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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2차보복] 한일갈등 전방위 확산…파국 우려 속 해법도 요원
기사입력 2019-08-02 10:36:35.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1965년 수교 이후 최악…과거사 갈등이 통상·안보갈등 번지고 민간교류까지 위협

갈등 핵심 강제징용에 한일 인식차 ‘뚜렷’…美 한일해결 원칙 속 타협 모색 난망

日기업 자산 현금화 시 추가보복 우려…일왕 즉위식 등 계기에도 반전 어려워

 

한일관계가 1965년 수교 이후 최악의 위기를 맞았다.

일본이 2일 한국의 중단 촉구와 국제사회의 우려에도 끝내 한국을 ‘전략물자 수출심사 우대국’(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서 제외하면서 양국 간 갈등의 골은 이제 파국을 걱정해야 할 정도로 깊어지게 됐다.

자국 산업에 미칠 악영향과 국제사회의 우려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일사천리로 한국 산업의 ‘심장’에 비수를 꽂은 일본의 태도는 우방의 행동으로 보기 힘들 정도다.

한일 양국은 과거사·독도 문제로 때론 대립하더라도 경제 및 안보 협력을 토대로 반세기 이상 관계 발전의 길을 걸어왔다.

그러나 일본의 대(對)한국 경제보복 조치로 경제협력의 토대가 무너지고 있다.

또 다른 축인 안보 협력도 위기에 몰렸다. 한국 정부는 일본의 조치에 맞서 북한 핵·미사일 정보 공유를 위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연장을 거부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원덕 국민대 교수는 “핵 문제를 풀어가는 데 있어 일본의 건설적인 역할이 중요한데 일본과의 극단적인 대립이 장기화하면 일본으로부터 이런 역할을 끌어내기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일본의 비합리적인 일방 조치는 한국 내 반일 감정까지 자극,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거세지고 일본 여행에 대한 거부감이 커지고 있다. 일본도 추가 조치로 한국인에 대한 입국 절차를 까다롭게 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파문이 어디까지 확산할지 가늠하기도 힘들다.

갈등 상황이 장기화·고착화하면서 수교 이후 반세기 동안 쌓아 올린 ‘우정’이 일거에 무너질 수 있는 상황에까지 내몰렸다.

문제는 여기가 끝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갈등을 해소할 실마리는 보이지 않고 오히려 악재들만 기다리고 있다.

갈등의 핵심인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판결을 둘러싼 한일 간 인식의 괴리는 좁혀들 기미조차 없다.

일본 정부는 강제징용 문제는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으로 해결됐기 때문에 한국 대법원의 배상 판결은 청구권협정에 위배되며 한국이 알아서 ‘국제법 위반 상황’을 시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거듭하고 있다.

일본이 ‘한일 기업이 자발적으로 기금을 모아 위자료를 지급하자’는 한국의 제안을 거부한 것도 ‘일본 기업에 피해가 있어선 안된다’는 생각에 따른 것이다.

반면 한국 대법원은 청구권협정으로 개인의 청구권까지 소멸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으며, 정부도 사법 판결을 존중한다는 입장이다.

‘한국이 해결하라’는 일본의 요구는 ‘일본 전범 기업이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대법원 판결을 한국 정부가 거스르라는 뜻으로, 그 정당성은 제쳐두고라도 삼권분립에 어긋나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이처럼 양측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는 가운데 일본이 자국 기업의 피해가 현실화하면 추가 보복 조치에 나설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강제징용 피해자들은 일본 기업이 배상 판결에 응하지 않자 해당 기업의 국내 자산에 대한 강제매각을 신청해 현재 절차가 진행 중이다. 시기는 가늠하기 어렵지만 특별한 사정의 변화가 없는 한 매각을 통해 현금화가 이뤄지는 건 시간문제다.

일본은 적어도 표면상으로는 지금의 경제보복 조치가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따른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현금화를 통해 자국 기업의 피해가 실제로 발생하면 보다 노골적으로 보복에 나설 수 있다.

이때가 한일관계가 ‘루비콘강’(돌이킬 수 없는 상황)을 건너는 시점이 될 수 있어 그전까지는 해법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는 일본이 한국을 ‘백색 국가’에서 제외하면서 수출심사에 대략 90일 정도가 걸리게 된 것과도 맞물린다. 그때까지 해법이 마련되지 않으면 일본이 해당 물자에 대해 실제로 수출을 금지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지금 분위기로는 가능성이 작아 보이지만 정상 차원의 담판으로 해법이 모색될 수도 있다.

연내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만날 기회는 9월 하순 유엔총회, 10월 말∼1월 초 아세안+3 정상회담, 11월 중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 등 여러 차례 있다.

또 10월 22일 일왕 즉위식을 계기로 한 대일 특사 파견도 고려될 수 있다.

하지만 본질적인 해법이 요원한 상황에서는 큰 의미를 갖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남기정 서울대 일본연구소 교수는 “일왕 즉위식과 APEC 정상회담 등이 있지만 반전의 계기로 삼기는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이 한일관계 갈등이 심각해지면서 더욱 적극적으로 관여할 가능성은 있지만, ‘우리도 돕겠지만 한일이 알아서 풀라’는 기본 입장이 바뀌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도 많아 당분간 꼬일 대로 꼬인 한일관계의 돌파구를 찾기가 어려워 보인다. 최지희·김부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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