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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동 칼럼] 누굴 위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인가
기사입력 2019-08-27 07:00:10.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서울 새 아파트가 인기몰이다. 신축 아파트 품귀 전망에 몸값이 뛰고 있다. 강남 일부 새 아파트는 한 달 새 호가가 억대나 올랐다. 집주인은 내놓았던 매물을 거둬들이며 관망세로 돌아섰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8월 둘째 주에는 서울 아파트값 오름세가 꺽였다. 하지만 준공 5년 이하 새 아파트 값 상승률은 전주보다 0.01%포인트 오른 0.05%로 상승곡선이다.

 

 서울의 아파트 인허가가 크게 감소하고 있다. 지난 2분기에는 한 개 단지 3161가구만 인허가를 받았다. 1분기 다섯 개 단지 1만9275가구에 비해 큰폭의 감소세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회피를 위한 ‘밀어내기’가 절정을 이룬 2017년에는 7만4884가구 인허가가 이뤄졌다. 작년에는 3만2848가구였다. 초과이익환수제 아래서 분양가 상한제까지 덥친 올해의 인허가는 하향세가 뚜렷하다.

 

 청약통장 신규 가입자는 크게 늘고 있다. 청약통장 전체 가입자수가 2500만명을 넘어섰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 5170만 명의 절반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추진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건 지난 6월말. 이후 7월에만 서울에서 1만9679명이 청약저축에 새로 가입했다. 전달의 약 3배에 달하는 수치다. 너도나도 청약대열에 동참하고 있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실시를 앞둔 부동산시장이다. 시장은 살아있는 생명체다. 자극에 즉각적으로 반응한다. 공급이 줄어들 것을 예상되는 새 아파트는 귀하신 몸이 되고 있다. 아직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의 직접적인 영향권은 아니지만 인허가도 급감 중이다. 분양가 상한제 아파트를 분양받으면 ‘로또당첨’라는 인식아래 너도 나도 청약대열에 동참하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의 맥박은 벌써부터 뛰고 있다. 이제 막 세상에 나온 신참내기도 아닌데 말이다. 분양가 상한제는 40세를 넘긴 중년이다. 지난 1977년 박정희 정부 때 처음 도입됐다. 당시에는 가격 상한선을 정하는 방식이었다. 1989년에 택지비와 건축비 등을 연계한 원가연동제로 전환됐다. 외환위기 때 자율화됐다가 노무현정부 때 부활됐다. 2015년부터 요건 변경 등으로 유명무실해졌던 분양가 상한제가 10월께 민간택지에도 되살아난다.

 

 분양가 상한제는 부동산 대책의 끝판왕이다. 노무현 정부 때도 마지막 정책수단이었다. 문재인 정부는 우선 금융과 세제를 통한 수요 억제에 방점을 찍었었다. 이어 안전진단 강화와 초과이익환수제라는 공급 규제도 내놨다. 그럼에도 집값은 롤러코스트를 탔다. 이에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로 공급 규제 3종 세트를 완성하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그 효과가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노무현 정부인 2007년에도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도입했었다. 당시에도 서울의 인허가 건수는 크게 줄었다. 또 가격도 안정됐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외생변수가 있었다. 정부는 분양가 상한제 때문에 가격이 안정됐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경기침체 영향이라고 분석한다. 상황은 있는데 분석의 틀이 다르다보니 결론은 없다.

 

 때문에 분양가 상한제 효과를 놓고 지금도 갑론을박(甲論乙駁)이다. 국토부도 8·12대책 발표이후 별도 보도자료를 통해 논쟁에 뛰어들었다. 가장 큰 쟁점은 과연 주택가격을 낮출 수 있냐는 것이다. 정부는 이번 대책으로 집값을 잡을 수 있다고 공언한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중장기적으로 주택 공급을 위축시켜 집값이 앙등할 수 있다고 반박한다.

 

 정부는 공급 위축에 대해, 과열된 일부지역에 정책을 한정적으로 시행하기 때문에 기우라는 입장이다. 또 분양가격에 적정이윤을 반영하고 가산비를 통해 추가적인 품질향상 소요비용도 계상하기 때문에 사업성도 충분하다는 주장이다. 더불어 촘촘한 규제 그물망으로 풍선효과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강조한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재초환제에 이어 상한제까지 시행되면 재건축의 경제성은 뚝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분양가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부분이 땅값이다. 정부안대로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할 경우 더욱 그렇다. 택지비에는 땅값 이외에도 금융비용, 민원해결비 등 간접비가 다수이기 때문이다. 이에 재건축은 한계상황에 이르고 새 아파트 희소성만 부각돼 값이 오를 것이란 전망이다.

 

 지금까지 다수의 주택정책이 쏟아졌다. 하지만 효과 없이 시장의 내성만을 키워왔다. 칼집 속에 있는 분양가 상한제로 놓고도 시장은 벌써 반응하고 있다. 새 집값은 오르고 인허가는 줄고 분양 참여자는 급등 중이다.

 

 대책이 분양가를 낮추는 효과는 있다. 현 정부는 부동산 불로소득을 악의 축으로 규정했다. 그렇다면 ‘로또청약’은 리그만 바꾼 불로소득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나? 또 재건축 규제 3종 세트가 있는 한 정비사업의 위축도 피할 수 없다. 이로인해 ‘강남불패’와 같은 시장의 역습이 우려되고 있다. 더불어 우리나라 주택산업의 황폐화를 초래할 수 있다.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우’를 범하는 건 아닌지 걱정이다. 주택 질 제고와 주택시장의 순기능이 발휘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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