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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고품격 아파트
기사입력 2019-08-27 06:00:12.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박노일 부국장 겸 부동산부장

 

   

최근 들어 지은 지 5년 내의 집값이 크게 오르는 추세다.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일기 시작한 후 점차 확산하는 모습이다. 앞으로 고품질 아파트의 공급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새 집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새 단지에서 누릴 수 있는 ‘특화된 주거 문화’의 향유 등도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동안 건설사와 강남권 재건축 조합들은 고품질, 고품격 아파트를 경쟁적으로 선보였다. 아파트 내부 평면은 차치하고라도 각종 편의  시설로 조합원과 실수요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사우나, 피트니스 센터, 실내 골프장은 기본이다. 나아가 커뮤니티 시설이 입주민들이 여가를 보내는 중요 시설로 탈바꿈했다. 개인 수영장이 딸린 게스트 하우스, 아침식사를 위한 입주민 전용 식당, 입주민 전용 공유 주방, 반려견 전용 산책길, 대형 세탁기와 건조기를 갖춘 론더리 카페 등도 등장한다.

  강남권 재건축 사업장에서는 조합원들의 요구에 맞춰 이런 추세가 더욱 두드러졌다. 단지 곳곳에 국내외 유명 작가의 예술품은 물론 한 그루에 수천만원짜리 수목이 설계에 반영되기도 했다. 한때 10억원을 호가하는 나무 한 그루가 단지의 상징성을 대변한 적도 있다. 숙녀회, 신사회 등 입주민 간 모임을 열 수 있는 연회장도 선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고품질, 고품격 아파트는 당분간 찾아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정부가 10월부터 시행하기로 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이하 분상제)의 영향이 크다. 벌써 서울권 신규 주택의 주요 공급원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일반 분양가가 낮아질 수밖에 없는 만큼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 선택 항목(옵션)이 늘어나고, 커뮤니티 시설 역시 예전 대비 상당히 부족한 수준으로만 건설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조합과 건설사 입장이다.

  정부의 생각은 한참 다르다. 분상제를 통해 실수요자에게 내집 마련의 부담을 줄이면서 좋은 품질의 아파트를 공급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즉, 분상제의 핵심인 건축비 산정에 대해 최신 기술과 자재를 적용해 적정 품질을 확보할 수 있도록 했고. 가산비를 통해 추가적인 품질 향상 소요 비용도 인정하기 때문에 품질은 걱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시장의 움직임과 정부의 시각차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가격 안정과 서민층 주거 안정을 위한 임대주택 등으로 귀결된다. 이를 위해 그동안 다양한 규제책을 제시했다. 분상제 도입 발표에서도 약효가 떨어지면 언제든 또 다른 규제 카드를 꺼낼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주택 공급 시스템의 변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민층 주거 안정을 위한 다양한 형태의 주택 공급은 지속적으로 추진하되, 고액자산가 등의 니즈를 충족할 수 있는 시장도 열어 두자는 것이다. “소위 ‘현금부자’의 고품질 주거문화 수요를 억제하면서 굳이 아파트의 다운그레이드를 유도할 이유가 있을까?”와 “이들이 꼬박꼬박 세금만 잘 낸다면 그 시장도 유효하지 않을까?”라는 물음에 대한 대답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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