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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기획 - 집값 안정화됐나?… ‘1년전과 오늘’ 현미경 분석] 강원권
기사입력 2019-06-20 06:00:11.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올림픽ㆍ남북관계ㆍ외부 수요… ‘반짝효과’로 끝난 3대 특수

지난 4월 기준 미분양 7882가구

전월대비 2134가구 급증

아파트 가격도 지속적으로 하락

분양시장 침체 장기화 우려 커져

 

   
 



서울 광화문에서 출발해 올림픽대로와 서울양양고속도로, 동해고속도로를 헤쳐나오니 강원도 속초 해변이 한눈에 들어왔다.

차량 이동시간만 따지면 2시간30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모델하우스가 집결한 조양동 청초호 일대는 아파트, 주상복합, 생활형숙박시설 등의 공사가 한창 진행되면서 도시의 발전상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불과 1∼2년 전 분양시장에서 흥행몰이를 하던 부동산 시장은 급속히 얼어붙었다.

분양에 실패해 모델하우스 문을 걸어 잠근 곳도 있다.

동계올림픽 최대 특수를 누렸던 강원도 강릉은 물론 속초, 춘천, 원주 등 집값이 모두 하락세로 전환됐고, ‘세컨드하우스’를 표방하며 비교적 고분양가에 분양된 강원도 신규 아파트 상당수는 최근 들어 마이너스 프리미엄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입주를 앞둔 상황에서 기존 아파트는 거래가 끊겼고, 그 영향으로 계약자들의 해지요청도 끊이지 않는 분위기다.

동시에 미분양 리스크도 커지고 있다.

강원도 내 미분양 주택은 지난 4월 기준 7882가구로 전월대비 2134가구가 증가했다.

이러한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2017년 12월 2816가구 수준이던 미분양 물량은 1년 후인 2018년 12월 5736가구로 껑충 뛰어올랐다.

동시에 가격도 하락세다.

KB부동산이 발표한 강원권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2017년 3월 3.3㎡당 528만원 수준에서 문재인 정부가 9.13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직전인 2018년 10월 3.3㎡당 551만원으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대책 발표와 동시에 매매가격은 하락세로 전환했고, 지난 4월 기준 3.3㎡당 평균 매매가격은 543만원으로 떨어졌다.

이러한 원인은 올림픽과 남북관계 개선 그리고 외지인의 관심 등 ‘3대 특수효과’가 사라진 탓이라는 게 분양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그나마 현대건설, 현대산업개발, 포스코건설, 롯데건설 등 대형사 브랜드와 바다조망권 등의 효과를 갖춘 속초와 강릉 일부 물량만이 수요자의 눈길을 끌고 있다.

과거 올림픽 특수와 같은 호재가 사라진 상황에서 외지인이 찾는 니즈가 더 명확해진 탓이다.

강원도 속초 조양동에 있는 건국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월 20건, 연간 200건이 넘는 계약을 했지만, 올해는 월 2∼3건의 계약도 못 하는 실정”이라며 “기존 도심지에서 신규 아파트로 이사를 하기 위해 매물을 쏟아내고 있지만, 사려는 사람이 없다 보니 신규 아파트의 계약을 포기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국토교통부 조사 결과 올 5월 기준 강원권 주택 매매거래량(신고일 기준)은 1802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 1977건과 비교해 8.4%, 5년 전과는 무려 26.1%가 줄었다.

생활형숙박시설을 분양중인 대형건설사 관계자도 “동계올림픽, KTX 호재를 등에 업고 세컨하우스와 힐링 이미지가 더해지며 2018년 초까지 너나할 것 없이 분양호황기를 맞이했지만, 이때가 끝”이라며 “브랜드가 없는 곳은 시장성 자체가 떨어졌고, 지난해 하반기 이후에는 바다조망권을 갖춰 3∼5개월 정도면 분양이 끝났을 것으로 생각했던 곳마저 미분양이 속출했다”고 말했다.

원주, 분양물량 폭탄… 부메랑 됐다

원주의 입주물량은 지난해 6500가구, 올해 9186가구가 예정됐다.

원주 도심에 신규로 입주하는 아파트의 매머드급 물량은 결국 매매가 하락세 심화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올해 신규로 분양하는 물량도 5500가구를 웃도는 실정이다.

애초 원주의 부동산 시장은 2016년부터 2018년 초까지 호황기를 이어갔다.

대림산업과 삼호가 혁신도시 인근에 조성하는 ‘원주 e편한세상 반곡’은 2016년 분양 당시 1순위 청약에서 20대 1에 육박하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특히 전용 84A타입은 59가구 모집에 2455명의 청약이 몰리면서 평균 41.6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계약 4일 만에 완판 됐다.

그러나 이 시기에 1만가구가 넘게 쏟아진 분양물량은 입주시기가 올해로 집중되면서 마이너스 프리미엄 단지라는 악재로 되돌아왔다.

‘원주 e편한세상 반곡’은 지난해 11월 입주를 시작했지만, 입주 시점에서 마이너스 프리미엄 매물이 나왔고, 올해는 계약금 포기 조건의 매물까지 나오는 상황이 이어졌다.

기업도시에 조성된 ‘EG the 1 1차’에서도 계약금 포기 매물이 등장했고, ‘원주 호반베르디움 2차’와 ‘기업도시 라온프라이빗’은 마이너스 1000만∼1500만원 프리미엄 물량까지 등장했다.

분양잔금을 마련하지 못한 일부 입주예정자들이 1000만∼1500만원을 웃도는 계약금을 포기하고, 분양권을 매물로 내놓는 등 마이너스 분양권이 형성되고 있다는 의미다.

분양 당시 1000만원가량의 프리미엄으로 주목받은 대기업 브랜드인 ‘원주 롯데캐슬 골드파크’마저 마이너스 매물이 나오는 실정이다.

춘천, 프리미엄 형성 중이지만 입주물량 부담은 여전

강원도에서 유일하게 수도권 전철을 이용할 수 있는 교통여건을 갖춘 춘천도 주택 매매가 하락세가 가시화되고 있다.

비투기과열지구로 분양권 전매제한이 없고, 수도권과 달리 유주택자도 청약을 신청할 수 있는 입지를 갖춘데다 춘천시에서는 향후 4년간 아파트와 주택건축 신규허가를 제한하는 내용의 공급대책 수정안을 발표하면서 프리미엄을 형성하고 있지만,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는 게 분양 관계자들의 한목소리다.

실제 ‘남춘천 휴먼시아’, ‘온의 롯데캐슬’, ‘석사 현진에버빌’ 등은 모두 매매가 대비 10% 수준인 2000만∼4000만원 가량이 단 1년 만에 하락했다.

2015년 ‘온의 롯데캐슬’ 입주 후 물량 부족, 2016년 우미건설 등에서 분양물량이 쏟아내면서 분양가와 매매가격이 상승한 것과는 180도 달라졌다.

2017년 대림산업이 분양한 ‘e편한세상 춘천 한숲시티’ 2회차 모집에 1만6409명이 청약을 접수하며 평균 14.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던 시기와 비교하면 크게 대조적이다.

문제는 올해 입주와 분양 물량 모두 최근 10년 사이에 최고로 많이 몰린 데 있다.

입주물량은 5700여가구, 분양물량은 4000여가구를 웃돈다.

춘천지역 한 부동산중개인은 “춘천지역의 집값이 하락하면서 신규 아파트 입주를 앞둔 수요자의 자금난이 커지고 있다”며 “일부 아파트는 매매가격이 2년 전 전셋값 밑으로 떨어져 깡통 전세 우려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강릉, 쏟아진 주택… 1년만에 충격

올림픽 앞두고 공급량이 대폭 늘어난 강릉의 부동산 시장도 다르지 않다.

지역의 인구나 수요보다는 대형 인프라 구축 등에 따른 공급 과잉이 초래한 결과다.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신규 거주 시설 확보에 매진했지만, 결과적으로는 부동산 공급 조절에 실패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실제 강릉은 2012년 서울∼강릉 KTX 착공을 계기로 부동산 가격이 급등했다.

2017년에는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80%를 뛰어넘었고, 평창올림픽과 남북관계 개선 등에 따른 영향으로 부동산 가격 상승이 이어졌다.

당시 현대산업개발이 강원 강릉시 송정동 산103번지 일원에 선보인 ‘강릉 아이파크’의 2순위 청약 접수 결과에서는 총 436가구 모집(특별공급 56가구 제외)에 2299명이 몰리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1년동안 무려 4400여가구가 분양됐다.

그러나 2018년 4월을 기점으로 평균 매매가격이 하락세로 전환됐다.

입주시기가 다가온 데 따른 불안감이 반영됐다는 게 부동산 업계의 설명이다.

그렇게 지난해 10월 분양한 ‘주문진 서희스타힐스’는 일반 공급 201가구의 1.49%인 단 3가구가 청약에 참여해 198가구가 미달하는 상황도 연출됐다.

올해 입주 물량도 4700여가구 예정된 상황이어서 시장 불안은 더 커지는 분위기다.

속초, 4000세대 집중분양… 입주대란 예고

속초는 2016∼2017년 2년간 GS건설, KCC, 효성 등 건설사들이 4200여가구의 분양물량을 쏟아냈다.

현대산업개발이 분양한 청호동 아이파크는 바다조망권을 갖추며 분양을 완료했고, 호황기를 맞았다.

문제는 2018년부터 시작됐다.

정부의 9ㆍ13 대책 이후 외지인의 투자수요가 급감했고, 매매가격은 물론 거래 자체가 사라졌다.

그렇게 입주단계에 진입한 ‘KCC스위켄’과 ‘속초 자이’, ‘효성해링턴 플레이스’ 등의 분양권 매매가격도 하락세로 전환됐다.

84㎡ 기준으로 많게는 1600만원이 하락하는 상황도 연출됐다.

특히 올해부터 2021년까지 3년간 4000여가구의 입주가 예정되면서 시장은 한층 더 얼어붙는 분위기다.

올해와 내년에만 2500여가구가 입주를 앞둔 상태다.

다만 ‘청호동 아이파크’, ‘영랑호 e편한세상’, ‘교동 시티프라디움’ 등 바다가 보이는 이른바 ‘오션뷰’ 단지를 중심으로는 적게는 4000만원, 많게는 1억원대까지 프리미엄이 붙으며 외지인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한형용기자 je8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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