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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창] 매듭풀기
기사입력 2019-07-09 07:00:12.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N과 난 한때 호형호제하던 사이였다. 한데 터무니없는 오해 끝에 그는 나를 모략하고 중상을 일삼았다. 난 그와 예전 관계를 회복하려고 화해를 시도했지만 그는 외려 갈수록 꼬여 정도가 심했다. 결국 나 또한 심사가 단단히 틀어져서 그가 내 앞에 다시는 나타나지 말았으면 하는 생각을 하기에 이르렀다. 결국 우린 얼굴 마주침은 물론 연락조차 뚝 끊고 말았다.

  분노를 오래 품게 되면 다시 한번 상처를 입게 된다. 설령 머리에서 용서를 한다고 하더라도 가슴이 용서를 하는 데는 더 많은 시간이 걸린다. 맺힌 상처가 깊어진 게 하룻밤 사이에 이루어진 일이 아니라면, 치유 또한 쉽게 이루어질 수는 없는 일이다.

  누구나 세상을 살아가면서 크고 작은 상처를 주고받으며 살아간다. 작은 상처야 세월에 삭혀져 더러는 잊히기도 하지만, 응어리진 깊은 상처는 두고두고 가슴에 앙금이 되어 잊히질 않으며 때때로 불쑥불쑥 솟구쳐 괴롭다. 용서하기 어려운 사람 중 대다수는 한때 얼마나 다정했던 사이들이었던가. 상처는 친밀감을 먹고사는 것이다. 한때 사랑하고 다정했던 사람, 믿음으로 신뢰하던 사람으로부터 받은 상처이기에 바늘조차 꽂을 수 없을 만큼 마음이 좁아지고 오그라든 것일 게다. 하기에 세상에서 가장 하기 어려운 일 중의 하나가 내게 상처를 준 사람을 용서하는 일이다.

  용서한다는 것은 관계를 깨뜨린 상대를 조건 없이 다시 받아들이는 일이다. 상대가 아니라 스스로를 푸는 일이다. 분노에 사로잡히고 증오심을 키워나가면 결국 스스로를 파괴하는 일이 아니겠는가. 인간은 때가 오면 세상을 떠나게 마련, 맺힌 것을 풀지 못하면 다음 생애로 이어진다고 한다. 용서하겠다는 결심을 내리는 순간부터 용서는 시작되리라. 괜히 지난날의 잘잘못을 쑤석거려 이로울 것이 없다.

  인디언 속담에 ‘남의 신을 신고서 1마일을 간다’는 말이 있다. 상대를 알고 이해하려면 상대의 가치기준과 행동양식에 서보라는 말일 게다. 나만 상처를 입었다고 생각하지 말 일이다. 그 사람의 처지에 서보지 않고서는 상대를 바로 이해할 수 없으며 용서할 수도 없으리라.

  얼마 전 꿈속에서 N을 만났다. 저편에서 웃으며 이쪽으로 걸어오는 것이 아닌가. N이 꿈속에 그렇게라도 나타난 것은 어쩌면 화해의 손짓이 아니었는지 모르겠다. 더 늦기 전에 전화를 해보아야겠다.

정태헌(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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