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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스페셜] 서소문성지 역사공원ㆍ박물관 - 동부건설
기사입력 2019-06-12 06:00:16.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난해한 도면ㆍ골조업체 착공 1년만에 ‘포기’…난관 뚫고 성공적 준공 앞둬

 

   
서울 중구 서소문근린공원이 3년 4개월 간의 리모델링 공사를 마치고 지상1층~지하4층 규모의  서소문역사공원과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안윤수기자 ays77@



조선 후기 개혁 사상가의 처형장소였고, 1997년 외환위기 때에는 급증한 노숙인들이 모여드는 곳으로 유명했던 서소문 사거리가 ‘서소문성지 역사공원ㆍ박물관’으로 재탄생한다. 공사 마무리 작업이 한창인 현장에는 시공을 담당한 동부건설과 프로젝트 관계자 외에 전시회를 준비하는 인력이 함께 작업 중이었다.

이상윤 동부건설 현장소장은 “역사적, 종교적으로 매우 의미 있는 프로젝트이기에 회사 차원에서도 관심이 많았던 사업”이라며 “예산 문제로 설계 변경이 잦긴 했지만, 주요 공간은 설계자의 의도대로 시공이 진행된 매우 완성도 높은 건축물”이라고 설명했다.

역사·종교적으로 갖는 공간적 의미가 크다 보니 프로젝트는 추진 당시부터 주목을 받았다.

특히 천주교의 관심이 집중됐다. 신유박해(1801년), 기해박해(1839년), 병인박해(1866년)를 거치며 천주교인 100여명이 서소문 행형장에서 처형됐고, 이 중 44명이 천주교 성인으로 추앙되며 천주교 역사상 가장 많은 성인을 배출한 곳이기 때문이다. 2014년 8월에는 프란치스코 교황도 이곳에서 참배했다.

 

   
지하에 위치한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의 콘솔레이션 홀/   안윤수기자 ays77@



공간의 상징성은 난해한 설계도로 이어졌다.

사업이 건축계 최대 이슈로 떠오르며 2014년 진행된 국제현상설계공모에는 무려 296팀이 응모했고, 여러 차례의 기술심사를 거쳐 인터커드(대표 윤승현)ㆍ보이드아키텍트(대표 이규상)ㆍ레스건축(대표 우준승) 컨소시엄의 ‘인시티 인그레이빙 더 파크(EN-CITY_ENGRAVING the PARK)’가 당선됐다.

‘인그레이빙(engraving)’이란 조각도로 홈을 파 넣어 요판(凹版)을 만드는 판화기법이다. 지상은 공원으로 조성된 부지 위에 판화처럼 주요공간을 조각도로 판듯이 땅속에 새겨(en-) 넣겠다는 의미다. 지상과 지하에 각각 다른 성격을 부여하고, 관람객의 동선은 ‘순례길’을 닮듯이 조성됐다. 지상 1층∼지하 4층, 연면적 4만6000여㎡ 규모의 복합공간이 순례길을 따라 배치되다 보니, 지하의 역사박물관, 하늘광장, 콘솔레이션(Consolationㆍ위로)홀, 교회, 도서관, 세미나실을 찾는 동선은 자칫 복잡하게 느껴질 정도다.

 

   
지하에 위치한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은 상설전시실과 기획전시실, 콘솔레이션 홀, 하늘광장으로 크게 나뉘어 있다. 하늘광장 모습/   안윤수기자 ays77@

 

동부건설 관계자는 “현장에서 근로자들이 길을 잃을 정도였다”며 “베테랑 기능공들도 도면을 잘 이해하지 못해 공사 중에 협의할 일이 많았다”고 토로했다.

2016년 진행된 시공사 선정은 전시시설 실적으로 제한한 경쟁입찰이었다. 8개사가 참여했고 동부건설이 사업을 수주했다. 철거와 토목 일부, 전기·통신, 인테리어 공사 등을 제외한 사업비는 318억6600만원(부가가치세 포함). 공사비가 과소 책정됐다는 것은 도면을 받아보고서야 파악할 수 있었다. 견적 산출이 어려울 정도로 도면의 난이도가 높았던 탓이다.

이 때문에 착공 1년 만에 골조공사를 담당한 A전문건설사가 ‘사업 포기’를 선언했다. 동부건설이 부랴부랴 사업을 담당할 다른 전문건설사를 찾아 골조공사비를 다시 책정해보니, 최초 사업을 맡았던 A사가 견적했던 금액의 150% 수준이었다.

터무니없이 적은 공사비는 잦은 설계 변경으로 이어졌다. 발주처(서울시 중구청)와 협의하며 설계를 바꾸다 보니 시공기간은 당초 20개월에서 30개월로 늘어났다. 게다가 인테리어 공사는 천주교 쪽 사업을 주로 담당하는 업체가 맡다 보니, 공사 중간 업무 범위가 부딪쳐 작업 조정도 잦았다. 어느 공간 하나 공사가 쉽게 진행되는 곳이 없었다.

이상윤 현장소장은 “생각보다 공사 환경이 악조건이었는데도 설계 도면을 거의 그대로 구현한 결과물을 도출했다는 것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며 “동부건설의 관록 있는 현장 노하우가 아니었다면 불가능했던 사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소문 성지역사박물관 특별기획전 메인 전시실 전경/   안윤수기자 ays77@

 

 



<인터뷰> - 이상윤 동부건설 현장소장

 

   
이상윤 동부건설 현장소장/  안윤수기자 ays77@

 

-사업에 배치된 후 처음 도면을 보고 당황스러웠을 것 같다.

설계도면을 완벽히 파악하는 데만 한달이 걸렸을 정도다. 대공간과 소공간 외에도 구석구석 숨겨진 공간이 많고, 그 공간이 다 의미가 있다 보니 일반 공사와는 차원이 달랐다. 작업자들도 내부에서 길을 잃을 정도였다.

-사업 중 가장 위기였던 순간은.

골조업체가 착공 1년 만에 도저히 사업 진행이 어렵다며 ‘포기’를 선언하고 나온 순간이다. 공사 난이도가 높은데 공사비를 일반건축물 골조공사 수준으로 책정해놓았으니, 업체 입장에서는 사업의 정상 추진이 어려웠던 거다. 나중에 업체를 다시 선정하며 견적을 제대로 해보니 최초 견적비보다 50%가 초과됐다. 이 부분이 전체 사업의 실행률 증가를 가져왔다.

 

-사업 중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현장소장 입장에서 가장 큰 애로는 역시 설계변경이다. 공사비가 너무 적게 책정된 사업이어서, 발주처와 설계 변경 협의가 잦았다. 일반 프로젝트보다 배 이상 많았다고 보면 된다. 이 과정에서 당초 설계공모 당선작에 있던 30m 규모의 기념탑이 없어졌다. 특히 설계 변경이 공기 연장으로 이어졌다. 공기가 지연되는 가운데 작년에 폭염과 한파 때문에 작업일수 손실이 컸다. 1년 단위로 계산해 보니 작업일수 손실 기간이 한달에 달했다.

 

-서울 한복판에서 하는 사업의 애로는 없었나.

서울 사대문 안에서는 레미콘 차량이 오전 10시 이후에야 들어올 수 있다. 이에 따른 작업 손실도 있는데, 레미콘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 하루에 180∼300㎥가 필요한 상황에 수급되는 양은 80∼90㎥에 그치니 타설 중간에 작업을 끊어야 했고 이 부분도 손실로 이어졌다.



-그래도 국내에서 의미가 큰 건축 프로젝트를 무사히 끝낸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어려움이 많았지만 역사적으로 종교적으로 의미가 큰 프로젝트이기에 회사 차원에서 사업을 충실히 마무리하는 데 집중했다. 특히 고소작업이 많은 현장이었는데 안전 최우선을 내걸고 사고 없이 공사를 완료한 것이 가장 뜻깊다.

 

최지희기자 jh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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