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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건설노조 해법찾기 시급하다
기사입력 2019-06-04 05:00:27.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1931년 완공한 미국 뉴욕의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1972년 세계무역센터가 들어서기 전까지 41년간 세계 최고층 빌딩으로 기록된 세기의 랜드마크다. 그런데 공기가 불과 410일이다. 2016년 12월22일 완공된 국내 최고층 롯데월드타워의 공기가 6년가량임을 감안하면 놀랍다. 어떻게 가능했을까? 최근 만난 건축구조기업의 한 회장이 미국 현지의 지인과 관청 등으로부터 들은 일화를 들려줬다.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건설현장 곳곳에서 잠을 자거나 샌드위치를 먹는 건설근로자들의 오랜 흑백 사진이 실마리라고 한다.

대공황이 엄습한 1930년대 미국 건설현장을 좌지우지한 근로자의 주류는 마피아를 낀 이탈리아계 노동조합이었다. 세계 최고층 빌딩 건설을 결정한 제너럴모터스의 존 제이콥 래스콥 대표는 비용ㆍ공기 최소화를 노렸다. 노조에 소속된 기존 건설근로자로는 답이 안 나온다는 판단 아래 체코 등 동유럽권의 저임 근로자들을 대거 데려왔다. 기존 노조는 강력히 반발했고, 보복과 협박도 잇따랐다고 한다. 랜드마크 현장의 건설근로자 상당수가 마피아 보복이 두려워 현장에서 숙식을 해결했고, 그 단면이 흑백 사진 속 근로자란 전언이다. 그 덕분에 당시 기술로 상상조차 힘들었던 주 4.6층의 골조공사 속도까지 실현했다고 한다.

이로부터 한 세기 가량이 지난 지금, 지구 반대편의 국내 건설현장에서 비슷한 상황이 재연되고 있다. 차이점은 당시처럼 건설현장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밤샘작업을 하면 근로기준법 제50조의 주40시간, 일일 8시간 초과 근로로 2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형을 피하기 힘든 점 정도다. 건설노조들마다 조합원을 건설현장에 더 투입하기 위해 전국 곳곳의 현장에서 시위를 벌인다. 조합원을 늘리는 데도 안간힘이다. 부산ㆍ경남권 레미콘 믹서트럭 운전자를 성공적으로 포섭한 민주노총이 제시한 조건이 1회 운반비 7만원에 주5일제란 소문도 돈다. 지금은 주6일 근무에 1회 운반비 4만여원을 받는다.

현장 내 비리와 부정, 협박 등으로 수년 전 검경의 집중적 타깃이 됐던 건설노조 소속 타워크레인 운전자들이 4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가겠다고 선언했다. 요구사항은 과거처럼 임금 인상이다. 그리고 급속히 발전하는 무인기술 흐름을 뒤집어보겠다는 소형 무인타워크레인 사용금지다. 19세기 초반을 휩쓴 산업혁명에 저항해 기계를 파괴하면서 자신들의 일자리를 지키려 한 ‘러다이트(Luddite) 운동’이 떠오른다.

최근 만나는 건설ㆍ자재기업들마다 “노조 때문에 사업을 못하겠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이게 다가 아니다. 이들 인력을 운용하면서 안전도 챙겨야 하고 쏟아지는 환경규제와 비용도 감당해야 한다. 수십년 사업을 해왔지만 지금과 같은 고비용 구조는 처음 겪는다는 하소연도 들린다. 국민소득 3만달러를 돌파한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 안착하려면 양극화는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다. 그러나 최근 노조의 행태는 도를 넘어섰다. 더불어민주당의 신창현 의원이 최근 경찰청으로부터 확보해 공개한 자료만 해도 건설현장 집회ㆍ시위가 2014년 857건에서 작년 2486건으로 3배 가까이 불어났다고 한다. 이제는 무소불위의 건설노조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

 

김국진 산업2부장 jin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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