지는 모습을 볼 수 있어 수차례 다시 찾기도 한다. 고즈넉하던 산사도 수많은 인파와 형형색색의 연등으로 채워지는 5월, 이러한 광경을 사진에 담으려 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차분히 건축과 외부공간을 살피고자 했던 필자에게는 답사가 꺼려지는 시기이기도 했다.

 통도사는 부처의 사리를 봉안한 불보사찰로, 법보사찰 해인사, 승보사찰 송광사와 함께 삼보사찰이라 불리는 중요한 곳이다. 지형에 순응하며 자연스럽게 조성된 가람배치와 불이문을 지나면 사리탑을 바라보는 대웅전이 측면으로 돌아앉아 배치된 독특함을 가졌다. 산문과 일주문, 천왕문, 해탈문 등을 거쳐 진입하는 과정은 다른 사찰에서는 세속과 불법의 공간에 경계를 만들려는 것으로 느껴지기도 하는데, 통도사의 불이문은 생사 및 만남과 이별과 같은 상대적인 모든 것이 둘이 아닌 하나이고 궁극적으로 부처와 중생이 다르지 않음을 이야기한다. 문으로 경계를 만들면서 안과 밖이 다르지 않다는 다소 역설적인 가르침을 주고 있는 것이다.

 불이문에 들어서서 대웅전을 바라보는 장면은 불이문의 가르침을 조금이나마 설명하는 듯하다. 벽으로 막는 것이 아닌 최소한의 기둥으로만 구획하여 파노라마처럼 장면을 담아내고 있다. 그 장면 안에서 밝음과 어두움, 자연과 인간, 땅과 하늘이 하나되고 있었다. (원고작성 후 들려온 통도사 인근의 사고소식에 급하게 안타까운 마음을 더한다.)

 

박정연(그리드에이건축사사무소 대표)

 

〈건설을 보는 눈 경제를 읽는 힘 건설경제-무단전재 및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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