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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건설경기 부양 나선 배경은?
기사입력 2019-07-23 06:00:26.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다시 뛰는 건설산업(중)…달라진 정부]

경기침체 탈출한 美정책 본받아 ‘케인즈’ 소환

“더 늦기 전에 충분한 투자 이뤄져야”


21세기 첫 10년 중반 즈음 미국 경기 호황은 어마어마한 규모의 주택 건설과 강력한 소비 지출이 이끌었다. 집값 상승은 다시 주택 건설과 소비를 확대했고, 이는 다시 건설시장 활성화와 스스로 부자라고 느낀 소비자들의 지출 증가로 이어졌다.

하지만, 미국의 집값 상승은 거품이었고 거품이 터지자 건설시장이 직격탄을 맞았다. 2006년만 해도 180만채에 달했던 시공사들의 주택공사 착공 규모는 2010년 58만5000채로 급감했다. 같은 시기에 미국 소비자들의 지출은 급감했다. 2006년 1650만대에 달하던 승용차 구입량이 2010년에는 1160만대에 그쳤다. 미국은 수출 증가로 간신히 숨을 쉬었지만, 내수 경기는 최악이었다.

이때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2008년 말 제로(zero)금리에 도전했다. 하지만, 가라앉은 건설시장을 살릴 수는 없었다. 건설이 죽자 소비가 죽었고, 기업들은 투자를 중단하며 실업률이 급격히 치솟았다.

이것이 바로 ‘유동성의 함정’이다. 시중 유동자금이 풍부하지만 어느 곳으로도 흘러가지 않는 상황. 이를 타개하기 위해 2008년 집권한 오바마 행정부가 단행한 것이 ‘확장적 재정 기조’다. 한마디로 정부가 돈을 푼 것이다.

당시 오바마 행정부의 경기부양 설계에서 가장 큰 골칫거리는 효과가 좋은 ‘쇼블-레디(shovel-ready)’, 즉 단기 건설사업을 찾기 어려웠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오바마 행정부는 도로와 철도 복구사업이나 수도 시스템 구축 같은 사업에 먼저 예산을 풀었고, 이어 태양광 단지ㆍ초고속 철도 등 대규모 인프라 사업을 직접 발굴했다. 그 결과 긴축 재정 당시 중단됐던 각 지자체의 건설 프로젝트와 유지 보수 사업들이 재개됐다.

이 같은 확장적 재정정책은 트럼프 행정부에 이르러 경기 호황으로 나타났다. 현재 미국은 GDP 성장이 121개월째 지속되며 7월 들어 최장 기록을 경신했고, 1854년 이래 가장 오랫동안 호황을 누리고 있다. 미국의 실업률은 2009년 10월 10%에서 지난 5월 3.6%로 낮아졌다. 그럼에도 트럼프는 한 발 더 나아가 연방준비위원회에 기준금리 추가 인하를 요구했다. 완전 고용 상태(실업률 3%대)인데도 임금 상승과 인플레이션 현상이 없기에 가능한 행보다. 이는 오바마 행정부의 지출이 ‘과잉 투자’가 아닌 ‘필수 투자’였음을 반증한다.

건설 프로젝트로 이어진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이 ‘유동성의 함정’을 극복하는 가장 좋은 수단이란 사실이 다시 한 번 증명된 셈이다.

미국의 정책 기조는 이제 문재인 정부에서 나타나고 있다. 정부는 올해 들어 국가균형발전(예타 면제), 생활SOC, 노후 인프라 투자 등 총 104조원의 인프라 투자계획을 잇따라 발표했다. 집권 초만 해도 건설과 선을 그었던 정부가 갑자기 건설 분야에 돈을 풀기 시작한 것이다.

이미 정부는 올해 추가경정예산에 이어 내년 예산에도 SOC 부문 확대를 예고한 상태다.

이제민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은 “OECD 평균 국가 채무비율(110.5%)에 비해 한국의 수준(44.5%)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만큼 현재 우리 정부는 확대 재정 추진 여건이 뒷받침된다”며 “더 늦기 전에 충분한 규모의 재정확장이 필요하며 내수 진작 효과가 크고 생산에 도움이 되는 분야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자문위가 꼽은 첫 번째 분야는 건설이다. 30년 이상 노후화 비율이 45%에 달한 댐과 철도(37%), 항만(23%) 등을 통틀어 기존 인프라를 개보수하고, 미래 인프라를 확충하는 데 정부 지출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자문위에 “인프라 부문 지출에 있어서도 경제성보다는 지역 균형발전에 초점을 맞춰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며 “지역 균형발전은 재정투자의 성과를 기존의 미시적 성과 평가로는 검증할 수 없다”고 조언했다.

지역별 예타 면제가 이뤄진 배경에도 경제 자문 전문가들의 조언을 수렴한 청와대 내의 기류 변화가 있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최지희기자 jh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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