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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분양가상한제가 주택시장 안정화시킬까
기사입력 2019-07-25 07:00:14.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정부가 신규 분양아파트의 고분양가 통제를 위해 민간택지에도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자 오히려 서울의 신축 아파트 값이 꿈틀대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민간택지에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되면 서울의 재개발ㆍ재건축 사업을 통한 신규 아파트 공급이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에서 시중 여유자금이 신축 아파트로 방향을 바꾸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분양가상한제는 주택가격이 급등하면서 주택건설업체들이 과도하게 이익을 남기고 있다는 사회적 비판에 따라 지난 2005년 1월8일 주택법을 개정하여 같은 해 3월9일부터 시행되었다. 그런데 최근 정부가 민간택지에 대해서도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부동산시장에 논란이 일고 있다. 그것도 후분양까지 적용할 수 있도록 시행령을 개정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채권입찰제 도입이나 매매차익환수제까지 이야기가 되고 있다. 이렇게 정부가 공공택지뿐 아니라 민간택지에 짓는 아파트에도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하겠다는 것은 서울 강남지역의 아파트가격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래서 국토교통부가 이번에 시행하려는 분양가상한제 적용기준은 지난 2017년 8ㆍ2대책 후속 대책으로 내놓았던 9ㆍ5대책에서보다 더 완화하여 적용하려는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우선 ‘3개월간 주택가격 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의 2배를 초과하는 지역’ 기준을 ‘물가상승률 초과 또는 물가상승률의 1.5배 초과’ 정도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기존 조건이 너무 까다로워 사실상 현재로선 상한제 대상 지역이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후분양이나 임대 후 분양 전환 등의 편법을 방지하기 위해 분양가상한제 적용 시점을 최초 분양 시점으로 변경하려고 한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강남을 비롯한 재건축ㆍ재개발 사업지역에는 큰 타격이 될 수 있다.

특히, 국토교통부는 2007년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처음 도입했을 때 실시한 시뮬레이션 결과, 전국 분양가격이 16~29% 떨어졌다는 점을 토대로 강남 재건축 단지의 분양가격이 현재 분양가격보다 30% 정도는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하고 있다. 이렇게 될 경우 분양가격과 시장가격과의 격차가 커 일명 로또아파트가 늘어나고 청약 과열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국토교통부는 이를 막기 위해 일정 기간 동안 매매를 금지시키는 전매제한 기간을 늘리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다고 한다. 여기에 매매차익환수제나 채권입찰제 등도 거론되고 있어 시장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가장 타격이 큰 지역은 역시 서울의 강남4구가 되겠지만 서울 자치구의 약 절반가량이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을 가능성이 있다. 지방은 대전, 광주, 대구 일부지역이 될 가능성이 높다.

  만약 서울 주요 지역이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게 되면 당장 아파트 분양가격의 급등을 막아 분양시장 안정에 효과를 거둘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는 일시적 효과에 지나지 않아 시간이 경과하면 다시 또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어떤 방식으로든 민간택지에 대한 분양가상한제가 확대 적용되면 신규 분양시장은 물론 재개발ㆍ재건축사업으로 분양하는 조합의 아파트도 이익이 줄어들 것이다. 그러나 분양을 받는 수분양자 입장에서는 낮은 가격으로 분양받을 수 있어 소위 대박 분양이 될 수 있다. 사업자 입장에서는 수익이 줄어 들어 공급을 줄일 것이며, 정비사업 역시 조합이 사업을 연기하거나 포기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민간택지에 대한 분양가상한제가 실시되면 단기적으로 고분양가를 막을 수 있고 부동산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지만 통제된 낮은 가격으로 인한 로또 분양이 나타나 시장 질서를 파괴할 수 있으며, 시세차익에 따른 청약 과열과 음성적 투기 열풍이 일어날 수 있다.

  아울러 전매제한 기간을 늘리고 거주 요건을 강화한다고 하더라도 불법, 편법 거래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또한 건설사들의 이익 감소가 공급 위축으로 이어져 결국 몇 년 후에는 공급부족 현상이 나타나 가격을 상승시킬 수 있다. 덧붙여 공급을 하더라도 낮은 가격으로 분양을 해야 하는 건설사 입장에서는 저급 자재를 사용할 수 밖에 없어 부실공사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분양가상한제를 통하여 가격을 낮추기 보다는 가격이 오르는 근본 원인을 파악하고 그 원인 치료에 보다 적극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가격이 오른다는 것은 공급이 부족하거나 수요가 많다는 것이다. 따라서 공급이 필요한 지역에는 재개발ㆍ재건축 사업을 통하여 최소한 공급을 활성화해야 할 것이며, 그래도 가격이 오르거나 수요가 많으면 수요를 분산하는 정책을 써야 한다.

정부는 주택시장을 바로 읽어야 한다. 매번 부동산 가격이 오를 때마다 규제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만약 정부가 이번에도 민간택지에 대한 분양가상한제를 시행하려면 지역별로, 물건별로 가격이 급등하는 지역에만 시행하고 시장이 안정화되면 곧바로 해제해 주택시장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규제가 길어지면 시장은 또 왜곡될 수 있다.

 

권대중(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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