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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주택정책의 기본을 다시 생각한다
기사입력 2019-08-12 14:25:12.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정부는 주택시장의 과도한 개입 중단하고, 저소득 계층 주거문제에 집중해야
   

  정부의 주택정책에 대한 논란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9ㆍ13부동산대책으로 대변되는 정부의 강력한 규제 정책이 약발을 다해 다시 강남권 등의 주택가격이 오를 조짐을 보이자 민간택지에까지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확대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고분양가가 주택가격 상승을 초래하는 주 요인이라 보고 이를 잡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많은 비판론자들은 정부의 분양가 규제가 공급 부족을 심화시켜 결과적으로 집값을 더 오르게 만드는 실책이 될 것으로 분석한다.

  주지하는 것처럼 주택은 인간생활의 필수적 기본재이다. 주택가격의 변동과 주거비용의 부담 문제가 늘 중대한 사회경제적 이슈가 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게다가 한정된 토지 위에 많은 사람이 밀집해서 거주해야 하는 특성상 도시에서의 주택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할 가능성이 큰  재화이다. 도시에서 주택 문제가 항상 뜨거운 이슈이면서도 해결이 쉽지 않은 난제인 이유이다.

  그렇지만 주택도 시장을 통해서 공급이 이뤄지고, 수요와 공급에 의해서 가격이 결정되며 거래가 형성되는 하나의 상품임에는 재론의 여지가 없다. 따라서 정부 정책의 1차 목표는 수요와 공급의 미스매치(mismatch)를 줄이는 데 둬야 한다. 즉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하기 쉬운 도시 주택의 특성상 공급 애로 요인을 줄여줌으로써 수요 변동에 부응하는 주택공급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필자는 우리의 주택 정책이 어떠해야 하고, 무엇을 지향해 나가야 하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심각하게 제기하고자 한다.

  그 핵심은 정부가 주택 문제에 대해 어느 정도까지 시장에 개입하고 관여할 것인가의 문제이다. 주택이 갖고 있는 일반상품과는 다른 여러 특성들에도 불구, 주택도 수요와 공급에 의해 가격이 결정되고, 가격 수준에 따라 공급이 좌우되는 상품임에는 틀림 없다. 그러므로 자력으로 주거문제 해결이 어려운 저소득 계층의 주택 문제 이외에는 시장 기능에 맡기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고 효율적이다. 그동안 시장의 실패를 보완한다는 명분으로 정부의 시장 개입이 계속 확대돼 왔지만 어느 정부도 주택 문제의 해결에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간 시장을 안정시키겠다고 시행한 많은 정책들이 오히려 시장의 변동성을 키우고, 단기적 문제 해결에 집착한 정책이 장기적으로는 더 많은 문제를 초래했음을 우리는 경험으로 알고 있다. 이는 정부 정책이 시장 기능을 억제하고 규제하는 방향으로 설정되고 실행됐기 때문에 나타난 필연적 결과다

  최근에 논란이 되고 있는 분양가상한제만 해도 그렇다. 기본적으로 자유시장경제 체제 하에서 가격을 규제한다는 것 자체가 전시와 같은 위급한 상황이 아니라면 극력 피해야 할 일이다. 저소득 계층을 위한 공공 부문 공급주택에 대해서라면 그나마 필요성을 인정할 수 있겠지만 민간 부문에서 공급되는 고가 주택까지 가격을 규제하겠다는 것은 당위성은 물론 그 효과가 입증된바도 전혀 없다. 오히려 HUG의 과도한 분양가 통제로 인한 로또 청약의 부작용을 막겠다는 구실로 분양가상한제라는 더 큰 규제를 도입하는 악순환에 직면해 있는 것이다.

  최근의 주택가격 상승은 주택 수의 절대적 부족 때문이 아니라 살고 싶어 하는 양질의 주택이 부족해서 초래되는 것이다. 쾌적하고 편리한 주택 공급을 확대하지 않고는 결코 해결될 수 없음을 정책 당국자들은 깊이 인식해야 한다. 사람은 누구나 보다 편리하고 쾌적한 환경을 누리고 싶어 하며, 새로 지어지는 주택들은 평면구조와 마감재에서부터 단지 내 조경과 커뮤니티시설에 이르기까지 기존 주택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수준이 향상됐다. 이러한 새 집에 대한 욕구가 커지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다. 이는 최근에 주택시장이 뜨거운 소위 ‘대대광’(대구ㆍ 대전ㆍ 광주) 지역의 사례에서도 여실히 입증되고 있다.

  그러므로 이제 정부는 저소득 계층의 주거 문제 해결에 노력을 경주하고, 중산층 이상의 주거 문제는 시장 기능에 맡기는 방향으로 근본적인 정책 전환을 해야 한다. 그리고 시장의 기능을 믿고 그 기능이 효과적으로 발휘될 수 있도록 애로요인을 해소하는 데 정책적 노력을 집중해야 한다. 가격이 오르더라도 자력으로 주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계층의 주택 문제에 대해서는 개입하거나 관여하지 말고 시장에 맡겨 놓아야 한다. 시장을 신뢰하면 신뢰하는 만큼의 효과로 보답할 것이며, 시장을 불신하면 불신한 만큼의 부정적 효과로 보답받게 될 것이다.

  정부가 발상을 완전히 전환해서 기본적인 주택 문제는 시장 기능에 맡기고 재개발ㆍ재건축 규제 등 원활한 공급을 가로막는 요인들을 신속하게 해소하고 철폐하는 데 노력을 집중해야 한다. 그래야 정부가 바라는 주택가격 안정은 물론 국민 주거수준 향상과 주택산업 발전 및 도시 경쟁력 향상이라는 효과까지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이형주(건설주택포럼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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