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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창] 이웃집 부부
기사입력 2019-06-17 07:00:13.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강원도 홍천에 전원주택을 짓고 산 지 이제 6개월이 막 넘었다. 이곳은 15세대가 살 수 있도록 개발된 소규모 전원주택 단지다. 이미 6가구가 집을 지었고 한 가구가 현재 집을 짓고 있다. 이 가운데 3가구는 실제 상주해 살고 있고, 나머지 3가구는 주말만 이용하는 일명 ‘세컨드하우스’다. 그런데 우리 옆집에는 50대 초반의 부부가 ‘토리’라는 이름을 가진 강아지 한 마리와 함께 이사와 살고 있다. 도시 생활에 염증을 느껴 직장마저 홍천으로 옮겨 이사 왔다고 했다. 우리보다 두어 달 늦게 이사 온 터라 서로 안면(顔面)도 틀 겸, 우리 부부가 먼저 초대해 입주 환영회를 열어 주었다.

이웃집 부부는 직장에서 만난 커플로 미국 유학 중인 딸 하나를 두고 있었다. 여자는 개인 사정으로 직장을 일년째 휴직 중이라고 했다. 그런데 여자는 만사가 귀찮고 관심도 없으며 집에서 밥조차도 제대로 해 먹지 않는다고 했다. 그리고 딸 아이 이름이 있음에도 지금 기르고 있는 강아지 이름인 ‘토리 엄마’로 자신을 불러 달라고 했다. 여러 가지 정황으로 미루어 우울증을 앓고 있는 듯싶었다.

남자는 매일 출근했지만, 여자는 온종일 거의 집 밖으로 나오지 않은 채 은둔생활을 했다. 마을에서 말썽꾼으로 소문나 마을 사람 그 누구도 상대해 주지 않는 이웃 마을 여자 내외가 가끔 찾아올 뿐이었다. 말썽꾼 부부와 이웃집 부부가 어떻게 지금처럼 친밀한(?) 관계로 엮이게 됐는지는 모르겠으나 이웃집 부부의 앞날이 조금 걱정되었다.

그런데 단지 내에는 작은 저수지가 있다. 관리인이 없다 보니 이들 말썽꾼 부부는 저수지가 자신들의 것인 양, 수시로 고기를 잡아가고 단지 주변의 나무와 꽃들을 마구잡이로 캐고 따 갔다. 그뿐만 아니라 외지인들도 가끔 낚시하러 들어왔다. 그런데 문제는 쓰레기는 물론 강아지 배설물을 치우지 않은 채 그대로 두고 갔다. 그래서 고심 끝에 ‘낚시 및 식물 불법 채취 금지’ 팻말을 만들어 분양 사무실 입구에 세웠다.

그런데 이를 본 이웃집 부부가 민원을 제기했다는 연락이 토지 분양업자에게서 왔다. 외지인이 몰려들면 단지는 황폐해지고 쓰레기로 넘쳐 날 것은 불을 보듯 빤한데, 이웃집 부부가 왜 민원을 제기했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내 뜻을 왜곡해 오해가 생긴 것 같았다. 때문에 조만간 만나 소주라도 한 잔 나누며 오해를 풀어야 할 것 같다. ‘이웃사촌’이란 말도 있는데, 이웃사촌은커녕 자칫 ‘이웃 원수’가 될지도 모르는 까닭이다.

 

이윤배(조선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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