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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기획] 로또 아파트?… 서민에겐 ‘그림의 떡’, 현금부자들만 ‘줍줍’
기사입력 2019-07-29 06:00:12.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대출 규제로 돈줄 묶인 주택시장...‘로또아파트’ 악순환 반복
   
지난달 28일 서울 강남구 자이갤러리 내 ‘서초그랑자이’ 견본주택에서 상담을 받고 있는 방문객들의 모습.

 

# 서울 용산구에 사는 A씨(32)는 결혼 2년 차다. 결혼 전 예상한 신혼집 매입가격은 4억2000만~4억4000만원대. 남편 직장이 광화문이라 서울에서 집을 찾아봤지만, 대부분 규제지역인 서울에서 아파트를 사기 위해선 부모님에게 2억5000만원 정도 빌려야 한다는 계산이 나왔다. 결혼 전 부모님과 함께 살던 아파트가 집안 사정으로 인해 A씨의 명의로 돼 있어 무주택자 저금리 혜택도 누릴 수 없었다. 결국 A씨는 경기 김포시에 있는 4억원대의 아파트를 2억8000만원까지 대출받아 매입했다. A씨는 지금은 김포시로 이사가기 전까지 오래된 월세 빌라에 살고 있다.

내집 마련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는 온라인 카페에는 지금도 ‘청약 당첨 후 포기’에 대한 글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덜컥 지원했다가 됐는데 9억원 초과라 대출이 안 된다’는 내용이 종종 눈에 띈다.

반면 이들과 달리 올해 상반기 주택시장의 주인공은 ‘줍줍’한 사람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강력한 대출 규제로 1순위에 당첨이 되고도 계약을 못하는 ‘미계약 물량’이 많아지면서, 현금 동원력이 있는 무순위 청약자들이 이 물량을 줍고 또 줍기 때문이다.

지난달 GS건설이 서울 서초구 서초동 무지개아파트를 재건축해 공급한 ‘서초그랑자이’는 전 주택형 모두 분양가격이 9억원이 넘어 중도금 대출이 안 됐지만, 현금을 끌어올 수 있는 현금부자들이 대거 청약하면서 1순위 청약에서 평균경쟁률 42.63대 1을 기록하며 전 주택형이 마감됐다.

하지만 서초그랑자이의 분양가격은 주변 단지에 비하면 저렴한 편이다. 이 단지와 가까운 ‘래미안 서초 에스티지S(서초 우성2차 아파트 재건축)’ 전용면적 84㎡의 현재 시세가 19억~20억원 사이에 형성돼 있는 것에 비하면 약 5억원의 시세차익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서초구 방배동 경남아파트 재건축 단지인 ‘방배그랑자이’는 잔여가구 15가구 추가 모집을 진행해 전 가구 완판에 성공했다. 잔여가구는 예비당첨과 무순위 청약 진행 후에도 주인을 찾지 못한 물량이다. 잔여가구로 나온 이 단지 전용면적 84㎡의 분양가격은 14억3000만~17억3600만원 사이다.

이처럼 주택도시보증공사(HUG)를 통해 분양가를 통제하다보니 주변 시세에 비해 저렴한 단지가 공급됐지만, 대출 규제로 돈줄은 묶이다 보니 현금부자들이 이를 주워 ‘로또아파트’가 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현저히 낮은 가격으로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 시세에 대비해 낮은 아파트가 공급되면 ‘로또’가 된다. 이미 가격이 올라있는 시장에서 분양받을 수 있는 수요에는 한계가 있다”며 “급매물이 한 두 개씩 거래가 되면서 가격이 조금씩 떨어지는데, 지금은 매물을 내놓을 이유가 없으므로 집주인들이 ‘버티기’에 들어갔다. 올 하반기 매수심리가 살아난다고 해도 상황은 같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정부가 현금부자들의 ‘줍줍’을 막고자 청약 예비당첨 배수를 크게 확대했지만 이 또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평가다. 지난 5월 정부는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에서 분양할 때 청약 당첨자 숫자의 80%를 예비당첨자로 뽑았던 것을 500%까지 늘리기로 했다.

양지영 '양지영 R&C연구소' 소장은 “자금이 없는 상황에서 청약 당첨 요건만 넓혀봐야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더 뽑아도 결국 현금이 있는 사람만 매입하는 건 같다”고 말했다. 

 

오진주기자 ohpea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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