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홈 뉴스
[시론] 인프라와 건설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
기사입력 2019-07-03 08:20:39.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우리는 일상생활 중 수면 외 대부분의 시간을 집 밖에서 보낸다. 수면과 샤워, 요리, 신문이나 TV 시청 등은 실내에서, 밖에서는 걷거나 타거나 한다. 주거와 에너지, 수자원과 쓰레기 처리, 교통과 통신 등은 국민 생활에서 한순간도 떨어져 살 수 없는 인프라다. 당연하면서도 필요성이나 고마움은 느끼지 못한다. 미세먼지를 걱정하면서도 공기를 걱정하지 않는 것과 같다. 미세먼지는 공기 중에 섞여 있다. 미세먼지를 없애기 위해 공기를 없앨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국민 생활에서 인프라를 없앨 수 없다. 선택권이 국가나 국민에게 없다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이다.

  부정과 부패, 부실 등 건설에 대한 ‘3不’ 이미지가 너무 강하다. 지난 1월 기재부가 24.1조원 재정투자계획을 발표하자 ‘4대강 재판’, ‘삽질경제 ’, ‘토건공화국 복귀’ 등 온갖 단어로 폄하했다. 정부는 3월에 생활형 SOC에 48조원 3개년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정부의 투자를 엄격히 따지면 인프라 투자이지 건설을 위한 투자는 아니다. 건설 산업체에 돌아가는 비중은 투자비의 30% 내외다.

각국에서 경제 활력이나 고용 촉진을 위해 인프라 투자를 활용하는 이유는 파편화된 건설의 속성 때문이다. 건설은 전 세계 최대 원자재 소비 산업이다. 철강 제품의 50% 이상을 소비한다. 판유리 생산의 60%를 소비한다. 생산된 에너지의 40%를 소비한다. 인프라 투자를 경제 활성화 수단으로 보는 이유는 명확하다. 타 산업보다 전ㆍ후방 연관효과가 높기 때문이다. 인프라에 투자하면 철강 공장이 돌아가지만 반대로 철강 공장이 잘 돌아간다고 하여 건설시장 활성화로 연결되지 않는 것과 같다.

  인프라 투자를 건설 투자로 보는 경향이 타국에 비해 지나치게 높다. 정치 성향으로만 해석하려 한다. 광복 60주년인 지난 2005년 국내 한 언론이 국민에게 물었다. 국민 10명 중 2명이 경제성장을 촉발시킨 1등 공신으로 경부고속도로를 지목했다. 착공 당시 우마차 도로, 국고 낭비 등을 이유로 극심한 정치적 반대가 있었다. 4대강 정비사업과 세종시 건설에 대한 시각과 별반 차이가 없다. 4대강 사업은 온통 부정적이다. 긍정적 효과는 1도 없다. 반대로 세종시와 혁신도시 건설은 부정이 1도 없다. 서울과 세종시, 혁신도시를 오가는 길에서 낭비되는 연간 4.8조원은 관심 밖이다. 국민 노후 자금의 최대 버팀목인 국민연금이 2018년에 약 6조원을 잃어버렸다. 월가나 런던금융가처럼 금융은 집적화가 되어야 시너지 효과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우리는 제주도와 전주로 분산시켜 버렸다. 국민을 위하기보다 정치권의 눈높이로 분산시킨 것이다. 경제적 판단보다 정치적 판단을 우선했다. 정치권과 시민단체는 이 문제에 대해서 만큼은 입을 닫는다. 세계 최우수로 평가받는 인천국제공항건설에도 온갖 폄하성 발언들이 난무했었다. 건설이 아닌 인프라 투자를 국민이 포기할 수 있을까? 절대 포기하지 못한다.

  건설에 대한 부정적 인식으로 건설 산업 자체를 포기한다면 끔직한 사태가 발생한다. 선진국은 물론 우리나라도 인프라 노후화 문제가 심각하다. 부족한 인프라 문제를 외면하게 되면 국가 경제가 붕괴된다. 국제 경쟁에서 한국경제는 설 땅을 잃어버린다. 지금까지 비교적 안정적으로 공급되어 왔던 전력시설과 전기료가 보편적 공급이라는 원칙을 잃게 된다. 교통이 제 구실을 못하면 국민의 시간 관리에 큰 상처를 입는다. 노후화된 인프라는 생활 동반자가 아닌, 국민 경제와 생명을 위협하는 흉기로 변한다. 이런 사태가 발생할 때 책임져야 할 사람들은 이미 그 자리에 없다. 누적된 문제에 대해 책임은 없고, 이를 복구해야 할 청년층의 부담만 고스란히 남는다.

  21세기 진입을 앞두고 미국에서 세계를 지배하기 위해서 포기 혹은 선택해야 할 기술과 산업을 결정하는 연구를 2년 동안 수행했다. 대통령 직속기구인 과학기술위원회가  내린 결론은 ‘건설은 포기할 수 없기 때문에 혁신하는 길밖에 없다’였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인프라 1% 투자는 4년 후 1.5%의 국민소득 향상을 가져 온다고 역설하고 있다. 인프라 투자가 건설이나 정치 성향을 위해서가 아니라 국민경제를 위해서라는 점을 명백히 한 것이다.

인프라 투자로 건설이 얻는 직접적인 수혜는 많아야 30% 내외다. 전후방 70%에 해당하는 연관 산업을 외면하면서까지 건설을 폄하하는 정치성 구호나 주장은 건설을 제대로 이해 못했기 때문이다. 이해했으면서도 폄하 주장을 편다면 국민을 기만하면서 자신의 사회적 인지도를 넓히거나 유지하려는 꼼수라고 볼 수밖에 없다. 건설에 숨겨진 3不이 있지만 전체가 아닌 일부의 문제로 보고 혁신해야 한다. 문제 해결을 외면한 채 건설산업 전체를 토건경제나 삽질경제로 폄하하는 것은 결코 국민이나 국가를 위한 주장이 못된다. 포기할 수 없다면 혁신을 통해 건설의 가치를 높이는 게 가장 확실한 해결책이라 판단된다. 생산성을 높이고 타 산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라도 국민과 국가가 선택해야 할 길이다.

 

이복남(서울대 산학협력중점교수)

 

〈건설을 보는 눈 경제를 읽는 힘 건설경제-무단전재 및 배포금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건설경제i' 앱을 다운받으시면
     - 종이신문을 스마트폰과 PC로 보시고 실시간 입찰정보도 보실 수 있습니다.
     - 명품 컨텐츠가 '내손안에' 건설경제i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 구글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 구글
인쇄
팝업뉴스 닫기
로딩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