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홈 뉴스
[심층기획 - 집값 안정화됐나?…‘1년전과 오늘’ 현미경 분석] 제주
기사입력 2019-07-25 06:00:14.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국내 시장 침체에 사드 영향까지...국내외 요인 겹치며 침체기 접어들어
   
국내 최대 규모의 복합리조트인 제주 서귀포시 ‘신화월드’ 내 콘도미니엄으로 이용되고 있는 빌라 단지의 모습. /오진주 기자

 

제주는 ‘꿈의 땅’이다. 누구나 한 번쯤 집을 짓고 살아보길 꿈꿨던 곳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제주 주택 시장을 이끌었던 건 그 꿈을 현실에 옮긴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꿈의 땅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국내 부동산 시장 침체에 더불어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영향 등 국외 요인까지 겹치면서 누구나 살아보고 싶은 땅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

◆ 10년간 시장 떠받친 국내외 투자 수요

한국감정원의 자료를 보면 지난 2014년 7월 79를 기록했던 제주의 월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꾸준히 올라가다가 2017년 1월 100을 찍었다. 이후 계속 100을 유지하던 지수는 지난해 1월 하락세로 전환한 뒤 지난달 96까지 떨어졌다.

이는 전국 지수가 2014년 7월 92에서 2017년 7월 100까지 올라갔다가 지난달 98로 떨어진 것에 비하면 급격히 상승했다가 떨어진 것이다.

이런 급상승 이후 하락세는 매매가격을 살펴봐도 같다. 제주연구원이 한국감정원의 통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제주의 아파트 평균매매가격은 2015년 전년 대비 48.9%나 상승했고, 2017년에는 전년 대비 19.4% 상승했다. 그러다가 2018년엔 전년 대비 2.5% 떨어졌다.

지난 2017년까지 제주 시장을 이끈 요인은 국내와 국외로 나눠볼 수 있다. 국내 요인은 ‘세컨하우스’로 대표되는 제주 외 지역주민들의 주택 구입과 제주에서 이뤄진 각종 개발 사업이다.

세컨하우스는 제주 부동산 시장을 떠받치는 주요인 중 하나다. 제주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제주 외 지역 거주자의 주택 매입은 꾸준히 늘었다. 2014년 서울 거주자의 제주지역 주택 매입 비중은 6.8%에서 2018년 8.4%로 증가했다. 서울이 아닌 제주지역 외 거주자의 매입 비중도 같은 기간 13.9%에서 16.5%로 올랐다.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개발 사업도 투자를 끌어들였다. 첨단과학기술단지, 헬스케어타운, 신화역사공원, 영어교육도시, 예래 휴양형 주거단지, 서귀포 관광 미항 등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추진하는 ‘6대 프로젝트’가 시장 전체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특히 영어교육도시는 학교가 하나씩 개교할 때마다 인근 집값이 들썩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분양형 호텔 등 1주택에 포함되지 않는 주거 개념과 달리 자녀의 교육을 위해 한 가구 전체가 이동을 하므로 주택가격에 직접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영어교육도시에 위치한 총 701가구 규모의 ‘삼정 지에듀(G.edu)‘ 전용면적 84㎡의 상한평균매매가격은 7억2500만원으로 이는 지난 2013년 평균 2억6000만원대에 분양됐던 것에 비하면 3배가량 오른 수준이다.

또 다른 단지 ‘라온프라이빗에듀(총 420가구)’는 지난 2016년 4억원대에 거래됐던 전용면적 84㎡가 2018년 12월 이보다 두 배가량 오른 7억8000만원대에 거래됐다.

대표적인 국외 요인은 중국인 수요를 중심으로 한 부동산투자이민제도의 영향이다. 제주는 지난 2010년 법무부장관이 고시한 투자지역에서 콘도미니엄 등을 취득하기 위해 5억원 이상 투자한 외국인에게 거주(F-2) 자격을 부여하고, 5년 이상 유지하는 경우에는 영주권(F-5)을 부여하는 부동산투자이민제도를 시행했다.

부동산투자이민제도로 영주권 허가를 받은 경우는 지난해 말 기준 총 533건으로 국가별로 △중국 512건 △몽골 5건 △홍콩 4건 △이란 4건 △캄보디아 3건 △태국 3건 △미국 1건 △노르웨이 1건 등이다.

◆ 불안정한 국내외 수요

문제는 제주에 훈풍을 불게 했던 국내외 요인이 최근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적으로는 중앙정부의 부동산 대책의 영향을 받았다.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 2017년 1월 353가구에 그쳤던 미분양 주택은 그해 12월 1271가구로 크게 늘었다. ‘악성 미분양’인 준공후 미분양도 2017년 12월 530가구에서 2018년 12월 736가구로 증가했다.

특히 미분양 물량 중 ‘나홀로 주택’이 눈에 띈다. 나홀로 주택은 주변에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곳에 지어진 주택을 말한다. 호황기 때 땅값이 저렴한 곳에까지 지었다가 경기가 안 좋아지면서 장기 미분양으로 남은 단지들이다.

국외적으로는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경제 보복으로 한국 단체관광 금지령이 덮치면서 전체 투자 수요가 줄었다. 주택·리조트 분양마케팅 업체인 ‘미드미디앤씨’의 방종필 상무는 “중국이 외화 반출을 줄이면서 부동산투자이민제도도 이전처럼 수요가 많지 않다”며 “아직 사드 사태 이전처럼 회복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전체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주는 '분양형 숙박시설'이 1주택에 포함되지 않는 점도 정확한 수요와 공급을 계산하는 데 어려움을 주고 있다. 이른바 ‘정책 사각지대’다. 이성용 제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주택 공급자는 분양형 호텔과 타운하우스 등 제주도민 외 인구 수요까지 고려해 공급 계획을 세운다. 수도권에 홍보를 하는 게 대표적인 예”라며 “하지만 제주도에선 이를 다 고려해 정책을 수립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 수요와 공급에 대한 불일치가 일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개발 사업들 남아있지만

현장에선 남은 개발 사업과 국제 흐름 변화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한중관계 개선과 제주 제2공항, 영어교육도시, 신화월드 등이 대표적인 예다.

영어교육도시의 경우 지난 2011년 영국의 ‘노스런던컬리지잇스쿨(NLCS Jeju)’의 개교를 시작으로 ‘한국국제학교(KIS Jeju, 2011년 개교), ’브랭섬홀 아시아 제주 국제학교(BHA, 2012년 개교)‘, ’세인트존스베리아카데미 제주(2017년 개교)' 등이 문을 열며 국내 대표 교육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방 상무는 “영어교육도시는 학교가 하나 들어오면 1000명 가까운 학생과 그에 따른 이주 수요가 생긴다. 이 일대의 집값 상승은 이런 수요를 충족하지 못했다는 뜻”이라며 “녹지그룹이 철수한 헬스케어타운도 조성된 이상 결국 자리를 잡아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곳곳에 걸림돌은 남아있다. 내년 개교를 목표로 추진됐던 싱가포르국제학교 ‘앵글로-차이니스스쿨(ACS)’은 지난 5월 제주도교육청이 설립계획을 불승인하면서 제동이 걸린 상태다.

국내 최대 규모의 복합리조트인 ‘신화월드’는 현재 1단계 공사를 마친 뒤 오는 2021년을 목표로 2단계 개발을 추진하고 있지만, 현재 오폐수 문제로 포시즌스호텔과 ‘라이언스게이트 무비월드’ 건설이 잠시 멈춘 상태다. 라이언스게이트 무비월드는 미국의 미디어그룹인 라이언스게이트(Lionsgate)가 세계 최초로 선보이는 아웃도어 테마파크다. 신화월드의 사업자인 ‘람정제주개발’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신화월드 인근 도로에서 오폐수가 역류한 이후 올해까지 제주도의 행정조사가 예정돼 있다.

여기에 제2공항은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기본계획 수립용역 최종 보고서를 공개하면서 오는 2025년까지 건설을 추진할 예정이지만 아직 찬반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제2공항은 국내선 수요의 절반을 처리할 수 있도록 국내선 전용인 ‘부공항’으로 운영하고, 기존 공항은 ‘주공항’으로 운영될 계획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국외 투자 수요에만 의지하지 말고 공급에 신중을 기할 것을 조언한다. 이 연구위원은 “외부 변수에 정책적으로 맞추기 힘들 것”이라며 “지금은 적정한 수준의 부담능력을 갖고 전원생활을 즐기고 싶은 수요자들도 안정적으로 제주에서 살 수 있도록 대책 마련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오진주기자 ohpearl@

〈건설을 보는 눈 경제를 읽는 힘 건설경제-무단전재 및 배포금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건설경제i' 앱을 다운받으시면
     - 종이신문을 스마트폰과 PC로 보시고 실시간 입찰정보도 보실 수 있습니다.
     - 명품 컨텐츠가 '내손안에' 건설경제i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 구글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 구글
인쇄
팝업뉴스 닫기
로딩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