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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링 강국이 건설강국이다 - 3부] 한국형 벡텔이 나오려면
기사입력 2019-07-03 05:00:21.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시공사보다 알짜수익 챙기는 ‘PMC’ 역량 강화…글로벌 엔지니어링시장 정복할 ‘대표선수’ 키워야

부르즈칼리파ㆍ인천대교 등 ‘건설역작’마다 시공사보다

PMC 컨소시엄 수익률 더 높아

고부가가치 사업구조 입증에도 韓 걸음마 수준… 갈 길 멀어

 

   

 

#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으로 유명한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부르즈 칼리파’(828m)는 ‘PMC(Project Management Consultancy)’ 방식으로 지어진 대표적인 건축물이다. 이 건물을 지은 삼성물산 건설부문 컨소시엄은 ‘명성’과 ‘수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았다는 평가다. 이 건설사업의 진행 과정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시공사보다 더 알차게 수익을 챙긴 기업이 있다. 바로 PMC를 담당한 ‘아카디스(ARCADIS) 컨소시엄’이다.

네덜란드 엔지니어링 기업인 아카디스는 영국 ‘디지존스앤파트너스(DG Jones & Partners)’ 및 미국 ‘터너(Tunner)’와 손을 잡고 부르즈 칼리파 PMC를 담당해 총 2억달러에 달하는 수익을 올렸다. 수익 총액은 삼성물산(4억6000만달러)보다 적지만, 1인당 생산액은 아카디스 컨소시엄이 훨씬 높다는 분석이다.

공사 기간에 삼성물산은 일 평균 1만명을 투입했다. 아카디스 컨소시엄의 투입 인원은 일 평균 100명에 불과하다. 단순 비교하면 하루 평균 시공인력 1명당 4만6000달러를, PMC 인력은 1명당 200만달러를 번 셈이다.

김용구 도화엔지니어링 해외사업본부장(부사장)은 “부르즈 칼리파 사업 구조를 보면 PMC가 왜 고부가가치 산업인지를 분명히 알 수 있다”며 “우리나라 엔지니어링사들도 PMC를 장기 지향점으로 두고 한발 한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영종도와 송도국제도시를 잇는 인천대교(사진)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다리로 유명하다. 시공사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이 다리를 통해 우리가 가진 최신 토목기술을 전 세계에 알렸다는 점에서 극찬을 받았다. 그러나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주인이 받는다’는 평가를 피할 수가 없었다.

인천대교 건설사업에서 PMC 역할을 한 영국계 기업 ‘에이멕(AMEC)’이 쏠쏠한 수익을 챙겼기 때문이다. 특히 인천대교가 우리나라 정부 발주 사업이라는 점에서 국내 엔지니어링업계에 미친 파장이 컸다.

한 엔지니어링사 사장은 “인천대교 건설사업의 PMC와 시공을 모두 국내 기업이 맡았으면 더할나위 없는 건설 역작이 됐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한국형 ‘벡텔’을 꿈꾸는 우리나라 엔지니어링산업이 궁극적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은 ‘PMC’다. 벡텔은 현재 각종 어려움으로 위상 추락을 겪고 있지만, 건설ㆍ엔지니어링 분야에서 세계적인 명성을 갖고 있는 기업으로 각인돼 있다.

PMC란 전문가 그룹(Project Management OfficeㆍPMO)이 발주처를 대신해 사업 초기 기획부터 완료, 더 나아가 운영까지 모든 과정을 담당하는 사업 기법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이 같은 설명에다 ‘기존 CM(건설사업관리) 또는 PM(프로젝트관리) 방식에 컨설팅 기능을 대폭 강화한 사업 방식’으로 정의하고 있다.

지난 1950년대 말 미국 국방성이 최초 도입한 것으로 알려진 PMC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지난 2017년 기준 약 28억달러(영국 컨설팅사 서플하이 조사)다. 추가 성장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판단, 많은 엔지니어링 기업이 사업의 중심축을 서서히 PMC로 옮기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PMC에 대한 대응이 부족한 모습이다. 정부의 대응이 미진하고, 엔지니어링 기업들의 움직임도 적극적이지 않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현재 알려진 수주 성과로는 평화엔지니어링이 한국도로공사 및 삼안 등과 손을 잡고 지난 2013년 수주한 ‘브루나이 해상교량 건설사업’과 지난달 수주를 확정한 ‘페루 친체로 신공항 건설사업’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페루 친체로 신공항 PMC를 확보한 대한민국 컨소시엄은 한국공항공사와 도화엔지니어링 등이 구성원이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에서도 PMC 확대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재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엔지니어링협회 수요로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초안을 작성 중인 ‘엔지니어링산업 진흥계획’(2020∼2022년)에도 국내 엔지니어링산업의 발전 과제로 ‘PMC 활성화’가 담길 전망이다. 이 계획 수립에 참여 중인 한 전문가는 “정부와 엔지니어링업계 모두 PMC를 엔지니어링산업의 장기 먹거리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 꼽는 PMC 활성화의 선결과제로는 ‘제도 개선’과 ‘정부의 인큐베이팅(Incubating) 기능 강화’ 등이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국가계약법에 따라 건설사업을 단계별로 발주해야 한다. 하지만 기획부터 운영까지 담당하는 PMO의 역량을 키우려면 PMC 대상 사업은 통합 발주로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복남 서울대 건설환경종합연구소 교수는 “‘PMC 발주 특례운용 기준’ 등 예외조항을 만들어 일부 사업은 PMO가 전담할 수 있는 통합 발주 시스템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도 필요하다는 주문이다. 전문 인력 양성과 함께 국내 엔지니어링사의 실적 확보에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는 게 주문의 골자다.

이상민 한국종합기술 대표는 “국내 엔지니어링 기업들이 해외시장에 나설 때 발목을 잡는 가장 큰 원인이 ‘실적 부족’”이라면서 “엔지니어링 기업들이 해외시장으로 나서기 전, PMC에 대한 충분한 경험과 훈련을 할 수 있도록 정부가 PMC 사업 창출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남영기자 hi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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