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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창] 당신은 오늘 무사하십니까?
기사입력 2019-07-31 07:00:13.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그의 발목이 부러졌단다. 처음에는 믿을 수 없었다. 사람 다리가 어찌 그리 쉽게 부러질 수 있을까. 하지만 병원에 가서 그를 보고 나니 실감이 났다. 육중한 몸으로 침대에 누워 있는 그의 발목에는 붕대가 칭칭 감겨 있었다. 접합수술도 끝나고 어느 정도 치료를 마쳐서인지 그는 약간 여유로워 보이긴 했다.

그의 이야기를 듣는 동안 몸에 소름이 돋았다. 제빵 기사인 그는 여느 날과 다름없이 새벽 5시쯤 출근했다. 지하에 있는 제조실에 가방을 두고 매장에 올라갔다 내려가던 중 사고가 난 것이었다. 첫 번째 계단을 내려간 그는 두 번째 계단에서 미끄러졌다고 했다. 동시에 네 계단을 굴러 아래 쪽으로 고꾸라졌단다. 곧바로 엄청난 통증에 놀란 그는 자신의 발을 보고 또 놀라야만 했다. 발목이 완전히 꺾여 거꾸로 된 기역자가 되어 있었다는 것, 분리된 발목이 덜렁거리는 모습에 그는 경악했다.

 소리를 질러봐야 소용없다는 걸 안 그는 119에 신고를 하려고 보니 휴대폰이 없었다. 할 수 없이 그는 복도를 기어 제조실로 들어갔다. 계단과 제조실로 연결된 복도는 꽤 길다. 그는 새벽에 공포영화 한 장면을 찍었다며 오랫동안 트라우마로 남을 것 같다고 했다. 119구조대에 의해 응급실로 실려 온 그는 바로 수술을 받았는데 뼈가 살을 뚫고 나오지 않은 건 불행 중 다행이었다. 그전부터 말썽이던 뒤꿈치가 탈골되는 바람에 사고가 더 커졌다며 이참에 체중을 줄여야겠다고 피식 웃었다.

 오랫동안 제빵 기사로 일해 온 그는 몸이 비대하다. 그런 몸으로 온종일 서서 일하다 보니 발뒤꿈치가 시원찮다고 했다. 탈골과 골절이 동시에 일어난 이유였다. 재활치료까지 끝내려면 몇 개월 휴직이 필요해 보였다. 가장으로서 열심히 살아온 그에게는 적잖은 충격일 터였다. 매장도 메인기사가 없으니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요즘 나는 화장실을 갈 때면 바짝 긴장한다. 화장실이 지하에 있어서다. 기사가 다친 그 계단을 조심스레 오르내리며 덩달아 매사에 주의를 기울인다. 내가 하는 일에도 위험은 도사리고 있어서다. 뜨거운 물을 사용해야 하고 여러 종류의 칼을 다루어야 한다. 그뿐인가. 사람이 살아간다는 건 잠재해 있는 사건사고와 매순간 마주하는 일이다. 그러니 평범한 하루는 행운일 수밖에 없다.

 나는 요즘 저녁에 잠들기 전, 하루를 무사히 보낸 것에 대해 감사의 기도를 한다. 예전에 느껴보지 못했던, 나이 들어가면서 달라지는 삶의 또 다른 모습이다.

 

장미숙(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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