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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WTO 제소 속도…종합대책 마련에 총력
기사입력 2019-08-02 11:38:57.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당정청, 日보복 종합대책 마련 분주…맞대응 전략 검토
   
고민정 대변인이 2일 오전 청와대에서 브리핑을 열고 일본 정부가 아베 신조 총리 주재로 각의(국무회의)를 열어 한국을 수출절차 간소화 혜택을 인정하는 \'백색국가\'(화이트 리스트) 명단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의결한 것과 관련, 깊은 유감을 표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본이 한국을 백색국가(우방국)에서 제외하는 극단적인 조치를 단행한 가운데 우리 정부가 비상체제를 가동하며 총력 대응에 나섰다.

일본은 2일 각의(국무회의)를 열어 한국을 백색국가 명단인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 개정안은 공포 후 21일 시행되기 때문에 이달 하순부터 한국은 더는 백색국가로서의 혜택을 누릴 수 없을 전망이다.

일본은 전략물자는 수출 시 개별허가를 받도록 하지만, 백색국가에는 ‘비민감품목’의 경우 3년에 한 번 포괄허가만 받으면 되는 완화된 규정을 적용하고 있다.

전략물자 1120개 중 비민감품목은 기존 규제 대상이었던 반도체 3개 품목을 포함해 857개다.

백색국가에서 제외되면서 포괄허가에서 개별허가로 전환되는 품목이 3개에서 857개로 늘어나게 됐다. 여기에 비전략물자 중에서도 일본 정부가 대량살상무기(WMD)나 재래식 무기에 전용될 수 있다고 판단되는 품목은 자의적으로 개별허가를 받도록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개별허가를 받는 데는 90일가량이 소요된다.

정부는 일본의 백색국가 제외 결정 이후 3주간의 시간이 더 있는 만큼 외교적인 노력과 더불어 범정부 차원의 상황별 대책 마련에 나선 상태다. 나아가 일본을 향한 맞대응에도 적극 나서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일단 해당 조치가 자유무역에 관한 WTO 규범에 위배된다는 점을 들어 조속한 시일 내에 일본을 WTO에 제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주 WTO 일반이사회에 한국대표로 다녀온 김승호 산업통상자원부 신통상질서전략실장은 “한국이 편한 날짜에 (제소)할 것”이라며 “열심히 칼을 갈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또 각종 국제회의에서 일본을 압박하는 여론전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유명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2~3일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되는 제8차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장관회의에 참석해 일본 조치의 부당함을 국제사회에 알린다.

외교·안보적으로는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파기가 거론된다.

조세영 외교부 제1차관은 지난 1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현재로서는 유지한다는 입장으로, 상황 변화에 따라서 여러 검토를 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산업계 피해 최소화를 위한 대책도 추진된다. 대책은 단기와 중장기로 나눠 단계별 대응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먼저 한시적으로 특정 수입품목에 관세를 인하해주는 ‘할당관세’ 적용안이나 연구·개발(R&D) 관련 인허가 지원 개선안 등 신속하게 효력을 낼 수 있는 시행령 개정안 등이 추진될 전망이다. 여기에는 백색국가 제외로 피해받는 기업들의 금융지원(대출, 보증, 긴급경영안정자금)이 주요 내용으로 담길 예정이다.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로 피해가 예상되는 20개 업종 대상 설명회도 오는 9일까지 매일 개최할 예정이다.

일본의 경제보복이 반도체뿐 아니라 자동차, 기계, 정밀화학 등으로 확대될 것을 대비해 여러 분야의 핵심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방안을 폭넓게 포함시켜 중장기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핵심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방안은 오는 4일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는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일본이 뚜렷한 근거도 없이 한국에 대해 또 다시 경제적 보복을 감행한 만큼 한국도 비슷한 수준의 상응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WTO 제소는 최종판정까지 2년여가 소요돼 당장 일본에 타격을 주거나 상황을 바꾸기는 사실상 힘들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일본산 상품·서비스에 시장접근을 제한하고 관세를 인상하거나 일본으로의 수출제한, 기술 규정 및 표준 인증심사 강화 등이 상응조치로 나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을 한국의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안이 다시 검토될 가능성도 있다.

섣불리 강대강으로 맞붙다가는 자칫 ‘치킨게임’ 양상으로 흐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는 구체적인 상응조치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면서도 앉아서 당하고만 있진 않겠다는 입장이다.

청와대는 지난달 31일 보도자료를 통해 “상임위원들은 부당한 수출규제 조치 철회를 위한 우리의 노력에도 일본이 상황을 더 악화시키면 우리 정부 역시 가능한 모든 조치를 포함해 단호히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부미기자 boo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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