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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시설물 성능 유지ㆍ연장에 노력해야
기사입력 2019-06-05 16:53:02.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지난 4월4일 우리나라 서남해안에서는 아주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총연장 7.22km의 해상 연도교인 천사대교가 9년 만에 완성돼 개통식을 가진 것이다. 천사대교 개통은 지난 2012년 개통된 이순신대교에 이어 다시 한 번 우리나라 교량기술이 세계 수준에 올라 있음을 각인시킨 계기가 됐다. 천사대교는 복합적이면서도 독창적인 교량 형식을 취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특수교량이라 하면 케이블을 사용해 상판을 공중에 매단 사장교와 현수교를 지칭하는데, 천사대교는 이들 두 형식의 교량을 나란히 이어 놓은 아름다운 모습을 창출하고 있다.

  천사대교 개통은 섬 주민들의 생활편의를 획기적으로 개선한 것으로 평가된다. 뱃길이 끊기면 꼼짝없이 섬에 갇혀 있어야 했지만 이제는 단 10분이면 언제든지 육지로 나갈 수 있게 된 것이다. 로마교황(pope)의 명칭이 ‘교량(ponti)을 만드는(fix) 사람’에 기원을 두고 있으며, 뭇 중생들에게 신세계로의 길을 열어주는 교량 및 터널의 기술자가 한때는 모두 불교 승려였던 사실을 섬 주민들에게 굳이 알려주지 않더라도 교량 앞에 숙연한 마음을 가질 것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그러나 천사대교와 같은 대형 장대구조물은 아름다운 미관을 제공하는 반면, 복잡한 구조체계로 인해 거동 특성을 이해하기가 만만치 않다. 우선 앞서 지적한 기후변화를 모두 견뎌내야 하며, 해상 환경, 특히 태풍과 같은 바람에 더욱 취약한 특성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사용중 안전확보 및 효율적인 유지관리를 위해 전문가에 의한 지속적인 관리와 상시 계측 시스템 도입이 필수적이다. 해외에서도 특수교량을 전담 관리하는 별도 조직을 운영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국토교통부 산하기관인 한국시설안전공단의 특수교관리센터가 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현재 특수교관리센터는 천사대교를 포함하여 30여 개에 달하는 일반국도상 특수교에 대해 지역사무소 체제를 통해 유지관리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사장교 및 현수교를 위시한 특수교량은 일반국도뿐만 아니라, 고속도로와 지방국도 등에도 설치돼 있다. 현재 우리나라 특수교는 80여개에 달하는데, 그중 절반은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전담조직이 구성되어 있지 않는 교량이 상당수에 이르는 실정이다.

  성수대교 및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를 계기로 출범한 한국시설안전공단은 지난 20여년 동안 국민생활의 근간이 되는 기반시설물에 대한 안전관리를 전담하는 전문기관의 역할을 수행해 왔다. 유지관리 제도를 꾸준히 정비‧이행함으로써 사용중인 전담 시설물에서는 단 한 건의 안전사고도 발생하지 않는 성과를 이루었다. 그러나 사용 중에 있는 교량, 터널, 댐, 항만, 하천, 옹벽, 절토사면, 공동구, 상하수도 등 국가 주요 시설물들이 하나둘 노후화되는 시점에 이르렀으며, 이 가운데 60%를 차지하는 도로시설물의 노후화 속도가 가장 빠른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안전제일 문화’가 확산되고 있는 사회적 분위기는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지난 2018년 12월31일 제정 공포돼 오는 2020년 1월부터 시행될 예정인 ‘지속가능한 기반시설 관리 기본법’이다. 이 법에는 공공 기반시설물에 대해 최소한의 유지관리 기준과 성능개선 기준을 설정하고 있다. 노후 기반시설물의 계획적 관리 및 소요 재원 마련을 위한 법적 근거도 담고 있다.

  지자체는 열악한 재정 사정 등으로 인해 특히 도로시설물의 유지관리에 필요한 예산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은데, 이 법에는 지방재정 지원방안도 포함되어 있다. 이로써 국도상의 특수교량뿐만 아니라 지자체의 특수교량까지도 포함시켜 ‘국가특수교관리센터’ 체제를 맞이한 것이다. 우리 공단 특수교관리센터에서는 사용 중 유지관리 업무를 ‘설계・시공’과도 연계시키는 것은 물론 발생한 각종 손상 및 오류 등을 투명하게 관리하고 피드백하는 등의 공공성 강화와 더불어 특수교 관련의 기술혁신에도 매진하고 있다.

  이제는 시설물이 단순한 자산이라는 생각을 넘어 ‘시설물=생산’이라는 인식을 통해 기존 시설물의 성능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연장시키는 데 노력을 더 집중해 나갈 시점이다.

 

박시현(한국시설안전공단 특수교관리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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