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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눈동자가 빠졌다
기사입력 2019-07-09 07:00:11.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지난 주 <건설경제>는 ‘특별기획-엔지니어링 강국이 건설 강국이다’를 4회에 걸쳐 연재했습니다. 그에 며칠 앞서 담당기자의 ‘그래도 미래가 밝은 엔지니어링산업’이라는 제목으로 취재 에필로그도 실렸습니다. 기획기사는 한마디로 별러서 쓰는 기사이니만큼 미리 알려서 독자들의 기대도 불러 일으키는 것은 당연하겠죠.

  4회를 관통하는 주제는 적정 대가, 엔지니어의 위상, 선진형 사업 형태, 해외 경쟁력이라는 4가지입니다. 첫날 머리글에서 ‘현재를 진단하고 나아갈 길을 찾아보려고 한다’고 밝힌 것처럼 현재 국내의 엔지니어링 관련 정책과 엔지니어링 회사와 엔지니어들의 실상을 선진국과 비교 파악했고, 마지막 회에는 전문가들의 좌담회로 마무리를 했습니다.

  제가 4일 동안 기대를 갖고 기사를 읽은 이유는 어떤 근거로 ‘엔지니어링의 미래가 밝다’는 결론을 냈는지 궁금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 결론을 낸 분은 좌담회에 참석한 국토교통부 기술기준과 과장님인 것을 마지막 회에서 알게 되었습니다. 이 분의 발언 내용을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적정대가는 “정부와 업계가 같이 고민해야 할 문제이다. 현재 엔지니어링협회에서 연구용역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결과가 나오면 유심히 보겠다.” 엔지니어들의 위상과 관련해서는 “대학을 갓 졸업한 젊은이들이 스스로 엔지니어산업을 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가장 이상적인 방안이며, 이미 엔지니어링산업에서 꿈을 키우고 있는 젊은 엔지니어들에게 비전을 제시하는 일도 중요하다. 엔지니어링기업들이 이 부분에 조금 더 신경을 썼으면 한다. 정부도 젊은 인재 양성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해외 진출에서는 “정부는 ‘팀코리아’라는 TF를 통해 해외PPP수주 활성화를 노리고 있다. 실제 팀코리아 구성원들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알고 있다. PMC 활성화를 위해 국내에 토양을 만들어 보겠다.” 그리고 “융복합 시대에 무엇을 할 것인지 신중하게 고민해 봐야 한다. 정부도 꾸준히 모색하고 있다.”

  4가지 주제에 대한 이 분의 답에 들어 있는 구절들은 “고민할 문제다, 알고 있다, 용역을 주었다, 유심히 보겠다”입니다. 그리고 “산업과 정부가 같은 고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 산업의 미래가 밝다고 생각한다”고 결론을 냈습니다. 엔지니어링기업 경영자들이 이 결론을 믿고 사람과 연구개발에 투자하실지 모르겠습니다.

  이 주제와 관련된 법규에는 산업통상자원부(엔지니어링디자인과) 소관인 ‘엔지니어링산업진흥법’, 국토교통부(기술기준과)소관의 ‘건설기술진흥법’, 그리고 기획재정부(계약제도과, 총사업비관리과)의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과 ‘총사업비관리지침’ 등이 있습니다. 그리고 국회에도 18개 상임위원회가 있는데, 위 주제와 관련이 있는 위원회들이 있습니다. <건설경제>가 이 특집을 마련하면서 국토교통부 기술기준과장을 모신 것도 그런 이유가 있었을 겁니다.

  부처마다 다르겠지만 자기 부처와 관련되는 기사는 매일 아침 스크랩되어 윗분의 책상에 놓입니다(요즈음에는 메일로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장관님들은 바쁘시다 치더라고 이 기획특집은 어느 직위의 분 책상까지 올라 갔을까요? 국회나 산업부, 기재부에도 좌담 초청을 해보셨나요? 이 주제가 선거에서 표로 연결되거나 정부 정책 홍보에 유용하다면 자기 발로도 올 분들인데, 그런 주제가 아니라고 볼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일반 국민들의 건설에 대한 시각도 이 분야 종사자들과는 많이 다릅니다. 정치적 이유이건 경제적 이유이건 부정적인 인식의 벽이 치유가 어려울 정도로 매우 높습니다.

 위 주제들은 건설엔지니어링 산업에 종사하는 분들에게는 매우 오래 된 과제이며, 시급히 근본적 대책이 나와야 한다는 것을 매일 피부로 느끼고 있습니다. 그리고 좌담회에 참석하신 분들의 의견과 주장도 많이 알려져 있는 것들입니다. 오래 되고 잘 안 고쳐지는 병은 진단이 잘못되었거나 처방이 잘못된 탓일 겁니다. 약을 바꾸거나 약으로 안되면 수술을 하든가, 아예 병원을 바꾸든가 해야겠지요.

  제 귀에는 ‘엔지니어링 종심제’라는 말이 ‘종이장사 나눠먹기’로 들립니다. 이 제도의 저변에는 ‘누가 해도 할 수 있다’는 생각과 ‘골고루 나누어 주어야 뒷탈이 없다’는 책임자들의 직업의식이 깔려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도를 만드는 분들이나 정책 자문용역을 하시는 분들에게 엔지니어링 사무실이나 현장, 그리고 해외현장에 가셔서 실상을 체험하시고 일선에 있는 우리 엔지니어들의 목소리를 본인의 귀로 들으시기를 권합니다.

  아무리 유명한 화가가 용을 그렸어도 눈동자가 있어야 용이 하늘로 올라 갑니다. 화룡점정(畵龍點睛)을 해야 비로소 그림이 완성됩니다. 실천 가능하다는 말은 추진 주체가 있어야 하고, 단계적이고 구체적이어야 하며, 시스템이 시장에서 작동하는지 끝까지 책임질 사람이나 조직이 있어야 성립됩니다. 건설엔지니어링 강국을 실천하기 위하여 드리는 고언(苦言)입니다.

 

이순병 한국공학한림원 원로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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