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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모듈러포럼] “경쟁력 강화ㆍ생태계 조성 위해 실증사업 확대ㆍ특별법 제정 필요”
기사입력 2019-08-29 18:00:14.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기조강연> 한승헌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원장
   
29일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출범한  ‘스마트모듈러포럼’에서 한승헌 한국건설기술연구원장이 ‘스마트 모듈러 시대, 한국은 어디로’란 기조 강연을 하고 있다/   안윤수기자 ays77@



“모듈러 건설은 생산방식의 혁신입니다.”

한승헌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원장은 29일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열린 ‘스마트모듈러포럼 창립 총회 및 1차 포럼’의 기조강연자로 나서 “건설산업의 생산방식을 바꿔야 한다”며 그 이유를 조목조목 제시했다.

우선, 건설산업은 타 산업에 비해 생산성 증가율이 심각하게 낮다. 전체 경제 생산성이 해마다 평균 1.6%씩 증가하는데 비해 건설은 1970년대 이후 평균 1.7% 감소했다. 지금은 광복 직후인 1947년 건설생산성과 비슷한 수준이다.

둘째, 낮은 고용의 질과 인력난 심화다. 건설기능인력의 80%가 40대 이상이고, 내국인 근로자는 20만명이 부족하다. 건설업 종사자는 전체 산업의 16%에 불과하지만 산업재해 사망자수는 29.6%로 가장 많다.

셋째, 건설산업의 작업 낭비시간(57%)이 제조업(12%)에 비해 월등히 높다. 각종 결합과 과잉 생산, 작업 대기, 작업간 이동, 자재 운반, 재작업 등으로 버려지는 시간이 많아서다.

넷째, 전체 폐기물의 47%가 건설폐기물에서 나온다. 건설현장의 소음, 분진으로 인한 민원 증가도 사회적 부담이다.

한 원장은 건설산업의 혁신 열쇠가 ‘모듈러(모듈화)’에 있다고 진단했다.

모듈화는 건설산업을 ‘3D(Difficult, Dirty, Dangerous)’에서 ‘3S(Smart, Sustainable, Safety)’로 재편하고, 인력 의존형의 ‘현장(On-site) 산업’을 디지털화와 자동화의 ‘공장(Off-site) 산업’으로 탈바꿈시켜줄 열쇠라는 것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모듈러는 건설산업의 생산성을 높이고, 현장 노동자를 정규직 형태의 공장 노동자로 전환시켜준다. 재활용률을 높여 ‘반환경 산업’을 지속가능한 ‘친환경산업’으로 바꿔준다.

 

   
29일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출범한  ‘스마트모듈러포럼’에서 한승헌 한국건설기술연구원장이 ‘스마트 모듈러 시대, 한국은 어디로’란 기조 강연을 하고 있다/   안윤수기자 ays77@



◇카테라도 겪는 모듈화 성장통

하지만 모듈화로 가는 길은 험난하다. 모듈러 혁신기업으로 유명한 미국의 카테라(Katerra)조차 다양한 성장통(growing pains)을 겪고 있다. 공장 노동자의 높은 이직률과 설계 오류로 인한 비용 상승, 일부 프로세스의 모듈화 어려움, 배송 지연 및 제조 오류로 인한 반품, 전문건설회사의 현장작업 미숙 등 카테라가 직면한 현실은 녹녹치 않다.

모듈러 방식의 강점인 공사비와 생산성이 기대에 못미치는 것도 문제다. 최근 실증사업만 봐도 전통적인 철근콘크리트(RC) 공법에 비해 모듈러 공법의 공사비가 10∼30% 비싸다. 노무비 비중이 30%에 달하는 등 인력의존도가 높은 것도 해결해야 한다.

모듈러 성공을 위한 설계, 시공의 전 과정을 수행할 기업과 인력, 협업시스템도 덜 갖춰져 있다. 설계ㆍ엔지니어링 분야에선 설계 오류가 많고, 재료ㆍ시스템의 다양화도 미흡하다. 제작ㆍ시공 단계에선 수작업 공장생산 비중이 높고, 제작ㆍ시공 오차도 많다. 다품종 생산의 한계도 있다.

무엇보다 제도의 장벽이 가장 높다. 모듈러 관련 제도는 주택법 내 ‘공업화 주택 인정제도’가 유일하다. 공업화공법의 특성을 고려한 발주, 설계, 시공, 유지관리 기준이 부재한 것도 난제다. 용도가 주택에 한정돼 있고, 인센티브도 미흡하다.

 

   
미래건설 시장을 선도할 ‘스마트모듈러포럼’이 29일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출범했다. 행사장을 가득 메운 모듈러 관련 각계 인사들이 창립총회에 이은 1차 포럼에서 한승헌 한국건설기술연구원장의 ‘스마트 모듈러 시대, 한국은 어디로’란 기조 강연을 듣고 있다/   안윤수기자 ays77@



◇규제샌드박스ㆍ특별법 만들어야

한 원장은 스마트 모듈러 시대로 가려면 무엇보다 가격 경쟁력 확보가 시급하다고 주문했다. 한 원장은 “서울 가양, 천안 두정 등과 같은 실증사업을 더 늘려야 한다”며 “공공에선 시장규모를 확대하고, 민간에선 생산성 향상을 위한 해외 모듈러 공장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데이터에 기반한 통합 생산체계 구축도 필수요소다. 데이터 기반 첨단 공장형 산업으로 진화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국민 안전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해야 한다.

가칭 ‘모듈러 건설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각종 건설규제와 발주제도를 전면 손질해야 한다. 주택, 군사시설, 교육연구시설 등으로 제한된 모듈러 용도를 벗어나 오피스 등 일반 건축물로 확장해야 한다. 모듈러 전문기업 인증제도를 신설하고, 공장제작의 특성을 고려해 전기ㆍ정보통신ㆍ소방 등을 합쳐 통합발주 형태로 발주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모듈러 활성화 특별법 제정도 제안했다. 모듈러 건설 활성화 기본계획을 수립해 다양한 사회ㆍ산업적 수요를 충족하고, 지속가능한 모듈러 생태계 조성을 위한 최소한의 기반이 특별법이다.

모듈러 신시장도 적극적으로 개척해야 한다. 한 원장은 “공공임대주택 외에도 재난ㆍ재해 대비 건축물, 북한의 주택 공급과 수출형 모델을 발굴하고 남극기지와 같은 극한지 건설에 도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형기자 k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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