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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링 강국이 건설 강국이다 - 1부] 구호뿐인 고부가가치 산업 육성
기사입력 2019-07-01 05:00:24.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시장은 커졌는데 수익성은 되레 쪼그라들어… 혁신 물결 속 10년전 시간에 묶여버린 엔지니어링
   

 

2020년 ‘7대 강국 진입’ 십년대계

현주소는 10년 전과 다름없어

수익성·경쟁력·고령화 ‘삼중고’

매출액 세전순이익률 1% 안팎

전체 산업과 비교 4분의 1 수준

인건비 증가 속 사업대가 제자리

정책적 발전방안 논의도 공회전

 

 

엔지니어링산업이 그야말로 위기다. 한때는 고부가가치 산업을 꿈꾸기도 했지만, 지금은 각종 어려움으로 벼랑 끝에 선 모습이다.

수익성은 날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으며, 산업의 미래를 책임질 젊은 엔지니어들은 엔지니어링사 입사를 기피하고 있다. 수익 감소와 고령화 등은 투자 위축과 기술발전 부진이라는 또 다른 부작용을 낳고 있다. 이 흐름을 끊지 못하면 산업 자체가 공멸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10년 전만 해도 엔지니어링산업의 분위기는 그리 어둡지 않았다. 시간이 흐르면 업황이 더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다.

지난 2010년 건설사 CEO(최고경영자) 출신인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20년, 엔지니어링 7대 강국 진입’을 목표로 ‘엔지니어링산업 중장기 발전방안’을 내놓았다. 세계 시장 점유율 5% 달성과 글로벌 기업 20개 육성 등이 이 방안의 골자였다. 엔지니어링산업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키워 우리나라를 진정한 건설기술강국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이 과정에서 한국형 ‘벡텔’이 탄생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피어났다.

 

   

하지만 현재 모습을 보면 이 청사진은 신기루에 불과했다. 방안에 담긴 목표 중 현실로 이뤄진 것은 단 한가지도 없다. 오히려 산업은 퇴보했다.

건설엔지니어링시장은 성장했지만 시장 플레이어(건설엔지니어링사)들의 수익성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국토교통부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17년 기준 우리나라 건설엔지니어링시장 규모는 약 5조9000억원이다. 5년 전(2012년 4조5000억원)과 비교하면 시장 규모는 1조원 이상 커졌지만, 엔지니어링사 수익성은 여전히 열악하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5개년(2013∼2017년) 평균 건설엔지니어링사들의 매출액 세전 순이익률을 분석한 결과 1.22%로 나타났다. 매출액 세전 순이익률은 법인세 차감 전 순이익을 매출액으로 나눈 지표로, 법인세를 제외한 순이익으로 산출하면 1%를 밑돌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는 1000원을 벌어도 실제 손에 쥐는 현금은 10원도 안 된다는 의미다.

아울러 건설엔지니어링 분야의 순이익률은 다른 산업 대비 크게 낮은 수준이다.

 작게는 건설 분야를 아울러 정보통신ㆍ설비ㆍ농림ㆍ산림 등 전체 엔지니어링 분야의 순이익률은 같은 기준으로 3.98%다. 이를 점점 확대해보면 건설산업의 순이익률은 2.37%, 전체 산업은 4.33%다.

이재완 엔지니어링협회장은 “인건비 등 투입하는 원가는 점점 늘어나는데, 엔지니어링 사업대가가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건설엔지니어링 기업들의 수익성이 크게 나빠진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지난 몇년 동안 논란을 거듭하던 난제 ‘적정 공사비’는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정부와 건설엔지니어링업계는 적정 공사비 지급 문화 안착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했다. 그러나 세부 방안에 대해서는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올초 열린 경제활력 대책회의에서 “적정공사비 확보를 통해 기술경쟁력 강화를 도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기획재정부를 중심으로 한 정부는 ‘실비정액 가산방식’을 택하지 않고 여전히 ‘공사비 요율방식’으로 공사비를 책정하고 있다.

 

오세욱 조달연구원 연구위원은 “공사비 요율 방식으로 대가를 산출하면 실비정액 가산방식보다 수령 대가가 최대 50% 가까이 낮은 경우도 있다”며 “이는 공사비 요율 방식이 제경비와 기술료 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여기에 사실상 ‘용역’ 취급을 받는 산업의 위상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엔지니어링산업 중장기 발전방안의 실현은 사실상 물건너 갔고,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해 초 재가동한 엔지니어링산업 발전방안 논의도 공회전을 거듭하고 있다.

때문에 업계 내ㆍ외부에서는 산업의 미래가 없다는 자조가 팽배하다.

김희국 SOC컨설팅 대표는 “수년간 이어진 발전방안은 사실상 말잔치에 그쳤고, 엔지니어링 산업은 현재도 단순 용역 취급을 받는 상황”이라며 “용역이라는 단어의 대체어 모색을 시작으로 스마트시티와 스마트하이웨이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혁신을 이뤄내기 위한 산업 육성책을 마련하고 실천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최남영기자 hinews@

〈건설을 보는 눈 경제를 읽는 힘 건설경제-무단전재 및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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