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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스마트모듈러 혁명 닻 올린다
기사입력 2019-08-28 05:00:21.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현장을 버려야 건설산업이 산다.” 수년 전 인터뷰를 진행한 자재기업의 한 유학파 2세 경영인이 강조한 말이다. ‘현장산업인 건설이 현장을 버리면 뭐가 남지?’라는 반감이 앞섰지만 인터뷰가 끝난 후 반감이 공감으로 바뀌었다. 당시도, 지금도 건설산업계의 최대 골칫거리는 만성적 인력난과 빈번한 안전사고다. 어렵고, 더럽고, 위험한 ‘3D산업’이란 오명도 여전하다. 이런 고민을 덜어낼 첩경은? 어린이처럼 단순히 생각해도 현장작업을 줄이면 된다.

이 경영인이 공격적으로 키우겠다는 분야도 프리캐스트 콘크리트, 모듈러 등을 아우른 OSC(Off Site Construction)였다. 영문 그대로 풀면 건설현장을 벗어난 건설이다. 공장산업으로 바뀌면 현장별, 사람별로 제각각인 건설품질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할 수 있다. 되풀이되는 안전사고와 소중한 인명피해, 나아가 기업들로선 치명적인 영업정지 등 처분 우려도 덜어낸다. 무엇보다 젊은이들이 흔쾌히 찾는 ‘굿잡(Good Job)’으로 탈바꿈할 기회다.

‘모듈러’란 단어는 한국건설기술연구원과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을 취재하던 시절에 친숙해졌다. 4차 산업혁명의 파고가 거세게 불었던 당시에 두 기관이 주도한 ‘레고처럼 쌓아올려 짓는 아파트’란 타이틀의 모듈러 건축기술이 폭발적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곧 식었다. ‘분양가를 얼마나 낮출 수 있느냐’는 근본적 질문에 답을 제시하지 못한 탓이다. 모듈러 공사비는 일반 RC(철근콘크리트)공법의 1.3배였다. 소음, 내화, 냉ㆍ난방 등 기술 수준도 무르익지 못했다.

수년새 모듈러 기술이 급속도로 진화했다. 며칠 전 준공식을 가진 천안 두정의 모듈러 실증단지만 해도 현장을 벗어난 공장제작률이 앞선 서울 가양단지(52%)를 훨씬 능가하는 92%다. 소음, 내화, 기밀 등의 주택성능도 일반주택과 대등해졌다. 주택정책 오피니언 리더들의 반응이 특히 폭발적이다. 최대 건설공기업인 한국토지주택공사의 변창흠 사장도, 최대 건설기술연구기관인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한승헌 원장도 모듈러에 꽂혔다. 국토교통부의 김흥진 주택정책관도 적극적 뒷받침을 약속했다.

모듈러의 어떤 장점에 정책 리더들이 매료됐을까? 국토교통부 요직을 거쳐 LH 사장까지 역임한 박상우 고려대 공학대학원 석좌교수가 답을 줬다. 첫 번째로 퀄리티(품질) 및 안전관리가 향상된다. 두 번째는 건설현장 비정규직이 공장 정규직으로 전환되면서 젊은이들이 찾는 산업으로 거듭날 수 있다. 건설산업의 선진화와 투명화도 가속화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간판급 수출효자로 키울 무기란 분석이다.

하지만, 현장 일선에서 10년 이상 모듈러만 판 기술기업들은 아사 직전이다. 막대한 투자비로 기술을 갈고 닦아 시공경험을 쌓아왔지만 규모의 경제를 활용해 분양가 인하를 이끌어낼 관건인 물량이 받춰주지 못한 탓이다. LH의 연간 공공주택 중 몇 퍼센트만 모듈러로 발주해도 해소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런 열망을 구체화할 모듈러건축의 산학연언 프런티어 조직이 바로 29일 출범할 ‘스마트모듈러포럼’이다. 제1의 목표는 빠른 해체로 잡았다. 이런 류의 포럼이 더이상 필요없는 모듈러 환경을 서둘러 완성하기 위함이다.

 

김국진기자 jin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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