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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분양전환 임대주택 갈등
기사입력 2019-06-17 07:00:10.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공공주택 특별법 시행령’ 제54조에는 공공임대주택의 임대의무기간을 영구임대주택은 50년, 국민임대주택은 30년, 행복주택은 30년, 장기전세주택은 20년으로 정하고 있다. 이 규정에 해당하지 않는 공공임대주택 중 임대조건을 신고할 때 임대차 계약기간을 10년 이상으로 정하여 신고한 주택은 10년, 위 규정에 해당하지 않는 공공임대주택은 5년으로 정하고 있다. 물론 임대 의무기간이 지나기 전에도 임차인 등에게 분양전환 할 수 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임대주택은 10년 공공임대주택이다. 10년 공공임대는 임대기간이 짧은 점을 보완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로서 올해 첫 분양전환을 맞는다. 문제는 10년이 지난 지금 분양가격을 따져보니 일부 지역의 분양전환가격이 폭등하면서 입주자들에게 분양가격 폭탄으로 돌아와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이다. 논란이 커지자 정부는 분양전환 공공임대주택 공급 중단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사실 10년 공공임대주택이 도입됐을 때도 기간이 너무 길다고 말이 많았다. 공공임대주택은 임차인이 임대료를 내며 일정기간 거주한 뒤 의무임대 기간이 끝나면 우선분양권을 받을 수 있는 아파트다. 정부가 주택공급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2003년에 제도를 도입했다.

 문제는 5년 임대 후 분양아파트와 10년 임대 후 분양 아파트의 분양전환가격 산정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발생하고 있다. 분양전환가격의 산정은 임대의무기간이 10년인 경우 감정평가금액을 초과할 수 없도록 돼있으며, 5년인 경우는 건설원가와 감정평가금액을 산술 평균한 가액으로 하되, 공공임대주택의 건축비 및 택지비를 기준으로 분양전환 당시에 산정한 해당주택의 가격에서 임대기간 중의 감가상각비(최초 입주자 모집 공고 당시의 주택가격을 기준으로 산정한다)를 뺀 금액을 초과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판교의 경우 10년 공공임대주택이 처음 입주했던 2009년의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3.3㎡당 1601만원이었다. 그런데 최근엔 3.3㎡당 3308만원으로 2배 이상이 됐다. 분양전환 산정방식을 적용해 보면 5년 공공임대 전용면적 59㎡(24평형)의 경우 건설원가 2억원에 주변시세 6억원이라면 약 4억원에 분양된다. 반면 10년 공공임대는 건설원가 2억원에 주변시세 6억원이라면 6억원이 되는 것이다. 10년 공공임대주택 추진 배경에는 나름 의미가 있었는데 10년의 세월을 보내는 동안 부동산가격이 껑충 뛴 것이 문제가 된 것이다. 입주민들은 이대로 쫓겨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입주민들의 요구사항은 간단하다. 분양가를 내려 주고 분양가상한제도 적용해 달라는 것이다. 민간건설사의 중대형 일반분양주택도 상한제를 적용하는데 서민에게 공급하는 중소형 분양전환주택을 시세에 근접한 감정평가액으로 분양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입장이다. 만약 입주자들과 협의가 되지 않으면 LH는 제3자 매각을 하게 되고 결국 입주민들은 쫓겨나게 된다. 그러나 입주민들의 요구를 들어 분양가격을 낮추는 것도 문제가 있다. 지금도 판교 아파트 분양가격은 시세보다 20% 가량 낮다고 하는데, 이 가격에 분양 받아도 서민 주거 안정이란 취지와 달리 로또 아파트가 될 수 있다.

 정부는 입주자들과 입주당시 분양방법에 대해 계약서에 명기했으므로 법적 문제가 없다고 한다. 실제 국토부는 2004년에 부영이 공급한 10년 임대주택 동두천 부영 1·5단지 1606가구를 지난 2016년 감정평가액으로 분양전환한 바 있다. 이미 일부 민간건설사의 10년 임대주택은 법에 따라 분양 전환을 마친 상황이다. 5년 임대와 동일하게 하거나 상한제 적용 등 제도를 변경한다면 법에 저촉되는 것은 물론 기존 분양분과의 형평성 문제도 발생한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정부는 분양 받기를 포기한 입주자들에게 LH가 임차 기간을 더 연장하도록 추진하고 민간건설사가 공급하는 공공임대 아파트의 경우에는 LH가 집을 대신 매입해 최장 8년 동안 다시 임대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한다. 분양 전환을 할 때는 사업주체가 반드시 임차인과 가격 협의를 거치도록 하고, 보증금 마련이 어려운 임차인들에게 장기저리대출도 지원할 방침이다. 다만 분양가 산정방식은 변경하지 않을 예정이어서 분양가 자체를 내려달라는 임차인들의 반발이 계속될 것이다. 문제는 또 있다. 입주민들은 정부가 처음부터 거짓말을 했다고 주장한다. 임대료가 시세보다 저렴하지도 않았을 뿐더러 심지어 재산세까지 입주민이 납입했다는 것이다.

 분양전환 임대주택에 대한 갈등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그동안 주택가격이 하락했다면 임차인들이 이렇게까지 반발하지 않았을 것이다. 정부 입장에서도 이를 분양하고 나면 임대주택 재고량이 감소하고 주거복지 정책에도 불안감이 조성되는 만큼 차라리 분양전환하지 않는다면 불씨를 제거할 수 있으나 이미 분양을 약속하고 임대 분양했기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형국이다. 분명한 것은 임차인 입장도 충분히 이해는 가지만 처음부터 계약조건에 분양방법이 명기되었다면 정부 입장에서도 이를 특별히 변경해 가면서 분양할 수도 없는 일이다. 따라서 이번 기회를 거울삼아 정부는 임대주택에 대한 전면 재조사를 하는 등 정리를 해야 한다. 또 우리나라 임대주택 재고량이 5~6% 수준에 머물고 있어 OECD 권장량 10%에 미치지 못하므로 로또 가능성이 있는 택지지구에서는 분양주택보다는 영구임대주택 공급을 대폭 늘려야 할 것이다.



권대중(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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