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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창]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기사입력 2019-07-25 07:00:09.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간밤 내린 비 덕분인지 숲 냄새가 상클하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공원은 꽃 천지였다. 봄이 한창이던 때, 다투어 피던 꽃들은 저마다의 개성을 뽐내며 사람들의 시선을 끌어당겼다. 하지만 봄은 짧았고 여름은 빨리 찾아왔다. 여름이 절정인 지금, 공원은 온통 초록이다.

 도서관에 책을 빌리러 갔다가 뒷문으로 이어진 공원을 찾았다. 나무 밑 벤치에 앉아 막 책을 펼치려는데 어떤 시선이 느껴졌다. 고개를 들었더니 무궁화가 날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바로 앞에 무궁화 군락지가 있었다. 꽃이 피지 않았을 때는 그곳에 무궁화가 있는 줄 몰랐다. 지금이야 부러 무궁화 공원을 만들기도 하지만, 무궁화는 공원에서 그리 흔하게 볼 수 있는 꽃은 아니기 때문이다.

 무궁화는 배롱나무와 함께 여름을 대표하는 꽃으로 6월 중순에서부터 10월까지 줄기차게 핀다. 100여일간 꽃을 피운다고 해서 ‘무궁화’란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무궁화 꽃잎은 넓고 단정하며 기품이 있고 우아하다. 피고 지는 꽃이라 생성과 소멸을 한몸에 지니고 있다. 순백의 꽃잎 가운데 붉게 타오르는 단심(丹心)에는 우리 민족의 얼이 서려 있는 것 같다.

 국화(國花)라는 생각을 하며 바라 봐서일까. 떨어진 꽃에 의연함이 느껴졌다. 새로 피어나는 꽃들에 자리를 내어주고 소멸하는 모습도 아름다웠다. 무궁화는 구한말, 애국가 후렴구에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이란 가사가 삽입되면서 광복 후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꽃이 되었다고 한다.

 내게 무궁화는 어린 시절, 놀이의 주제가로 기억된다. 고무줄놀이나 얼음땡 놀이를 할 때 무궁화를 불렀다. “무궁화 무궁화 우리나라 꽃, 삼천리강산에 우리나라 꽃. 피었네 피었네 우리나라 꽃, 삼천리강산에 우리나라꽃”. 고무줄 위를 팡팡 뛰며 불렀던 노래가 지금도 귀에 메아리친다. 또 술래가 눈을 가리고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외친 다음 움직이는 사람을 잡아내던 얼음땡놀이도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강산이 너덧 번 바뀌었는데도 입속에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란 말이 뱅글뱅글 도는 걸 보면 당시 아이들에게 무궁화는 오히려 친근한 존재가 아니었나 싶다.

 그때 같이 놀던 동무들이 그리워 나는 휴대폰에 무궁화 사진을 담았다.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입속에서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란 말이 무한 재생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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