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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에필로그] ‘허수애비’
기사입력 2019-08-29 06:00:11.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어쩌다 보니 ‘허수애비(허수아비+애비)’라는 호칭이 생겼다.

육아에 잘 참여하지 못하는 아빠를 뜻하는 말이다.

남성도 육아를 위해 휴직하는 게 대세라고 하지만, 번듯한 집 한 채 없는 현실 앞에 무릎 꿇기 일쑤다.

사실 우리 세대의 아빠들은 육아휴직을 가고 싶어도 가지 못한다.

육아휴직을 선뜻 결정하지 못하는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그중에서 가장 체감도가 높은 것은 ‘소득감소’가 자리 잡고 있다.

정부에서 150만원(상한액) 수준의 휴직급여를 지급하지만, 올해 기준 1인 최저임금 월급인 174만원 수준에도 못 미치다 보니 ‘그림의 떡’이 된 실정이다.

통장 잔고 1000만원에 안락한 집 한 채라도 갖고 있다면 모를까 남성의 육아휴직은 스웨덴 또는 네덜란드에서나 적용되는 딴 나라 이야기다.

‘허수애비’가 된 기혼자의 어려움은 미혼자와 신혼부부의 결혼과 출산을 꺼려하는 사회적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정부가 주택가격을 안정화하겠다며 발표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문제를 악화시키고 있다.

결혼을 준비하거나 신혼부부인 ‘2030세대’는 청약가점 미흡으로 내 집 마련의 꿈이 더 멀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청약가점제는 무주택기간, 부양가족, 통장 가입기간 등을 모두 합해 총 84점으로 구성되는데, ‘2030세대’는 이러한 조건에서 매우 불리한 실정이다.

오히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수요가 많은 지역의 주택공급 물량을 축소시켜 집값 불안과 전세값 급등 그리고 청약 가점이 높은 ‘현금부자’만 혜택을 누리는 상황을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그렇게 갈 곳 잃은 ‘2030세대’는 좌절하고 있다.

내 집 마련의 꿈이 좌절되니 결혼은 물론 출산도 어려워지고 있다.

사실 집 문제 때문에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는 세대가 등장한 건 최근 이야기가 아니다.

하지만 정부의 대출규제에 이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확대 시행은 자칫 ‘내 집 마련 어려움→결혼ㆍ육아 포기→저출산’이라는 명확한 공식으로 이어질 수 있다.

‘허수애비’로 전락한 아빠들도 많다 보니 그보다 젊은 세대의 저출산이 당연하다는 인식까지 생기고 있다.

그래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는 근시안적인 대안처럼 비친다.

주택가격 안정화도 필요하지만, 그보다 안전한 환경과 멀지 않은 통근거리, 교육여건 등이 뒷받침되는 ‘살고 싶은 곳’에 주택을 더 많이 공급하는 재건축ㆍ재개발 확대 방안은 매우 절실하다.

주택가격이 규제보다 ‘수요’와 ‘공급’에 따라 움직인다는 건 이해하기 쉬운 법칙 아닌가.

 

한형용기자 je8day@

〈건설을 보는 눈 경제를 읽는 힘 건설경제-무단전재 및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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