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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과점 SW사 횡포에...건축설계업계 '신음'
기사입력 2019-08-13 05:00:16.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무단사용 적발 기업에 과도한 합의금 ·강매 의혹

 



독과점 소프트웨어 사업자의 과다한 횡포에 중소 설계업체가 신음하고 있다.

국내 시장점유율 1위인 A사의 불법 소프트웨어 사용 적발기업에 대한 무리한 합의금 강요 의혹과 더불어 M사의 구조해석 프로그램도 도마에 올랐다. 특히 최근 학교 내진성능 보강사업이 소프트웨어 프로그램 오류로 대거 차질을 빚었는데, 그 이면에는 M사의 독과점에 대한 건축구조기술사들의 반발이 자리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철근 상세설계 전문기업인 D사는 지난 6월 말 회사를 급습한 경찰 단속반에 ‘오토캐드(AutoCAD)’ 불법 SW가 대거 적발됐다. 며칠 뒤 한 국내총판업체 사장과 법무법인의 변호사가 찾아와 “정품을 사고 합의금을 주면 고소하지 않겠다”는 협상안을 제시했다. D사 대표는 “처음엔 합의금으로 2억∼3억원을 제시하더니, 안 먹히자 나중엔 9000만원으로 깎아줬다”며 “‘A사에 걸리면 문 닫는다’는 말은 들었지만 내가 피해자가 될 줄은 몰랐다”고 하소연했다.

개성공단 입주사이기도 했던 D사는 미국산 전략물자로 분류되는 오토캐드 대신 벨기에의 ‘브릭스캐드(BricsCAD)’로 최근 프로그램을 아예 전면교체했다. 이번에 적발된 SW는 이미 단종된 프로그램이다. D사 대표는 “졸지에 쓰지도 못하는 수천만원어치 SW를 꼼짝없이 사게 됐다. 해당 총판을 통해서만 SW를 사야 한다는 협박까지 받고 있다”며 울분을 토로했다.

A사의 독과점적 횡포는 오토캐드를 넘어 레빗(Revit), 인프라웍스(InfraWorks) 등에 대한 불법단속까지 번지면서 이런 피해기업들이 급속히 불어나고 있다는 게 건축설계업계의 호소다.

이는 3∼4년 전 논란이 됐던 SW 유통업체들의 횡포와 판박이란 지적도 나온다. SW 대리점이 중소기업을 무작위로 골라 저작권자에게 제보하면 저작권자는 법무법인을 통해 고소한 후 불법 SW로 적발되면 대리점이 업체에 거액의 합의금과 정품 강매로 이득을 챙기는 방식이다. 법무법인도 합의금 일부를 수수료로 받는 구조다.

경찰은 악의적 제보일지라도 단속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 송파경찰서 관계자는 “불법 SW 제보를 받고 출동하지 않으면 악성 민원으로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에 무조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글로벌 기업의 건축용 소프트웨어에 그치지 않는다. 국산 구조해석 소프트웨어에서도 독과점적 지위에 대한 반감 아래 사소한 프로그램 오류로 교육부가 진행 중인 학교시설의 내진 성능평가 및 보강설계 사업이 전면 중단되는 사태까지 빚어졌다.

국내 구조설계 소프트웨어 1위 업체인 M사가 만든 학교시설 내진설계기준 자동화 프로그램에서 ‘기둥의 휨 강성 계산’ 등 6개 오류가 발생한 게 직접적 원인이다. 교육부는 해당 프로그램으로 내진성능 평가를 수행한 업체들에 일괄적으로 공문을 보내 전면 재검토를 지시했다.

건축구조업계 관계자는 “최근 내진성능평가 등 관련 기준이 바뀌었는데, 교육부가 이전 기준으로 사업을 발주했고 프로그램이 이를 반영하지 못하면서 오류가 생겼다”며 “당장 100건 이상의 학교 내진성능평가 사업 차질이 불가피해졌다”고 말했다.

M사 관계자는 이와 관련, “일부 프로그램 오류가 있었고 대부분 해결됐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의 근본적 원인을 압도적 점유율을 앞세워 수요기업을 흔들어온 소프트웨어 업체들에 대한 수요자들의 반감이 폭발한 한 단면으로 보고 있다.

건축구조 분야의 한 단체장은 “국내 1위 SW업체로서의 기여도보다는 돈벌이를 위한 저작권 강요와 부실한 서비스에 대한 수요기업들의 반감이 만만치 않다”며 “이번 교육부 사건만 해도 통상적으로 업계 차원에서 서로 협의해 해결할 수 있는 문제였음에도 공론화되고 크게 번진 이면에는 소프트웨어 업체와 설계업체 간의 오랜 기간 묵은 갈등이 폭발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태형기자 k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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