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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일제시대 경찰 같은 아베 정권
기사입력 2019-08-14 07:00:10.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3ㆍ1절이 국경일이 된 이유는 만세시위가 100년 전 3월 1일에 시작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3ㆍ1절이 포용하는 내용은 그해 내내 전국 각지에서 일어났던 모든 독립만세 시위를 아우르는 것이기도 하다. 3월 1일 시위의 여파가 서울 곳곳에 남아 있어 일제의 경계가 3월 1일 당일보다 삼엄했던 가운데 감행된 3월 5일의 서울역 앞(당시는 남대문 역) 2차 독립만세 서울 시위 진압은 삼엄했던 것만큼이나 무자비하게 진행됐다. 종로나 남대문에서 내리기만 해도 불심검문을 하고 시위가 벌어지면 곧바로 연행됐다.

최근 드루대 감리교 문서 보관소에서 필자가 찾아낸 10명의 당시 연행된 이화학당 여학생 증언문은 종로서에 끌려가 서대문 형무소에서 풀려날 때까지의 과정을 10대 소녀의 필치로 사실 그대로 그려 100년의 세월을 뛰어 넘어 그 실상이 그대로 전해진다. 얇은 누런색 미농지에 푸른색 혹은 검정색 영어 타이프로 친 보고서는 학생들이 스펠링이 틀렸거나 영문법이 잘못된 경우, 선교사인 교사들의 고친 흔적이 군데군데 남아 있는 원본이다. 학생 10명이 영문으로 보고서를 남기게 된 이유는 일부(6명)학생은 20일, 나머지 학생은 5개월이나 서대문 형무소에 갇혀 있다 풀려나면서 이들이 구속돼 있는 동안 심한 고문과 성적학대를 당했다는 사실이 학교 측에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이화학당의 교사이기도 한 선교사들은 본국에 보고하기 위해 학생들에게 서툴더라도 각자가 영어로 보고서를 쓰도록 했었다.

10명의 보고서를 종합해 보면 모두 이화학당 학생들로 9시까지 서울역 앞에서 시작되는 만세 시위에 참석했거나 참석하러 가는 중에 연행됐다. 잠 잘 때를 제외하고는 하루 종일 무릎을 꿇고 있는 것도 고문이었다고 학생들은 공통으로 적었다. 이들 10명 여학생의 증언은 당시 영문으로 된 한국의 상황(The Korea Situation)에 2명 정도의 증언을 종합해 알리고 있어 고문사실이 새로운 것은 아니다. 하지만 미성년인 여학생들이 경찰 조사과정에서 답변한 내용을 보면 100년이 지난 지금도 ‘유용한 답변’이라는 평가를 내릴 수밖에 없다. 아베정권의 무역전쟁선포로 시작된 갈등과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정세를 보면서 ‘대한민국이 진정한 독립국가인가?’ 라는 의문이 생기기 때문이다. 일본 경찰과 한 여학생의 문답을 보면.



경찰이 “너 만세 부르려고 나왔지, 안 그런가?”라고 물어 나는 “그렇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경찰은 “누가 독립을 외치라고 가르치고 이 시위에 참석하라고 했는가?”라고 물었다. 나는 “어린애가 아니다. 내가 왜 그것을 시켜서 할 필요가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자 경찰은 “너는 독립을 할 수 있는 무엇이 있느냐”며 “총, 칼이 있나, 심지어 군인이 한명이라도 있나, 동과 서로 나를 수 있는 상선이 있기를 하나, 무엇이 있느냐?”고 물었다. 덧붙여 “통치할 수 있는 최소한의 능력을 가진 사람이 있느냐”고 조롱했다. 이에 대해 여학생은 ”총도 칼도 도움이 안 된다. 그 같은 수단으로 독립을 이룰 뜻이 없다. 그러나 우리는 다른 민족처럼 자유를 위해 독립이 되기를 바란다. 만약 일본이 우리에게 독립을 준다면 우리 스스로 통치할 수 없다고 보느냐. 의심할 필요조차 없다“고 답변했음을 보고서에서 밝히고 있다.



이런 여학생의 당찬 답변은 처참한 결과를 낳았다. 경찰은 여학생을 주먹으로 때리고 잣대로 머리를 쳤으며 볼을 꼬집었다. 여학생은 멍하게 되어 모든 생각이 없어져 주저앉자 “왜 주저 앉느냐”며 또 때렸다.

당시 일제 경찰의 식민지 백성에 대한 고문은 일상화된 것이어서 새삼스럽지 않지만 당시 이 여학생의 답변은 100년 후 후손들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아베정권이 최근에 행한 반도체 제작에 필수 소재인 포토레지스토와 불화수소, 폴리아미드에 대한 수출금지 발표를 보면 일본경찰이 여학생에게 던진 질문이 연상된다. “너희가 독립을 할 수 있는 무엇이 있느냐, 총이 있나 칼이 있나 군인이 있나.”

광복의 달 8월에 고문하던 일본 경찰의 조롱을 반도체 소재 수출 금지로 반복하는 아베정권을 보면서 아직도 대한민국은 독립전쟁 중이라는 생각이 뼈에 사무친다. 강제 징용노동자들에 대한 배상문제는 외교적으로 국제정치적으로 못 풀 것도 없는 문제여서 사태가 이렇게까지 악화되도록 한 현 정권도 비난 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조롱을 반복하는 아베정권, 그 배경인 일본 극우 쇼비니스트들에게 더 이상 농락 당하지 않도록 이번 기회를 전화위복으로 삼아 이제 경제독립도 성찰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모든 소재를 다 국산화할 수는 없겠지만 우리가 수출해 주지 않으면 일본 산업도 마비될 아킬레스건 몇 개는 우리도 갖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일본 경찰에 맞서 당당하게 답변했던 10대 여학생의 당찬 답변이 역사의 현실이 된다.

“독립을 한다면 스스로 통치할 수 없다고 보느냐. 의심할 필요조차 없다.”

 

임연철(미국 드루대 플로렌스 A. 벨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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