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홈 뉴스
[유일동 칼럼] 100년 장수 건설기업을 고대하며
기사입력 2019-07-01 07:00:14.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세계 최고(最古) 장수기업은 일본의 콘고구미(金剛組)다. 목조주택 건립을 주로하는 건축회사다. 지난 578년에 창업했으니 1400년을 훌쩍 넘었다. 창업자는 백제에서 넘어간 유중광(콘고 시게미츠)이다. 우리나라 사람이 세운 건설회사가 세계 최고령을 자랑하고 있다. 이렇듯 일본은 1000년 넘은 기업이 8곳이나 있다. 100년 넘는 기업도 1만9500개 정도인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미국도 100년 넘은 기업이 1만2000개. 독일은 1만개를 넘기고 있다.

 

 우리나라는 어떨까. 100년 넘은 기업이 모두 9곳으로 일본 등과 비교하기 부끄러운 수준이다. 두산그룹이 최고령이다. 두산의 전신인 박승직 상점은 1896년에 문을 열었다. 신한은행이 그 뒤를 이었다. 신한은행의 전신인 한성은행은 1897년 영업을 시작했다. 이어 동화약품(동화약방)이 1897년, 우리은행(대한천일은행)이 1899년에 설립됐다. 1900년대 들어 몽고식품(산전 장유 양조장, 1905년), 광장(광장주식회사, 1911), 보진재(보진재 석판인쇄소, 1912년), 성창기업(성창상점, 1916년), KR모터스(대전피혁공업, 1917년)가 태어났다.

 

 우리나라 기업의 평균 수명은 15년 정도로 파악되고 있다. 30년 이상 존속하는 기업은 2% 불과하다. 10년 미만 기업이 70%에 이른다. 3년 미만이 32.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창업한지 10년이 지나면 3분의 2는 사라진다는 뜻이다.

 

 세계 최고령은 건축회사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선 100년을 넘긴 건설회사는 없다. 우리나라 건설사 중 선두주자는 대림산업이다. 대림은 1939년 부림상회로 첫발을 뗐다. 그 후 1947년 대림산업으로 상호를 변경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 다음은 동아건설산업으로 1945년에 창립됐다. 이어 삼환기업이 1946년, 현대건설이 1947년, 삼부토건이 1948년 각각 건설업을 시작했다. 가장 오래된 대림산업이 이제 80세를 넘겼다.

 

 건설은 인류 태동부터 시작됐다고 한다. 인간 생활의 기본요소는 의·식·주(衣食住)다. 이 중 주거를 담당하는 게 건설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외국에는 장수 건설회사가 다수 있다. 미국의 벡텔은 1898년 창업했다. 일본의 다케나카공무점은 1610년 창설돼 400세를 넘겼다. 시미즈(淸水)건설도 20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다양한 건설 활동은 있었다. 김제 벽골제, 제천 의림지와 같은 대규모 수리사업도 했다. 부석사 무량수전이나 봉정사 극락전은 역사적인 건축물이다. 정조의 화성건설도 대역사였다는데 이의가 없다. 하지만 이러한 건설이 산업으로는 발전하지 못했다. 혹자는 유교 이데올로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사·농·공·상(士農工商)의 위계가 가장 심하게 발현된 시대가 조선 500년이었다는 것. 자식 세대가 계속 공인, 상인으로서 가업을 잇기를 바라지 않는 사회였다.

 

 1900년대 들어서는 일제가 우리나라 산업에 장애물을 놓았다. 일제는 ‘조선회사령’을 공포하고 근대적인 산업 발전을 가로 막았다. 일본 건설업체들이 철도건설 등 우리나라 건설시장을 독점했다. 우리나라 기업은 재하도급이 고작이었다. 해방이 되어서야 우리나라 건설기업도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오태헌 경희사이버대 교수는 ‘일본 중소기업의 본업사수경영’이라는 도서에서 일본 기업의 장수 비결을 5가지로 꼽았다. 첫째는 본업 중시고, 둘째는 고객. 협력업체 등과의 신뢰다. 셋째는 장인정신이고, 넷째는 원활한 가업승계다. 다섯째로 상공인을 중시하는 공감대를 장수 비결로 보았다.

 

 우리나라의 경우 근대 산업의 역사는 미천하다. 그렇지만 2017년 기준 우리나라 GDP 규모는 세계 12위다. 비약적인 산업 발전의 결과다. 하지만 이러한 기업들이 100년, 200년까지 영속할 수 있을지에 의문이 드는 것은 왜일까.

 

 기업의 지속성을 저해하는 요소는 많다. 과도한 상속세 부담도 그중 하나다. 우리나라 상속세 최고세율은 50%다. 여기에 주주 할증과세를 감안하면 최대 65%까지 올라간다. 물론 가업상속공제제도가 있지만 요건이 까다로워 실효성이 떨어진다. 이 때문에 상속세 전체 실효세율이 28.09%로 일본(12.95%), 미국(23.86%)보다 월등히 높다.

 

 세계 최장수 기업은 건설회사다. 우리나라 건설회사도 이들처럼 영속할 수 있을까. 그런 기대를 하기엔 우리나라 건설산업 토양이 너무 척박하다. 넝쿨 규제에 먹거리도 적고, 영양가도 없다. 먹거리가 시원치 않으니 해외로 나가면되지 않느냐고 반문할 수 있다. 하지만 넝쿨 규제속엔 해외건설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설계·시공 진입장벽도 있다. 풍성한 먹거리도 뉴노멀(New Normal)시대를 맞아 기대난이다. 내년도 SOC예산을 확대하겠다고 하지만 허기를 채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영양가 없는 공공공사의 수익성 개선도 마찬가지다. 공사를 하면 할수록 손해를 보고 있는데 곁가지에만 주사를 놓고 있다.

 

 더 이상 다른 나라만을 부러워하고만 있을 때가 아니다. 우리 건설기업의 미래를 위해 무엇을 어떻게 고쳐야 할지 시급한 결단이 요구되고 있다.

 

〈건설을 보는 눈 경제를 읽는 힘 건설경제-무단전재 및 배포금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건설경제i' 앱을 다운받으시면
     - 종이신문을 스마트폰과 PC로 보시고 실시간 입찰정보도 보실 수 있습니다.
     - 명품 컨텐츠가 '내손안에' 건설경제i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 구글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 구글
인쇄
팝업뉴스 닫기
로딩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