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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창] 따르릉, 따르릉~ 비켜나세요
기사입력 2019-08-30 07:00:12.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언젠가부터 길가는 사람들의 시선이 바뀌었다. 고개의 방향이 달라졌다. 주위를 살피는 대신 시선을 고정한 채 고개를 숙인 사람들이 늘어났다. 인도, 건널목, 자전거도로에서도 마찬가지다. 자전거 출퇴근을 하는 나는 그런 사람들을 자주 접한다. 눈을 마주칠 수 없다 보니 눈 대화를 할 수 없고 무언의 신호를 주고받을 수 없어 ‘따르릉’ 벨을 눌러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황당한 건, 벨 소리에 놀랐다며 노려보는 경우다. 언젠가 한 번은 상대방이 소리를 지르는 바람에 나까지 놀란 적이 있다. 적반하장이다.

유모차를 끌고 가는 아이 엄마가 휴대폰에 코를 박고 있는 걸 보면 ‘저건 아닌데’ 싶다. 아이와 길을 살펴야 할 엄마가 얼마나 다급한 일이 있기에 휴대폰에 정신이 팔려 있는지 알 수 없다. 건널목을 건널 때에도 그런 사람이 있다. 위험한 행동이다. 그래서 나는 사람에게 휴대폰 전용 눈이 하나 더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자전거를 타고 다니니, 나는 길거리에서 휴대폰 볼 일이 거의 없다. 어쩌다가 걸 일이 생겨도 마찬가지다. 자전거로 놓칠 것들을 더 자세히 살펴보고 싶어서다. 지금은 무슨 꽃이 피고지고 있는지, 하늘은 얼마만큼 높아졌는지, 그뿐이 아니다. 골목 풍경은 어떻게 달라졌는지, 새로 생긴 가게는 없는지, 재미있고 독특한 상호는 없는지.

그리고 가끔은 길고양이들과 눈을 맞추기도 한다.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뛰어노는 모습을 보는 것도 재미있다. 그 속에서 조금씩 변해가는 계절을 느끼고 사람을 본다. 특히, 비가 오는 날 자전거를 타지 않을 때는 부러 천천히 걸으며 주위를 둘러본다. 나는 아직 휴대폰 안에 갇힌 세상보다 바람과 햇살을 느낄 수 있는 열린 세상이 더 좋다.

길에서 휴대폰을 보지 않더라도 휴대폰 볼 시간은 많다. 물론, 부득이하게 휴대폰을 들여다봐야 할 상황도 있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오늘은 휴대폰을 주머니나 가방에 넣어 버리고 하늘을 한번 쳐다보자. 그동안 보지 못했던 파란 하늘이, 푸른 나무들이 가슴으로 쏙 들어와 안길지도 모르니. 혹여 아는가, 정말 반갑고 그리운 사람을 마주치게 될지도…. 또 넘어진 어린아이를 보고 달려가게 되는 내 안에 숨어 있는 선한 나를 만나게 될지도 모르지 않는가.

그러니 밖에서는 휴대폰이 아닌 푸른 세상을 보자. 세상도 가끔은 아름다울 때가 있다.

 

장미숙(수필가)

 

〈건설을 보는 눈 경제를 읽는 힘 건설경제-무단전재 및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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