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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이행보증제도 개선 필요하다.
기사입력 2019-05-27 07:00:11.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건설부문에서 이행보증제도는 건설산업의 선진화 및 글로벌화를 위해 2001년 1000억원 이상 최저가 공사에 대해 처음 도입되었다. 공사이행보증제도는 계약상대자가 계약상의 의무를 이행하지 못하는 경우에 보증기관이 대신하여 그 의무를 이행할 것을 보증하는 제도이다. 기존 계약보증에서 역무 이행방식인 시공연대보증제도의 폐해가 부각되고 계약보증이 위약금 지불에 불과하다는 비판과 함께 이를 대체하기 위해 공사이행보증제도가 도입되었다. 현재는 300억원 이상의 공공공사계약에 대하여 40% 보증금의 이행보증증권을 의무적으로 제출하는 공사이행보증제도가 확대 운영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08년부터 최근까지 공사이행보증으로 인한 보증이행(역무) 건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운영상의 문제점도 지적되고 있다. 국가계약법시행령 제52조 및 시행규칙 제66조에서 공사이행보증서의 발급 및 보증기관의 의무 이행에 대하여 명시하고 있다. 공사이행보증서에 의해 보증기관이 보증채무를 이행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계약상대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계약상의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 보증기관은 보증이행업체를 지정하여 당해계약을 이행하게 하여야 하거나 공사이행보증서상의 보증금을 현금으로 납부하게 하여야 한다(정부입찰ㆍ계약 집행기준 제44조). 공사이행보증 대상 건설공사에서 원수급인이 계약을 이행하지 못할 경우 보증기관의 공사이행보증 책임이 발생한다. 보증기관은 공사계약 이행을 위하여 보증이행업체를 선정하여야 하는데 보증이행업체 선정에서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먼저, 잔여공사에 대한 구체적 정황을 무시한 일률적인 자격 요구는 보증이행업체의 선정을 지나치게 어렵게 한다. 정부입찰ㆍ계약 집행기준 제45조에서는 잔여공사의 규모, 기술적 난이도, 특수공정의 포함 여부 등을 고려하지 않고 공사이행보증의 보증 시 공사ㆍ보증이행업체에 일률적으로 당초 입찰공고 시 입찰참가자격을 요구하고 있다. 공동계약의 보증사고 시, 잔존구성원에게 엄격하게 전체 계약에 대한 이행능력을 요구하고 있다.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이 발주한 A 도로건설공사의 경우, 전체공사(공사금액 879억원) 대비 7%의 잔여 공사(공사금액 59억원)에 대해 4번이나 보증이행 입찰이 있었다. 현저히 규모가 줄어든 잔여 공사에 계약집행기준에 규정된 계약이행요건을 만족하는 건설업체가 아무도 입찰에 참가하지 않아, 수의계약으로 보증이행업체를 지정하여 위탁계약을 체결하기까지 193일이나 소요되었다.

 둘째, 보증이행단계에서 많은 시간과 추가비용이 낭비되는 등 과도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한다. 당초 입찰공고 시 입찰참가자격을 갖춘 건설업체가 소규모 잔여공사의 보증이행을 기피함으로 인해, 보증이행업체를 지정하는 데 많은 시간과 추가비용이 낭비된다. 당해 사업의 준공 지체로 공사 준공으로 얻고자 했던 사업효과를 적기에 보지 못함으로써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셋째, 공동계약의 잔존구성원은 계약의 직접당사자로서 잔여공사를 이행하여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기회가 보장되어야 하지만, 엄격한 자격 요구로 공동계약이 잔존구성원의 의사에 반하여 보증사고가 발생된 것으로 간주되는 문제까지 발생한다. 해당 공사의 공정률이 일정수준에 이르게 되면 대부분의 주요 공정이 사실상 완료되기 때문에, 전체 공사에 대한 입찰참가자격을 갖추지 못한 중소건설업체라 할지라도 공사를 이행할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공동계약의 주된 구성원이 부도 등의 사유로 계약을 이행할 수 없는 경우, 대부분의 잔존구성원은 주된 구성원의 잔여공사를 승계 이행하여 손실을 최소화하려 한다. 2006년 원주국토관리청이 발주한 B 도로공사의 경우 잔존구성원은 주된 구성원의 잔여공사 수행이 충분히 가능하여 공사이행을 원했지만, 당초 계약이행요건에는 미달해 공사를 포기하였다. 해당 업체는 결국 공사 포기에 따른 손실 및 과도한 연대채무부담 등으로 인해 연쇄 도산하였다.

 따라서 무엇보다 잔존공사 시공을 위한 보증이행업체 자격기준이 새롭게 마련되어야 한다. 잔여공사의 공사금액 규모가 작으면 작을수록 오히려 자격이 충분한 대형업체의 공사참여가 줄어들어 보증이행 업체 선정이 더욱 어려워진다. 다양한 건설공사의 특성을 반영하여 기본 공종에 대한 선정 기준이 만들어져야 한다. 그리고 잔여공사의 이행에 있어 해당 공사의 이행능력을 갖춘 중소규모의 잔존구성원도 공사수행이 가능하도록 제도가 개선되어야 한다. 특히 잔존구성원들의 경우, 진행 중인 공사의 시공 상 특성과 효율적인 이행에 대한 정보를 가장 많이 갖고 있다고 할 수 있기 때문에 잔존구성원이 시공을 유지하는 것은 오히려 공사의 품질 및 공기의 유지 등 효율적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중소건설업체가 잔여공사를 이행할 경우 품질저하 및 추가적인 공사 중단의 발생 등에 대한 보완책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보증이행업체 자격기준을 마련하기 위해서 공종별 특성 및 이행보증사고 등에 대한 연구와 분석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 대체시공 시 하자보수에 대한 책임을 누가 부담할 것인가에 대한 방안 등도 다각도로 모색되어야 할 것이다.

 

김명수 교수(가톨릭대학교 경제학과)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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