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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경쟁이나 축소가 아니라 전환이 문제다
기사입력 2019-07-08 07:00:11.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건설 경기가 좋지 않다고 한다. 과거에 비해 경기 하강속도는 2배나 빠르고 건설 투자도 감소세에 있다. 정부는 대책을 발표하고 기업은 견실경영을 목표로 생존 전략을 고민하고 있다. 내년 말까지 체감할 수 있는 어려움이 계속될 것 같다. 이런 어려움의 원인은 무엇일까? 대부분 무한경쟁과 시장 축소를 원인으로 말한다. 그러나 경쟁과 축소는 늘 겪고 있는 일이다. 특별한 현상이 아니다. 현재 외부 환경변화에 따라 건설 산업과 건설 기업이 겪는 어려움은 경쟁이나 축소가 아니라 전환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원인이다.

  ‘전환’은 사전적 의미로 ‘다른 방향이나 상태로 바뀌거나 바꾸는 것’을 의미한다. 외부 환경은 바뀌고 있는데 내부 환경이 바뀌지 않고 있으니 전환 과정에서 불일치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변화의 방향을 인식하고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 건설 산업과 건설 기업에서 전환이 일어나지 못하거나 어려운 부분을 발주 방식, 디지털 기술 변화, 신규 사업모델 측면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발주 방식은 설계시공 분리발주 방식에서 설계시공 일괄발주 방식으로 전환되고 있다. 설계시공 일괄발주 방식의 의미는 턴키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지금 시범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는 시공책임형 CM 방식이나 발주자가 참여하는 IPD(Integrated Project Delivery) 방식을 포함하는 통합발주 방식을 말한다. 기존 설계시공 분리발주 방식과 달리 시공 이전 단계인 기획, 설계 단계의 중요성을 고려한 발주 방식이다. 이런 발주 방식은 프리컨(pre-con) 서비스와 시공 참여를 전제로 한다. 그러나 건설 산업과 건설 기업의 기능은 프리컨 서비스를 수행하기 위한 PM(Project Management) 서비스로 전환되지 못하고 있다. 시공 이전 단계에 참여한 프리컨 서비스 기업의 시공 참여도 제한적이다. 미국의 프리컨 전문기업은 시공사가 아닌 PM 기업으로 시공 이전 단계와 시공 단계에 참여한다. 시공사의 기능은 전문건설기업이 대신한다. 국내 시공사가 프리컨 팀을 만들고 관련 서비스를 수행하고 있지만 프리컨 서비스 기업이나 전문건설기업의 역할 전환이 없이는 발주 방식 전환에 대해 적절하게 대응할 수 없다.

  디지털 기술은 건설 산업의 모습을 전환시키고 있다. 건설 산업에서는 제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기술 도입을 통해 전환을 모색하고 건설 기업은 보다 적극적인 의미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 전략을 고민하고 있다. 그러나 어떻게 전환해야 하는지 명확하지 않다. 건설 기업도 기업이니, 기업의 기본적인 운영을 위한 디지털 전환인지, 기업이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에 대한 디지털 전환인지 아니면 수행 중인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한 디지털 전환인지 확실하지 않다. 어쩌면 이런 것을 고려한 새로운 사업모델로의 디지털 전환을 추진해야 할지도 모른다. 명확한 방향성과 전략을 수립하기 힘든 이유는 건설 기업이 필요에 의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주어진 다양한 디지털 기술을 그대로 적용하려는 데 있다. 많은 디지털 기술이 발생하고 부분적인 적용 효과가 나타나고 있지만 기업 입장에서 전반적인 디지털 기술로의 전환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가능성은 많지만 기술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새로운 발주 방식의 등장과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건설 산업을 다른 산업으로 전환시킬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건설 산업의 제조업화라고 할 수 있다. 모든 건설 산업 분야가 당장 제조업화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새로운 사업모델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공장생산형 건설(Off Site Construction)이 하나의 사례가 될 수 있다. 프리컨 단계에서 대상 프로젝트의 모든 정보가 결정되면 사전 계획과 제작이 가능해진다. 정보 제공과 사전 제작은 디지털 기술인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이 있어 가능하다. 그러면 생애주기로 봤을 때 시공 단계가 중심이었던 건설 프로젝트는 프리컨 단계가 중심이 되고 사전 시공이 가능한 사전 제작을 통해 시공 단계는 말 그대로 현장 설치만 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 OSC는 그동안 건설 산업에서도 고민했던 린(lean)이나 SCM(Supply Chain Management)과 같은 제조업의 경영 방식을 직접 접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그러면 기존 건설 산업의 생애주기의 활동과 기간은 변화할 것이고 이련 과정에서 새로운 사업모델 또는 서비스를 창출해 낼 수 있다. 시공 단계에 국한된 건설 사업모델의 한계를 벗어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건설 산업과 건설 기업은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를 준비해야 한다. 생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생존 방식이 산업 간 경쟁이나 시장의 축소만을 원인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외부 환경변화를 이해하고 전환을 통해 적절하게 대응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지금은 내부 원인 분석에 집중한 생존 전략보다는 외부 변화에 대응하는 전환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박상혁(한미글로벌 건설전략연구소 소장)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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