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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기획 - 집값 안정화됐나?… ‘1년전과 오늘’ 현미경 분석] 부산ㆍ영남
기사입력 2019-06-27 06:00:18.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썰렁한 해운대 “한달에 고작 1건 거래, 임대료도 못내요”
   
   

영남권 부동산 시장이 늪에 빠졌다. 사진은 부산의 강남으로 불리는 해운대구 센텀 내 위치한 부동산중개소들의 모습. 오후 내내 찾아오는 손님들은 찾아볼 수가 없이 한산한 풍경이었다.

 

“추락하는 것에는 날개가 없다”

끊임 없이 곤두박질치는 영남권 부동산 시장을 논하기에 가장 적합한 말이다. 2017년 8ㆍ2대책 후 직격탄을 맞은 영남권 부동산 시장은 2018년 9ㆍ13대책 후 다시 한번 충격에 휩싸였다.

특히 부산은 9ㆍ13대책 후 거래가 잠기면서 최근 몇십년 간 가장 깊은 부동산 암흑기에 접어들었다. 건설사들의 신규 분양이 잇따라 진행되고 있지만, 기존 주택이 팔리지 않는 데다 대출 규제까지 더해지면서 미분양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경남은 2017년 덮친 조선산업 부진의 여파가 아직까지 진행 중이다. 중심지만 그나마 기존 가격을 유지하고 있으며, 중심지를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가격 하락이 현실화하고 있다.

영남권 부동산 시장은 수도권과는 다른 부동산 정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단순히 집값 안정화를 위한 목적이 아니라, 거의 사장되다시피한 부동산 경기를 살리기 위해 인공 호흡기라도 달아줘야 한다는 것이다.

/부산…홍콩 버금가는 스카이라인의 해운대도 썰렁

“이번달(5월) 거래가 1건이다. 정말 임대료로 못 내고 문 닫을 판이다”

지난달 중순 부산 해운대구 센텀에 위치한 한 부동산중개소를 찾았다. 시장 동향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부동산중개소의 A사장은 한숨만 내쉬었다. 그도 그럴 것이, 기자가 그날 오후 부동산을 방문한 첫번째 손님이었다.

실제로 해당 부동산이 임차한 주상복합 건물에는 3∼4개 정도의 부동산이 들어서 있는데, 손님이 단 1명이라도 있는 곳은 보이지 않았다. A사장은 “해운대 센텀에만 주상복합, 아파트가 수천 가구다. 거래가 1건(전세)에 불과하다는 것은 반드시 들어가 살아야 하는 사람을 제외하곤 아무도 움직이지 않는다는 소리”라고 토로했다.

2년 전만 해도 부산 부동산 시장은 해운대 등 중심부를 중심으로 최근 몇년간 가장 호황기를 누렸다. 바닷가 인근을 중심으로 고층 아파트와 주상복합이 빼곡히 들어섰으며, 분양 소식들도 이어졌다. 야간에는 홍콩 이상의 스카이라인을 뽐내면서 수도권 이남 최고의 부동산 시장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2017년 8ㆍ2대책으로 첫번째 직격탄을, 2018년 9ㆍ13대책으로는 두번째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다주택자에 대한 대출을 엄격하게 묶은 9ㆍ13대책은 부동산 시장을 비수처럼 꽂았다.

주변 다른 부동산중개소를 찾았다. 51층짜리 주상복합 건물의 1층에 입점해 있었다. 골프채를 만지작거리던 B사장은 잠시 환영의 기색을 보이더니, 취재 차 왔다는 기자의 말에 실망하는 모습이 가득했다.

B사장은 “10여 건의 전세ㆍ매매 물건이 나와있지만 실상 보러오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전화로 가끔씩 문의는 오는데, 다수가 기존 주택을 팔고 와야 하는데 그게 어렵다고 얘기한다. 이는 지금 부산 부동산 시장 상황에 대한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부산 부동산 시장은 진퇴양난의 상황에 놓여 있다. 수도권 및 지역 건설사들이 총 340만 명의 주민들을 대상으로 신규 공급을 하고 있으나, 기존 주택의 처리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김혜신 ㈜솔렉스마케팅 부산지사장은 “부산 부동산 시장은 해운대 등 일부를 제외하곤 수도권처럼 타 지역에서 유입되는 수요자가 극히 적다. 결국 무주택자와 기존 주택을 팔고 움직이는 수요자를 함께 공략해야 하는데, 후자의 경우 대출 규제 때문에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러다 보니 극히 이례적인 마케팅만 부동산 시장에서 통하고 있다.

최근 두산건설이 부산 동구에 분양한 ‘두산위브더제니스하버시티’의 경우 최고 청악률이 18.83대 1에 달할 정도로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아파트와 오피스텔을 합쳐 2385가구에 달했지만 모두 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 배경엔 주변 시세보다 낮은 분양가가 있었다. 3.3㎡당 평균 1100만원대로 주변 1300∼1400원대보다 낮았던 것이다. 3.3㎡당 1100만원 수준은  2010년대 초반에 형성된 분양가라는 게 부산 부동산 업계의 전언이다. 결국 이런 강수만이 돌파구로 자리잡게 된 것이다.



/경남…조선산업 불황 여전, 공급과잉 쓰나미로 덥쳐

“조선산업 붕괴의 여파가 여전한 상황서, 중심가로만 수요가 몰린다”

창원 의창구 용지공원 인근의 한 부동산중개소를 찾았다. 용지더샵레이크파크(포스코건설), 용지아이파크(HDC 현대산업개발) 등 창원의 대장 아파트들이 모인 곳이다. 이들 아파트의 실거래가는 전용면적 84㎡ 기준 5억원 후반대에서 6억원 초반대다.

이 부동산중개소의 C사장은 “인구가 100만 정도인 창원에서 그나마 가격 방어가 되는 곳은 여기밖에 없다. 2017년부터 마산, 진해, 창원 등에서 조선산업 불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공급 대비 수요가 못 따라가면서 다른 아파트들의 가격은 처참하게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유니시티를 비롯한 신규 아파트들의 공급이 쓰나미처럼 덮치고 있다.

유니시티는 태영건설이 예전 39사 부지에 공급하는 6100가구 규모의 대단위 아파트 단지다. 이달 1ㆍ2단지를 준공해 입주하고 있으며, 올 연말께 3ㆍ4단지 준공을 앞두고 있다.

특히 창원 중동이라는 위치적 장점이 있는 데다, 경남에서 대형 건설사만큼 영향력을 발휘하는 태영건설이 공급하는 아파트라는 점에서 주변 수요를 모조리 흡수하고 있다는 평가다.

경남 지역에서 분양 업무를 담당하는 박성환 ㈜티에이치 대표이사는 “유니시티도 단기간에 집중 공급이 이뤄지면서 마이너스피가 2000만원 정도였다. 다른 기존 아파트들의 가격 하락이 어느 정도인지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내년 4월 창원버스터미널 옆 창원힐스테이트아티움시티(현대건설)가 준공되면 다시 한번 창원의 부동산 시장이 요동칠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산업 경기가 다시 어느 선까지 좋아지지 않은 한, 부동산 경기 부진은 피할 수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창원뿐만 아니라 밀양, 거제, 고성, 진주 등 경남 내 도시들의 부동산 시장도 녹록치 않다.

거제를 제외하곤 조선산업의 영향권에 속해 있지 않는 도시들이지만, 도시 내 특별한 인구 유입의 호재가 없기 때문에 부동산 가격은 박스권에서 맴돌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혁신도시가 조성된 진주의 경우 2017년까지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면서 활황기를 누렸다. 그러나 현재는 혁신도시 조성도 마무리되면서 전반적으로 소폭 가격이 하락했다.

향후에도 해당 지역들에서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 주도의 행복주택, 신혼희망타운 등 임대 물량만 공급되고, 민간 주도의 아파트 공급은 상당히 제한적으로만 이뤄질 전망이다.

박철우 LH 경남지역본부 지역협력부 부장은 “올해를 비롯해 당분간은 공공분양 아파트 공급 및 토지 분양은 상당히 신중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호재가 있다면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대상사업으로 선정된 ‘서부경남 KTX’인데, 아직 본격화에는 이른 만큼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부산ㆍ창원=정석한기자 jobi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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