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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동 칼럼] N포세대를 보듬는 길
기사입력 2019-06-14 07:00:16.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초등학교 총동창회 운동회에 갔다. 우리가 다닐 때보다 학교 건물이 높아졌고 깔끔해졌다. 예전엔 모두 1층짜리 목조 건물이었다. 이젠 철근콘크리트조 2층 건물이다. 꽃도 많이 심어 아름답다는 느낌이다. 눈이 호사했다.

 

 교장 선생님께서 축사를 했다. 그런데 축사 내용이 일반의 예상을 빗나갔다. 초등학교 때 동심을 자극하는 것이 아닌 손자, 손녀를 우리 학교로 보내달라는 것이었다. 전체 학생수가 50명을 넘지 않아 폐교위기에 몰렸다는 것. 우리가 학교 다닐 때 만해도 한 학년에 4개 반이 있었다. 한 반은 60명 정도, 모두 합치면 한 학년이 240명 정도였다. 그런데 이젠 전체 학생수가 예전 한 반보다도 적은 숫자라니.

 

 1960~80년대. 삼천리는 아기 울음소리로 넘쳐다. 1958년 개띠의 경우 신생아수가 101만 명을 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출산억제는 발등의 불이었다. “덮어놓고 낳다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 “많이 낳아 고생 말고 적게 낳아 잘 키우자”는 표어는 보건소 벽면을 어김없이 감싸고 있었다. 다산을 악의 축으로 내몰았다. 정책적 수단도 동원해 전국에 가족계획 상담소를 설치하기도 했다.

 

 출산율은 급격히 떨어져 정책이 성공가도를 달렸다. 평균 합계출산율이 1.5~2 정도로 뚝 내려앉았다. 세계에서 손가락 안에 드는 인구밀도도 이젠 옛날 얘기로 치부해버릴 태세다.

 

 2002년을 기점으로 연간 출생아수가 45만명 밑으로 떨어졌다. 5~60년대에 비해선 절반으로, 90년대에 보다는 15~20만명 감소했다. 이 때부터는 출산장려로 정책 방향을 틀었다. “아기들의 웃음소리 대한민국 희망소리”라며 출산을 부추겼다. “아빠! 혼자는 싫어요, 엄마! 저도 동생을 갖고 싶어요”라고 애교까지 섞었다. 하지만 관성에 의해 ‘유일이’ 한 명으로 끝이다. 많아야 두세 명이다. 다둥이 부부는 TV출연이라는 특전(?)까지 주어지곤 했다.

 

 정책적인 수단도 동원됐다. 지난 2005년엔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이 제정됐다. 5년마다 기본계획을 수립해 저출산 문제 해결을 도모했다. 여기에 10년 넘게 120조원 이상의 예산을 쏟아 부었다. 그럼에도 합계 출산률 1.1~1.5 수준이 15년 이상 지속되고 있다. 작년엔 0.98로 세계 최초로 1이하 출산율을 기록했다. 관련 비보는 더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월엔 출생아수가 처음으로 3만명이 깨졌다. 2만7100명으로 전년비 2900명이 줄었다. 출생아수 최저 기록 행진이 36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인구는 생산과 소비의 주체다. 인구에 의해 시장 규모가 형성된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우리나라는 합계출산율 1.3 이하로 떨어진 초저출산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곳곳에 악영향의 한파가 엄습하고 있다. 우선 성장엔진인 생산가능인구(15~64세)의 급락이다. 베이비붐 세대의 고령인구 편입으로 우리나라는 지난 2017년 이미 고령사회(고령인구 14%이상)에 진입했다. 또 2029년까지 10년 간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연평균 48만명씩 늘어날 전망이다. 생산가능인구는 2017년 73.2%(3757만명)로 정점을 찍었었다. 통계청 장래인구 추계에 따르면 점차 줄어 2056년에는 50% 밑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매년 33만명씩 급감한 결과다. 노동경쟁력 저하는 뻔 한 결과다. 수입 감소에 따른 소비 둔화도 정해진 수순이다.  미국 경제학자 해리 덴트는 소비를 많이 하는 45~49세 인구가 급속도로 줄면 심각한 경제 위기가 발생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인구절벽은 지역사회의 소멸을 재촉하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은 작년 10곳 중 4곳의 지역사회가 인구감소로 소멸위기에 처했다고 밝혔다. 지역사회 소멸은 농어촌 낙후지역을 넘어 지방 대도시권역까지 확산되고 있다. 전술한 초등학교 폐교는 일부일 뿐이다. 인구변동에서 촉발된 거대한 ‘악순환 고리’가 코앞으로 다가와 있다.

 

 정부는 출산 장려를 위한 복지 대증요법을 내놓았다. 그럼에도 출산율은 그 자리에서 맴돌고 있다. 왜 그럴까. 젊은이들의 미래 희망 촛불이 꺼졌기 때문이다. 최근엔 N포세대란 용어가 등장했다. N포세대는 연애, 결혼, 주택구입 등 많은 것을 포기한 집단이다. 사회 경제적 압박이 주요인이다. N포세대에 이어 ‘달관세대’란 용어도 회자됐다. 높은 실업률에 욕심없이 현실에 만족하며 살아가는 세대다. 더 나아가 파이(PIE)세대로 진화했다. 개성(Personality)을 찾고, 자기만의 행복에 투자(Invest in Myself)하며, 소유보다 경험(Experience)을 중시하는 세대다. ‘소확행’이나 ‘탕진잼’ 앞에 저축은 뒷전이다.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절망하고 있다. 포기를 넘어 달관하고 산다니 참으로 안타깝다. 문제는 10% 안팎을 기록하고 있는 청년 실업률이다. 젊은이 일자리가 없다. 양질의 일자리는 더더욱 없다. 때문에 대학을 졸업한 많은 젊은이들이 길을 잃고 방황하고 있다. 취업준비에 재수, 삼수를 하고 있다. 미래 희망이 불투명한 젊은이들에게 돈 몇 푼 준다고 결혼하고 애 낳을까. 아니다. 꿈을 심어줘야 한다. 건설투자 확대 등 를 비롯한 실효성 있는 청년 일자리 대책 마련이 시급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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