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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불] 재정부담 크고 사업구조 바뀌면 차질 불가피
기사입력 2019-06-10 06:40:18.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월요기획] 예타면제 사업 어디까지 왔나

 

남부내륙철도ㆍ울산외곽순환도로ㆍ압해∼화원 해저터널 등

민간투자 활용 검토하고 갈등해소 대책 필요

 

대통령 공약이자 울산지역 최대 숙원사업인 울산외곽순환고속도로 건설사업. 예타를 면제받는 데까지는 성공했으나 착공까지는 ‘가시밭길’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특히 이 사업은 당초 시가 면제를 요청한 사업계획과 정부의 적정성을 검토하는 사업내용이 크게 달라졌다.

시가 앞서 지난해 말 균형발전위원회에 면제를 요구한 울산외곽순환고속도는 총사업비 1조원, 총연장 25.3㎞다.

하지만 정부는 면제 요구를 수용하면서 2개 구간을 분리했다. 순환도로 구간(14.5㎞)과 이어지는 울산 북구 농소동∼산하동(농소∼강동) 구간을 별도 검토하기로 한 것이다.

이 경우 순환도로 구간 사업비는 전액 국고와 도로공사에서 부담하지만, 농소∼강동 간은 혼잡도로 개선을 근거로 공사비 50%와 보상비 전액을 지방비로 부담해야 한다.

약 2620억원으로 추정되는 사업비를 마련해야 하는 지자체로서는 ‘반쪽짜리’ 균형발전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정치권까지 가세해 논란이 가중되고 있는 형국으로, 중앙과 지방의 조속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사업은 상당기간 진척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전남 신안군의 섬들을 잇는 연도ㆍ연륙교인 압해∼화원 국도건설사업은 적정성검토부터 순탄치 않다.

일부 사업구간 내 계획된 해저터널이 ‘발목’을 잡고 있는 모양새다.

이번 면제조치 이전에 실시된 예타 및 타당성재조사에서 기준(1.0)에 한참 못 미치는 경제성 0.17, 0.28에 그친 것도 사실상 해저터널 때문이었다.

이에 전남도 등 지자체들은 이미 해저터널을 해상교량으로 바꿔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고, 적정성검토에서도 사업내용은 큰 폭의 조정 및 수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해저터널이 해상교량으로 변경된다면 추가적인 타당성조사를 비롯해 향후 기본계획 수립 등 후속절차도 크게 지연될 수 있다.

예타 면제사업 중 ‘최대어’로 꼽히는 남부내륙철도도 현재로서는 착공일정을 점치기 어렵다.

당초 경남도의 제안 당시(5조6000억원) 대비 총사업비가 1조원 가까이 줄어든 데다, 전체 노선연장만 172㎞에 달해 노선 확정과 지역갈등, 민원, 보상 등에 ‘험로’가 예상된다.

재원확보 우려와 정치적 논란도 있다. 사업비가 줄긴 했지만 4조6000억원에 달하는 예산을 적기 확보하는 것도 쉽지 않은 데다, 막대한 운영관리비도 심각한 재정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일부에서 다시 민자 전환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정치권 일부에서는 여전히 선거 등을 의식한 ‘선심성’ 혹은 ‘밀어주기’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타지역 지자체 관계자는 “사업계획만 보면 오는 2022년부터 몇 년에 걸쳐 남부내륙철도 1건의 사업에만 연간 9000억원에서 1조원이 넘는 예산을 주도록 돼 있는데, 이는 형평성 차원에서 납득하기 쉽지 않은 대목”이라며 “예타는 면제됐지만 타당성은 꼼꼼히 분석해서 필요 시 민자를 활용하는 등 국가의 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평택∼오송 복복선화 사업의 앞길에도 걸림돌이 산재해 있다.

현재 국내 고속철도는 북쪽으로 광명∼평택, 수서∼평택 노선과 남쪽의 오송∼광주송정, 오송∼부산 노선 등 2개 노선이 있는데, 이 남북 노선을 연결하는 구간은 평택∼오송 1개뿐이다. 이 때문에 이 구간 병목으로 인한 서행이나 지체가 불가피했고 예타 면제사업 중에서도 가장 착공이 시급한 사업으로 꼽힌다.

하지만 평택∼오송 복복선화가 천안아산역을 정차하지 않는다는 계획이 알려지면서 지자체들의 반발이 거세다. 게다가 최근 공청회에서 서울∼세종고속도로 세종∼안성 구간의 오송지선이 설치되면 평택∼오송 복복선화 공사도 어렵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체 45.7㎞ 구간 중 85.1%인 38.9㎞인 지하구간을 지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천안아산역 설치 또는 고속도로 구간 병첩 해소, 지상화 등 중요 계획이 변경된다면 착공은 더욱 멀어진다.

충북선 철도 고속화사업도 조기 추진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 사업은 시속 120㎞에 불과한 청주공항∼제천 구간(87.8㎞)의 열차 주행 속도를 230㎞까지 높이고, 강원ㆍ호남 고속철도와 연결하는 사업이다.

문제는 정부가 예타 면제 후 적정성검토 과정에서 충북도가 제시한 오송 연결선(7.5㎞) 신설을 제외했다는 점이다. 도는 오송 연결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경제성이 떨어지고 향후 시설 운영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또 노선이 예정된 지역 내에서는 동충주역 신설 등 각종 역사 설치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조기 착공을 위해서는 조속히 해소해야 할 과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본계획이나 설계는 물론, 적정성검토조차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는, 당장 우려되는 사업이라도 조기 추진될 수 있고 순탄한 사업이라도 장기 지연사태를 맞을 수 있다”면서 “핵심은 예타 면제라는 선행조치가 있었다면, 이에 걸맞은 속도의 후속조치가 따라야 하고 필요 시 민자 유치 등 가용한 수단을 총동원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봉승권ㆍ이재현기자 skb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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