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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협서 '조합원 고용' 문구 바꾼다
기사입력 2019-09-02 09:34:15.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서경인 철근콘크리트 협의회-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

'채용 노력→차별 않는다'로 수정

정부 시정명령 앞두고 선제행동

타워크레인 노사도 '제외' 합의

건설 노사가 조합원 고용이라는 문구를 단체협약(단협)에서 제외하기로 합의했다. 최근 건설 노사가 맺은 단협에 특정 노조 조합원을 우선 고용한다는 내용을 두고 정부가 위법하다며 시정명령을 내리기 위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관심을 끈다.

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서경인(서울경기인천) 철근콘크리트 협의회와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건설노조)은 지난 28일 진행된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에서 지난 2017년 단협에 포함된 ‘조합원 채용을 위해 노력한다’는 문구를 ‘조합원이라는 이유로 차별하지 않는다’로 바꾸는 데 동의했다.

건설업계는 그간 단협에 들어가 있는 조합원 채용 관련 문구가 위법 소지가 있고, 사업주의 인사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단협에서 빼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건설 관련 노조가 단협에 ‘조합원을 채용한다’, ‘조합원을 우선 채용한다’, ‘조합원을 80% 이상 채용한다’ 등의 문구를 넣은 다음 이를 근거로 조합원 채용을 강요하면서 피해를 입고 있다고 토로해 왔다.

고용노동부도 단협에 특정 노조의 조합원을 채용해야 한다는 문구는 위법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조합원이 아닌 다른 근로자의 취업기회를 막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고용부는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 타워크레인분과위원회와 타워크레인 임대업계가 체결한 단협에 들어간 조합원 우선 고용이 위법하다며 시정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최근에는 건설 노사가 체결한 단협 180건의 내용을 확보해 위법 소지가 있는 단협에 대해 지방노동위원회(지노위) 의결을 요청한 상태다. 지노위의 결정서를 토대로 고용부가 위법한 단협에 대한 시정명령을 내리기 위해서다.

이런 가운데 건설 노사가 문제가 되는 단협 문구를 스스로 바꾸기로 결정한 것이다. 조합원 우선 고용과 관련된 위법성 논란과 최근 건설 노사정이 건설현장 불법 행위 근절에 힘을 모으기로 한 점이 고려됐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철콘 업계 관계자는 “사측은 처음에는 문구를 빼야 한다고 했지만 노사가 서로 양보해 문구를 수정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타워크레인 임대업계와 노조도 올해 단협에 조합원 채용 관련 내용을 제외하기로 잠정 합의한 상태다.

다만 노사가 새로운 단협을 체결하기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단협안에는 큰 틀에서 합의했지만 임금 부분에서 양측의 입장차가 크기 때문이다.

노조는 임금 1만원 인상과 일요일보전수당 1만원 등 총 일당 2만원 인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은 최저임금 인상 수준의 임금안을 제시한 상태다.

건설노조 관계자는 “사측은 5000원 정도의 인상안을 제시해 노동계가 주장하는 2만원 인상과는 차이가 크다”고 말했다.

건설노조는 다음달 2일로 예정된 상경 투쟁 전에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신청을 할지 여부를 두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권해석기자 haese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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